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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이로소이다 - 한때 괴물이라 불렸던 존재들의 이야기
김용덕 지음 / 미술문화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김용덕 지음/ 미술문화
너무나 읽고 싶었던 책, 보고 싶었던 책을 드디어 만났다. 나는 신!!! 한때 괴물이었던 존재들!! 얼마나 신비로운가!! 충분히 매력적인 이 책은 내부 삽화도 너무나 멋지다. 이런 색감이라니!!! 도판에 반하듯이 이끌려 보고 또 보게 되는 책이다. 텍스트를 읽지 않아도 좋다. 그림을 들여다보는 것, 자세히 보고 또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로운 책이다!
익숙한 듯 낯선 신적 존재들이 어떻게 시대를 지나며 신화에서 회화로, 미신에서 문화로 변모해왔는지를 풀어내는 미술과 인문학의 입체적 서사입니다. 저자 김용덕은 단순히 전설 속 신들을 나열하지 않습니다. 대신 신의 얼굴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읽고, 그 변화 과정을 따라가며 우리가 잊고 있던 상상력의 계보를 되살려낸다.
책은 총 아홉 개의 챕터로 소개된다. 책의 시작은 털북숭이 요괴로 알려졌지만 정령으로, 신으로 거듭난 ‘야차’이야기다^^ 공포의 존재였던 야차가 어떻게 불교 속 수호신으로 재해석되는지를 읽다 보면, 신에 대한 해석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신화는 단순히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라 시대의 두려움과 바람이 투영된 문화적 기록이라는 것!! 야차, 아수라, 가루다, 시왕, 종규, 그리고 마지막 챕터에는 비로소 동서양 인어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존재들은 종교적 배경과 민간 신앙, 회화 속 상징성과 연결되며 놀라운 모습으로 그 지역 문화와 만나고 변화하고 적응한다. 최근 우리 신화에 대한 책을 연달아 읽었는데 함께 보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와!! 왜 이제야 만났을까!!! 미신이라고 폄하된 혹은 다른 종교하고 무시당한 우리 신화 속 장면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이 책이 우리 전통 회화나 문화재에 담긴 상징을 해석하는 새로운 눈을 제공한다는 것!!
벽사의 신 ‘종규’와 ‘처용’ 이야기에서는 단순한 민속설화가 아니라 한민족의 무의식과 집단적 불안, 이를 다스리기 위한 이미지의 전략을 읽어낼 수 있다. 지옥을 심판하는 시왕조차도 결국은 자비의 형태라는 저자의 해석은, 신을 ‘공포’의 대상이 아닌 ‘이해’의 대상으로 재정립하는 지점에서 깊은 울림을 준다. 실제로 가 본 곳, 경주의 원성왕릉도 사진으로 언급된다. 처용무, 처용탈에 대한 언급. 무엇이 어디까지 오류인지 설명해 준다.
김용덕의 글은 학술적이면서도 이야기를 풀 듯 유려하고, 각 장 마지막에 작가노트는 감상과 통찰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마치 신들이 독자를 향해말을 거는 기분^^ 신화를 재해석한 이야기나 2차 창작물을 얼마든지 제작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창작자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스타벅이 소설 #모비딕 에 등장하는 항해사 스타벅이라니!!! 스타벅스가 사이렌을 심벌로 선택한 이유도 흥미롭다. 몰랐던 사실을 하나씩 알게 되는 재미!!!
이 책은 단순히 동양권 신화만을 다루지 않았다. 신화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각 문명권의 신화들!!
신화와 회화, 전통과 상상력 사이의 다리를 건너게 해주는 안내서다. 동양 미술을 좋아하거나, 한국 문화유산에 관심 있는 독자, 혹은 오래된 이야기를 새롭게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한 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