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 하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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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를 소설의 형식으로 서술한 『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1, 2』







최 인 장편소설/ 글여울 (펴냄)






먼저, 책의 저자는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이후 여러 편의 소설을 출간하셨는데 이번에 처음 알았다.

시대가 변하면 위인전의 목록도 조금씩 달라진다. 꽤 오래전의 위인전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위인이라고 생각지 않는 그 인물이 들어가 있었다. 공과과를 잘 판단하여 공이 많으면 위인이 되는 건가? 위인이란 보편적인 이로움을 준 분을 상징하는 것 아닐까? 누군가에게는 배고픔을 해결해 준 구원자이자 리더인데 또 어느 쪽에서는 독재자로 각인된 인물..... 공이 많다 하더라도, 국민들의 가슴에 치명적인 상처를 준 허물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인이래 봐야 할지 나는 늘 의문이다.





내가 말하는 보편성에 해당하는 분은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일 것이다.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한국 사람 그 누구에게 물어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는 이름!!!! 이순신 장군... 이런 위대한 해군 제독, 장군, 리더, 지도자가 우리 조선에 있었다니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는 이전에 읽어 본 적이 있다. 한 권으로 된 책이었다. 이번에 만난 책은 1, 2로 되어 분량이 제법 많은 편, 소설 형식을 빌려와 난중일기를 서술한다.




임진년 1592년으로 시작되는 책의 첫 장면. 이때 이순신 장군의 춘추 48세

당대에는 왕실 제사, (예를 들면 명종의 정비 인순왕후 심 씨의 제사 등)가 있는 날에는 공무 수행을 멈추었나 보다. 여진족에게 끌려가서 죽임을 당한 예화의 부모. 이순신 장군은 이 아이를 데려다가 글도 가르치고 의술과 침술도 가르치신 모양이다. 물론 실제 기록에는 없는 인물이다.


병선이 제대로 수리되지 않자, 관련 군관과 색리들을 꾸짖고 곤장을 친다. 정량궁 (큰활)로 활을 쏘고 귀선(거북선)의 상태를 돌아보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장군의 하루는 참 다사다난하다. 규율을 어긴 병사들에게는 엄중하고 성실히 제 소임을 다하는 노비들에게는 유하신 분이다. 상과 형벌에 대한 고민은 일기의 문장에서도 느껴진다. 난중일기 내내 흐르는 정서는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다. 어머니를 걱정하는 구절이 많았다.



2권은 을미년 1595년에서 시작된다. 3우러 3일 장군의 생일에 미역국과 쌀밥으로 간소하게 먹었다는 문장. 생일을 찾아먹기에는 나라가 너무 위급한 상황이라고 말씀하신다. 조정에 아는 사람이 없으면 출세하지 못하는 세상, 지금이라고 다를까.....



명나라는 사람을 쓸 때 무엇을 아는가를 먼저 봅니다. 왜국도 그 사람이 무엇을 잘 하는지를 우선으로 칩니다. 하나 조선은 그와 다릅니다 2권 p123





난중일기를 읽어보면 매일의 날씨가 상세하고, 예를 들어 삼짇날이면 아침으로 떡을 드셨다든지 이런 디테일, 전쟁을 앞둔 병사들의 일과뿐 아니라 일반 백성들의 모습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장군의 관점에서 보는 관리들의 모습, 비밀 공문의 내용까지 기록하셨다. 난민과 노비들 폭도들이 궁궐을 불태우는 장면 등 이렇게 귀한 사료를 남기시다니 정말 위인이 아닐 수 없다. 책은 무술년 1598년 음력 11월 19일 장군의 죽음으로 끝났다.





책 후반에 한시 중 36편은 저자가 지은 시라고 한다. 두 권의 소설은 기존에 알던 장군 이순신의 이미지에서 좀 벗어난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상상속 인물, 예화와 이순신의 사랑은 처음 접해보는 부분이다. 선조와 이순신의 갈등, 원균과 이순신 그리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이순신의 전략 전술에 대해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으로 쓰인 소설, 이순신을 더욱 이해하고 역사적 사실의 세밀한 부분을 상상해 보고 유추해 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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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멜론 슈거에서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최승자 옮김 / 비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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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브라우티건 장편소설 / 비채 (펴냄)






미국 문학의 전설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환상문학!!! 책을 고를 때 나는 검색이나 추천으로 고르지 않는 편!! 서점 가서 직접 읽어보고 3/1의 지점쯤 왔을 때 소장할 것인가 말 것인가로 결정한다. 구입의 측면에서 나는 꽤 까다로운 독자다. 이 책은 우선 표지가 주는 환상성제목이 주는 상징적 의미가 마음에 들었다. 환상문학을 좋아하는 나를 막 자극하는 책!!!!





이 책은 텍스트가 주는 의미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행간에 숨은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동화인가! 시인가! 그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품!!!



수박 설탕 속에서라는 제목도 얼마나 예쁜지! 우리 안의 숨은 환상성을 깨워준다.



여기 리뷰에 책의 줄거리를 적는다면 그건 직설적인 책 읽기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일곱 개의 각기 다른 색깔 해가 뜨는 마을. 소나무와 워터멜론 슈거와 돌로 만들어진 아이디아뜨에 나도 가보고 싶다. 꿈속에서 호랑이가 노래를 부르고 이름 없는 화자가 말을 건다. 아니, 이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름을 지어주지 못했을 뿐이다. 뭐라고 불러주면 좋을까 내내 생각했다.


사랑 한 차례, 바람 한 차례..... 그곳에서의 사랑은 더 달콤할 것 같다. 연인들은 사랑을 하고 또 사랑..... 너무 평온해서 이곳에도 다툼이 있을까 싶었다. 이곳에도 삶과 죽음, 아기가 태어나고 또 잊힌 존재들이 있고 길을 잃을 것만 같은 장소들.




월요일엔 붉은색의 워터멜론, 화요일엔 황금색, 수요일엔 회색, 목요일엔 검은색의 소리 없는 워터멜론, 금요일엔 하얀색, 토요일엔 푸른색, 일요일 앤 갈색......



2018년의 표지도 참 아름다운데 이번에는 양장본으로 개정 출간되었다. 목가적인 분위기의 이 작품은 미국의 1960년대 기계문명과 자본주의가 절정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젊은이들의 반체제, 반전 문화, 진보적 이상주의가 유행일 때 출간되었다. 작품 해설은 읽어보지 않았다. 환상문학은 나만의 시각으로 해석해 보고 싶어서...


리뷰를 먼저 마치고 재독해봐야겠다. 작가의 걸작선이 무려 세 작품이나 출간되어 있었다. 찾아봐야겠다. 이 작품이 주는 상징성, 은유 기법은 글 쓰는 입장에서 교재가 되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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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 - 현대 문명의 본질과 허상을 단숨에 꿰뚫는 세계사
수바드라 다스 지음, 장한라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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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





수바드라 다스 (지음)/ 북하우스(펴냄)











우리가 배운 역사, 세계사를 바라보는 가치관은 과연 올바른가? 그렇다면 올바르다의 정의는 또 무엇일까?

서양 중심주의는 왜 위험한가?



과학, 교육, 문자, 법, 민주주의, 시간, 국민...... 등 열 가지 키워드로 보는 세계사의 색다른 관점!!


정의의 여신은 눈을 가리고 있었다는! 서양 제국주의를 정당화하고 명분화하기 위한 많은 노력들... 선진국 vs 후진국이라는 프레임 자체가 모순이다. 제국주의로 점철된, 서양 강대국들의 좀 더 편안한 통치를 위한 덧 씌우기 프레임은 아니었는지! 어떤 문명은 선진이고 어떤 문명은 후진인가? 어떤 문명은 우수하고 어떤 것은 열등한가? 이 기준은 도대체 뭘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그 흔한 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서양 중심주의는 하나의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는 말이 더 무섭다.



과학이 제국과 손을 잡으면이라는 소재 관련 책을 최근에 여러 번 보았다.


과학은 어쩌다가 제국주의의 손발이 되었을까? 머리카락 측정기라니 놀랍다 ㅠㅠ 이 책에서 우생학, 다윈주의가 언급되는데 마침 최근 #종의기원 을 읽어서인지 너무 와닿는 부분이다.

최초의 문자를 발명한 건은 유럽인일까?


많은 발명이 서양이 먼저라는 주장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석학들의 책에서도 볼 수 있다. 만약 서양이 세계 최초가 아닌 경우에는 이런 식으로 말하곤 한다. "어디가 최초인지, 운운하는 것은 또 다른 서열을 만들 뿐이다. 최초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서 그것을 발전시키고 활용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물론 맞는 말이지만 이 문장을 어디에 활용하는지 생각해 보면 화가 난다. 프랑스에서 보관하고 있는 약탈 문화재를 생각하면 ㅠㅠ

서양은 자기들 유리할 때만 최초 운운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바로 오늘 읽었던 소설의 주인공!!!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사임할 수밖에 없었던 워커 게이트 사건 언급, 이 책에서 만나니 반가웠다.



세계를 문명과 야만으로 나누는 기준은?


합리와 진보의 상징성을 가지는 서양의 문명이 과연 정당한가..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과학을 발아래에 두고 인간의 심리를 이용했는지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역사를 바로 보는 자신만의 관점!! 이 책은 그 관점을 찾는 길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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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까지 쫓는다 - 대한민국 최장기 인터폴계장의 국제공조 수사 일지
전재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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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끝까지 쫓는다』 인터폴 국제 수사 생생한 현장일지






전재홍 (지음)/ 21세기북스(펴냄)









국외 도피 범죄자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고통은 얼마나 클까....







책은 21년간 경찰 현장에서 근무하신 역대 최장기 인터폴 경찰 이력. 인기 프로그램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신 저자님이다.



한국 범죄자들이 흔히 도피하는 곳은 어디일까? 중국 필리핀,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주로 동남아 국가들이라고 한다. 국제 공조에서 가장 먼저 시행되는 것은 여권의 무효화, 이는 특정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도피했을 때 여권 반납 명령을 내림으로써 국가 간 이동을 차단하며 한곳에 오래 머물게 되고 검거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가장 먼저 서술되고 또 눈에 띄는 것이 보이스 피싱 사기범 사건이었다. 해외 근거지까지 옮겨버리는 바람에 잊힐 뻔한 사건이 된 이 사건이다. 국제경찰이 동원되어 갖은 고생 끝에 막상 붙잡고 보니 정말 앳된 모습이었으나 수많은 사람들을 울린 범인이었다.



마약사건에 대해서도 이렇게 자세히 접해보기는 처음이다. 단순 투약자들만 자꾸 검거되고 정작 공급자들은 달아나는 현실, 막상 어렵게 검거했으나 필리핀 교도소에서 탈옥하는 사건 ㅠㅠ 또한 거물급 여성 마약사범 이야기도 놀랍다.





이외에도 굵직한 이야기들이 많다.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 아동 성 착취 물 운영자, 성매매 알선 사이트 운영자 등 심각한 범죄의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분들. 왜 책 제목이 지구 끝까지 쫒아간다 인지를 실감되는 부분이었다. 각 챕터가 하나의 사건들이었기 때문에 정말 리얼 뉴스 보는 심정으로 읽었던 책이다. 지금도 범죄는 우리의 안전한 일상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

직업 경찰로써 혹은 우리 사회 각종 사건들을 어떤 과정으로 수사하고 검거하는지 그 생생한 현장이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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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패거리
필립 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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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패거리』 50년의 간극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느껴지는 정치 풍자소설





필립 로스(지음) / 비채 (펴냄)







책의 서문 그리고 요한 계시록이 서술된 마지막 마지막 장이 인상 깊다. 미국 제37대 대통령인 리처드 닉슨( 재임 1969년~1974년)의 실제 발언 모티브, 반공주의자로 불린 대통령을 책에서는 트리키로 부른다. 사기꾼이라는 뜻이다. 대통령에게 과잉충성하는 장관의 모습, 돼지기름을 뜻하는 라드로 서술된다. 기자들의 이름도 상징적이다.



인구 통제의 수단으로 낙태를 언급하는 대통령. 태아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하겠다는 황당한 의견.... 무려 5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현실과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다. 이제야 한국 독자들의 손에 와닿은 데는 이유가 있다... 대통령의 연설은 충격이다!!! 기자들 질문이나 대통령 답변이나 완전 블랙코미디다 ㅋㅋㅋ 대통령 사망 이후 부통령 연설에서는 정말 이 블랙코미디의 절정인가 싶을 만큼 웃기다.



대화체로 서술되는 이 책은 초반 몰입만 잘하면 금방 읽힌다. 아니! 정치인들이 실제로 이런 대화를 주고받았단 말인가 싶을 만큼 리얼한 이야기들.... 대통령에게 부여된 강력한 권위, 그 갑옷을 깨부수겠다는 저자의 소망은 실현되었다.




아이러니인지 이 작품이 출간된 3년 후 대통령은 실제로 탄핵안 가결되고 자진 사임하게 이른다.


책의 저자....

데뷔 후 무려 50년 동안 수많은 작품과 수상 이력, 2018년 85세로 세상을 떠나신 작가의 속 시원한 풍자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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