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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전 시집 : 진달래꽃, 초혼 - 한글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
김소월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스타북스 (펴냄)
도톰한 양장본의 스타북스 시집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정지용. 이 상, 백석, 윤동주 이미 네 분의 시집이 출간되었고 이번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김소월 시인의 시집을 만났다. 정말 세트미 아름답다....
네 분 시인의 삶, 어느 하나 아프지 않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우리 민족의 근현대사와 닿아있다. 시인의 시집이 출간되는 순간 그는 이미 개인이 아니다. 특히 김소월 시인, 천재들은 우리 곁에 오래 머물러 주지 않는다. 서른두 살이라면 지금 기준으로 피지도 못한 삶. 유고시와 미발표 시까지 합하면 대략 150편의 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시집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를 만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 한 권으로 김소월 시인의 시를 거의 다 만날 수 있다는 것!! SNS 시인들 흔한 시의 시대, 너도나도 작가 ㅎㅎ 흔한 글 작가, 시답잖은 시의 시대에 '피'로 쓴 이 시집의 가치는 얼마나 귀한가..... 목숨과 바꾼 시라 생각한다 ㅠㅠ 시인의 초판본 시집이 케이옥션 경매로 1억 6천500만 원에 낙찰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의 시 《먼 후일》에서 '잊었노라' 무려 4번이나 반복되지만 절대로 잊지 않음을!! 죽었다 몇 번 다시 깨어나도 잊을 수 없음을 표현한다. 생명을 녹여 시를 쓰다 보니 그는 긴 삶을 누릴 수 없었던 걸까... 이름만 들어도 애틋하다. 김 소 월 시인의 이름...
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중학교 1학년 국어시간... 삶의 유일한 스승이라 할 수 있는 나의 국어 선생님, 민족반역자들의 시를 수업하실 때는 꼭 해당 시인의 민족반역 행위를 알려주셨다. 예를 들면 서정주같이 끝내 반성하지 않은 인물, 반성은커녕 오히려 정당성을 소리 낸 ... 거장으로 평가받지만 이런 인물의 시는 반드시 친일 행적과 함께 교육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노천명이나 김춘수 같은 인물 외에도 수많은 민족반역자들이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친일'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친하게 지낸다는 의미가 아니라 '민족반역자'라 불러야 맞다)
사뿐히 즈려 밝고 가시라는 김소월 시인의 정서가 오늘날 관점에서는 어떤가?...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에 아버지는 없다. 권위의 상징 아버지의 부재는 나라 잃은 민족의 반영일까, 그 권위주의의 시대, 남성 중심의 시대에도 수많은 거장들이 모성은 생명의 근원이자 무조건적인 사랑과 품음의 상징적 의미로 차용했다. 차용한 만큼의 대우를 했는가는 의문이다. 김소월의 첫사랑 오순이라는 여인은 결혼 3년 차에 의처증 남편에게 맞아죽었다ㅠㅠ. 그녀를 위해 피 토하는 심정으로 쓴 시가 초혼이라고 한다. 시대를 잘(?) 만나 아내를 때려죽이고도 처벌을 받지 않은 그 시대 가부장적 남성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아내에 대한 폭력은 당연한 일이었다. 첨단과학의 시대 오히려 암탉? 이 울어야 가정경제가 돌아가고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는 거 아닌지.... 노트북 앞에 팔자( ? ) 좋게? 앉아서 이런 시를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난 것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 깨닫는다. 시집을 읽으며 내내 남편에게 맞고 또 맞다가 마침내 맞아죽었을 오순이라는 여자를 떠올린다. 겨우 10대 후반의 어린 나이에 ㅠㅠ 참담하다는 단어로는 너무나 부족하다. 김소월의 마음은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주로 사랑 이야기 모티브가 많은데, 한 편 한 편 다 필터하고 리뷰를 써보고 싶지만,
시 《바다》에서 고기잡이꾼들이 배 위에 앉아 사랑 노래 부르는 바다는 어디일까? 그런 바다가 있다면 나도 가보고 싶네.. 《산 위에》에서는 님 계신 창 아래로 가고 싶은 마음을 《봄밤》에서 님이 없어서 봄밤이 새카맣다고 했다. 땅을 덮어버리라고 했다. 달조차도 설움이라고 했다. 시인은....
아!!! 사랑아 도대체 그게 뭐길래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죽이는가 ㅠㅠ 꿈에서라도 한 번 보고 싶은 얼굴....
사랑 이야기이고 모성에 대한 이야기, 민족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동화 같기도 한 김소월의 시!
사랑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삶 자체가 사랑이었던 시인!
미발표 시와 번역 한시를 먼저 읽었다. 검색해 보니 김소월 시인의 손녀 김은숙 님이 아직 생존해계시다고 한다. 소박한 모습의 사진으로 보니 닮은 것 같다. 국민시로 추앙받는 민족 시인의 후손의 삶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김소월의 시는 수없이 출판되고 회자되고 노래로도 사랑받았는데 그 후손들의 삶이란 마음이 아린다... 할아버지가 김소월 시인이라니 얼마나 자랑스러우실까!!
가난했던 그 시절, 이후 군부독재의 이념에 사로잡히고 이제 자유대한민국에서 많은 시들이 새롭게 조명 받고 그 후손들에도 관심을 가지기를 독자로써 소망해 본다. 그 어떤 더러운 이득이 엇갈리고 이념이 작동하는지 모르겠지만 국민 시인 김소월 님 이름으로 된 문학관도 꼭 개관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