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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제나 새터스웨이트 지음, 최유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평점 :
제나 새터스웨이트 (지음)/ 해피북스우튜(펴냄)
소설 속 기술은 어디까지 실현되었는가? 혹은 앞으로 실현될 수 있을까?
오래전 과학소설에서 다루었던 과학소재 혹은 논의들이 현실이 된 요즘이다. 소설보다 과학은 더 앞서가고 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과학만' 앞서가고 있다. 이로 인한 법체계나 사람들의 인식은 과학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AI로 임신 출산에 도움을 받는 기술 연구가 활발하다. 불임의 고통은 이제 개인의 것이 아닌 우주 전체의 고민이다. 선천적으로 자궁이 없이 태어난 여성에게 자궁 이식수술을 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해외에서 100여 차례 자궁 이식 수술이 진행되었고 그 결과 현재 66명의 아기가 태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논란 중인 유전자 편집 기술, 만약 경제적 조건이 가능한 상태에서 AI 기술로 유전자 편집이 가능해진다면 선택 편집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까. 물론 위 두 사례는 유전병으로 자녀 출산을 포기하신 분 혹은 자녀를 원하지만 임신을 간절히 원하는 분에게는 희망적인 뉴스다. 그러나 기술이 발달하면 반드시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랑을 위해 만들어진 AI 신스, 줄리아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주인공!
조쉬라는 한 남자를 사랑하기 위해 생산된 존재다.
줄리아는 〈더 프러포즈〉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단체 데이트와 장미 수여식, 일종의 러브게임 러브 서바이벌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쇼 프로그램이. 줄리아(신스)가 인간 여성의 감정 비슷한 걸 느끼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삶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마음속으로 그녀를 응원하게 될 만큼 인간 같은 줄리아의 모습이다. 실제로 읽는 내내 줄리아를 마치 사람처럼 느끼게 된다. 그런데 반대로 AI 줄리아가 끔찍한 출산의 고통, 모유 수유를 견디는 부분, 딸에 대한 모성애에서는 뭐랄까... 와! 인공지능임에도 여성은 여전히 수유의 고통을 느끼는구나 싶은 생각이 좀 착잡했다 ㅎㅎ
남편을 실종되었고 줄리아는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는데...
과연 조쉬를 죽인 진범은 누구인가?
줄리아를 인간 사람 여성으로 보아야 하는 걸까에 대한 고민....
신스와 인간이 서로 사랑하는 건 정말 불가능한 걸까? P 45
소설 속 문장인데 대답을 대신해 보면? 뭐 가능할 수도 있겠다. 인간이 아닌 사물에도 사랑을 느끼는데 인공지능이라고 불가능할까? 게다가 완벽히 사람 같은 존재로 감정을 느끼며 출산까지 가능한 상태라니... 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부분적으로 반대다. 저출생의 시대에 출산이라는 시각에서만 보자면 이렇게까지 해서 생명을 얻는다 VS 입양과 같은 다른 방법? 물론 나는 이런 처지에 놓인 당사자의 고통을 다 알지는 못한다. 생명의 영역은 인간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마지노선인 것 같다. 창조의 영역을 건드렸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 VS 이것을 악용하는 사례로 인한 고통... 어느 쪽이 클지 가늠해 볼 뿐이다 ㅠㅠ ( 이 부분 외에도 상당히 토론거리, 쟁점이 될 책이다 )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 중 가장 맛있는 침묵이다 P261
남자랑 키스 한 후에 신스가 했던 말인데 참 좋은 문장이다. 줄리아가 인간 사람이라는 전제에서^^
이 외에도 좋았던 문장, 기억 남는 문장이 있는데 전체 스포가 되는 문장이라 인용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출산까지 가능한데다가 나만 바라보는 존재라면 사랑할 수 있을까요?
인공지능이 낳은 아기는 사람인가요? 아닌가요?
생명의 영역에서 과학은 어디까지 나아가야 하는 걸까요?
정말 고민이 깊습니다 ㅠㅠ 왜냐면 SF 소설은 늘 현실이 되곤 했으니까. 때로 소설보다 과학이 더 앞서나가기도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