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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듣는 클래식 - 클래식이 내 인생에 들어온 날
유승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10월
평점 :
유승준 음악 에세이/ 소담출판사(펴냄)
철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저자는 정신세계사, 청림출판사, 가나북스 등 다양한 출판사에서 편집주간 혹은 대표로 많은 책을 만들었다. 집필하신 책도 많고 드라마 혹은 영화화된 소설도 많은 분!! 책스타그램을 4년째 하면서 책을 선택할 때 기준이 종종 바뀌는데 초창기에는 분야 전문가의 책을 많이 보았고 요즘은 철학 전공자들의 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이 책이 그렇다. 철학 전공자가 쓴 음악에 관한 에세이, 혹은 철학 전공자가 쓴 미술이나 예술, 사회학, 심리학, 과학 나아가 소설은 사뭇 다른 느낌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그 깊은 사유와 통찰을 느낄 수 있다.
책이 소개하는 클래식은 다양했다. 곡명은 완벽히 알고 자주 듣는 곳도 있었고, 제목은 몰라도 들으면 아는 음악, 제목만 알고 있는 음악,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음악에까지 다양했다. 몇 개만 소개해 보면 먼저 이바노비치의 도나우강의 잔물결, 이 곡을 들으며 검색해 보니 윤심덕이라는 우리나라 최초 여성 성악가의 사랑 이야기와 ·《사의 찬미》가 검색된다. 탐미주의에 빠져 죽음마저 아름답게 보였을까? 너무 고통스러우면 차라리 죽음이 아름답게 보이는 걸까..... 시대를 잘못 타고난, 시대가 죽인 인물들이 너무 많다.....
파가니니와 리스트의 교차점, 라 캄파넬라를 검색해서 연주하는 영상을 보면 너무 아름다워서 심장이 아플 정도다.... 말이 필요 있을까?!!!!
에필로그에서 지금의 50대 그러니까 196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에 대해 언급되었다. 그들은 소위 386으로 불리던 세대들, 태어나 보니 대통령은 박정희였고, 학점에 신경 쓰지 못하고 데모하느라 학창 시절을 보낸 베이비붐 세대라 불리었던 시대 경쟁률은 치열했지만 그만큼 일자리도 않았고 인정적인 성장을 해왔다. 후배 세대들이 보기에 쉽게 취직했고 운동권 경력을 발판으로 대거 정치에 참여한 현재의 기득권자들이다. 물론 모든 386세대가 그렇지는 않지만 나 역시 이 세대를 바라보는 눈은 매우 비판적이다. 그들 스스로 그들이 꿈꾸던 세상이 되었는지 아니면 반대로 가고 있는지?
영광을 누린 그들, 불과 한 세대 만에 (물론 그들은 안정적인 수입으로 초경쟁 사회에서 그들의 자녀만큼은 사교육을 많이 시켜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앉혔다. 어떤 이들은 자녀의 입시와 취업을 위해 그들의 지위를 남용하기도 했다. 뉴스에서 자주 보듯이) 인구 절벽의 시대가 왔으며 3포, 4포를 넘어 n4의 시대..... 누가 만든 창조물인가, 결과인가.....
음악 전공자들이 쓴 클래식에 관한 책들을 많이 보아왔다. 그런에 이 책은 좀 달랐다. 왜 나만 힘든 것인지? 두려움이 밀려올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린 과연 잘 살았다고 할 수 있는지, 아직도 우리에게 사랑이 남아있는지를 소재로 책은 서술된다. 인간의 심리를 건드리는 음악, 마음이 지칠 때 다친 영혼이 쉴 수 있는 음악을 소개한다. 단지 음악에 포커스를 두지 않는 책, 음악을 소재로 문학을 이야기하고 당대 시대상, 이슈를 언급하는 철학적 사유가 가득한 읽을거리 많은 책이다. 음악에 굳이 오십 대가 아니어도 무방하다. 전 연령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