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한의 버튼
홍단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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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단 장편소설/ 고즈넉 이엔티(펴냄)










표지의 연꽃, 흰옷을 입고 지휘봉을 든 뭔가 동서양 분위기가 동시에 느껴지는 신비로운 책표지였다. 운명의 권선징악을 노자가 말했던가? 도가의 창시자, 노자 하면 무위자연의 자연주의가 떠오른다....



개량한복을 입고 헤드셋을 착용한 아라한. 엉성하게 기른 머리, 손등에는 연꽃 모양 타투....


재미있는 버튼이지. 누군가에게 3천만 원어치의 불행을 가져다준다. 눌러보지 않겠느냐? P11



[올해의 작가 상] 최연소 후보에 오른 은휘!!! 항상 라이벌인 금희에게 1위 자리를 빼앗겨왔다. 익명의 SNS 계정으로 금휘를 폄하하기까지 이르는데.....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은 그 대상보다 자신을 병들게 한다. 누구든지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미워하는 마음을 오래 묵혀두면 오히려 나 자신이 병드는 느낌이다. 주인공은 미움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아 금동 버튼을 내민다.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 사람에게 삼천만 만원치의 불행이 닥치리라고!!!!



남을 원망하는 마음으로 살며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라 착각하였느냐? 어리석도다. P44



과연 은휘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금휘를 이길 수 있었을까? 4부에는 아라한의 전생, 죽기 이전의 삶이 서술된다. 스물아홉이라는 나이로 삶을 마친 아라한 아니 정우.... 동생 정아와 친구 준혁. 왜 아라한이 3천이라는 숫자가 연연하게 되었는지 알게 된다.






승자독식의 지나친 경쟁사회다!!! 모든 것에 화가 나있는 우리 현대인들의 삶, 온통 눈쌀 찌푸릴 일만 가득한 시대를 말하는건가 싶지만,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것은 뭘까? 불교의 교리를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희망없는 사회에도 등장인물 지민처럼 용서와 관용을 실천하는 인물이 있다는 것을 말하는 듯 하다. 소설 속 문장처럼 터지지 못한 미움은 증오가 될수도 있다. 증오는 너무 단단해져서 도무지 깰 수 없다. 미워도 가족이라는 엄마와 온통 가시돋친 말로 지민을 학대하는 오빠..... 아.... 복수를 장려하는 시대에 오히려 역행하는 모습...






아라한이 인간을 원망하는 이유도 나름 이해가 되는 부분...

주연과 원우 등 복수를 원하는 사람들, 그리고 마침내 용서를 생각하는 지민.....



미워하는 증오하는 사람들로 소설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최근의 우리 사회를 보는 듯하다.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 뉴스 속 기사에서만 본 일은 아닐 것이다. 아라한이라는 단어는 불교 용어로 알고 있다. 환생하는 불교적인 색채가 느껴지기도 했고 또 용서와 화해의 키워드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었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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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 과학자의 초상 - 편견과 차별을 넘어 우주 저편으로 향한 대담한 도전
린디 엘킨스탠턴 지음, 김아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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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디 엘킨스탠턴 지음/ 흐름출판(펴냄)








편견과 차별을 넘어 우주 저편으로 향한 대담한 도전!! 여자라고 못 할까?


미국의 행성과학자, 이름만 들어도 우와 감탄사 나오는 미국 항공 우주국 프시케 프로젝트 수석 연구원!!! 교수이자 최초의 여성학과장 (언제까지 최초의 여성 이런 단어가 붙어야 하는지 모르게겠다) 질문은 내가 캄캄한 어둠 속에서 팔을 뻗어 주변을 이해하는 방식이었다는 저자!!!


프시케는 우리 인류가 발견한 열여섯 번째 소행성이다.


소행성대에는 프시케처럼 소행성이 무려 150여 개가 있다고 한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의 우주에 대한 희망과 여정을 담았다. 각 장에서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질문'이었다. 아니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질문의 힘이다!!!!


저자 유년 시절의 여건, MIT 입학 이후의 시련들.. 여성 불모지인 과학!!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어 보인다. 과학자에게 이렇게 많은 상상력과 영감이 필요하다는 것도 책을 통해 느낀 점이다. 과학이란 그저 수식과 공식, 이론과 법칙, 그리고 실험에 의해 이루어지는 줄 알았다.... 저자처럼 밤하늘의 별을 보며 수많은 영감을 통해 하나의 가설을 세우고 몇 번이나 실험하고 확인하는 과정, 그 불멸의 밤들 반복적인 노력이 있음을 나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낀다.. 남성 과학자들과 협업을 이끌어낸 역량도 대단하다. 저자의 꿈은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행성 찾기로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마치 브레인스토밍처럼 강의 도중에 쏟아낸 질문들, 물론 과학도 제자들을 향한 질문이었지만, 책의 질문은 우리 일반인 독자들에게도 해당된다.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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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파라다이스 1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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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야 야나기하라 장편소설/ 시공사(펴냄)








'뉴욕에서 살고 있다'라는 이 한 줄이 작가 소개의 전부였다..... 나는 이런 사람을 진짜 작가라 생각한다. 독자에게 읽힐 수 있는 글을 꾸준히 쓰면서 얼굴을 많이 드러내지 않고 글로 승부하는 사람, sns를 통해 글보다 소통에 더 집중하는 가짜? 작가들의 시대에 진정한 작가란 무엇인지 책은 묻는다^^ 아시아계 미국인 작가,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계 미국인 어머니를 둔 하와이에서 그의 집안이 3대째 살아온 작가의 여정. 저널리스트였던 전직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구성이 복잡하지만 문장은 딱딱 끊어 쓰는 이해하기 쉬운 단문이었다. 저널리즘 특유의 글쓰기가 묻어난다. 물론 이 책 한 권만으로 나는 작가를 알지 못하지만.... 읽으면서 남성 작가인 줄 알았으나 여성 작가라고 한다. 아! 나의 편견!!



1부에서는 '니그로'(저자 협의된 부분)라고 그대로 번역되는 흑인들의 삶이 날 것 그대로 서술된다


" 내 말은 그저 우리 니그로들은 완전한 시민으로 환영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자유국가라고 할 수 없다는 거야.: p77



1800년대 후반의 미국 흑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졌지만 흑인에게 시민권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실질적인 노예 해방은 더 많은 피를 흐리고서 그 이후에야 이뤄진다. 데이비드와 에드워드 그리고 할아버지의 삼자 대화.... 나는 세 사람의 입장이 제각각 이해되었다. 할아버지는 개인보다 가문을 중요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데이비드와 에드워드 입장에선 자신의 사랑을 포기 못할....



2부에서 아버지의 편지를 통해 데이비드는 자신을 추적해가는데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과연 파라다이스란 낙원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처음에는 헷갈렸으나 1부의 데이비드는 2부와 동일 인물이 아니다.



미국 출간 원서를 찾아보니 다행히 원서의 표지와 한국어 번역본 표지가 똑같다^^


책 소개 글에 낙원을 향하는 무려 3세기에 걸친 소설이라 쓰여있다. 그럼에도 소설은 유토피아란 무엇인지 묻고 있다. 1부가 주로 1800년대 후반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면 소설은 2부에서 1900년대 미국으로 시점이 옮겨간다.


100년 뒤 같은 이름을 가진 데이비드는 에드워드, 찰스는 또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2권이 기다려진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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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부르지 마! 함께하는 이야기 7
안선희 지음, 허자영 그림 / 샘터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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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희 글。허재영 그림/ 샘터(펴냄)





아동문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주 동화나 청소년 소설을 읽곤 한다. 요즘은 소설이나 인문학, 철학 등으로 책 읽기의 폭이 넓어진 점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작품을 쓰려면 동화만 읽을 것이 아니라 다른 장르의 문학을 읽으라는 선배들의 말씀을 실감한다. 소설을 읽다가, 동시나 동화를 들여다보면 간혹 답답한 마음이 든다. 어린이 대상이라서 모든 걸 풀어서 쉽게 쓰여야 하는 건가? 함축적인 의미들, 문학성이 아쉽다.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동화를 읽어도 가끔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 느껴진다. 대부분 이야기 나열식의 동화들을 접하게 된다....

내가 알기로 은 권위의 문학 상인데 천강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작가의 동화를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가진 자와 없는 자, 장애와 비장애가 한데 어울려 사는 공동체적인 서사. 초등 5, 6학년 생들이 보기 좋은 스토리 전개였다. 인구 절벽의 시대, 아이들의 존재 자체가 귀하다. 귀한 아이들이 보편적인 사회 이슈에 공감하며 잘 자랄 수 있으려면 건강한 동화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각종 sns를 통해 흡수력 좋은 스토리들을 마구 섭취하는 요즘 아이들!!



발달지체 아동을 통해 비장애 아동들이 그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과정....

우리는 길에서 얼마나 많은 장애아들을 보았나? 아마 거의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장애인 비율로 따져보자면 여러 번 보고도 남을 숫자인데 왜 그들이 보이지 않는가? 왜 그들을 따로 학교를 다니는가?

강서 지역 공립 특수학교인 서진 학교가 지어지기까지 무려 17년이 걸렸다. 당연히? 주민들을 반대했다.



결사반대( 글쎄, 결사반대의 의미란 무엇인가? 죽을 각오로 항쟁한다는 의미인데, 실제로 이런 과정에서 지 목숨 걸고 항쟁? 혹은 죽는 사람 못 봤음) 그들이 반대한 이유는 집값이 떨어질까 봐!! 반대로 생각해 보라. 만약 내 아이가 장애인이라면? 내 아이가 학교에 한 번 등교하기 위해 세 시간 차를 타야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나요??



우리 동네에 아파트 하나가 지어질 때도 마찬가지다. 내 아파트 앞에 또 새로운 아파트 A가 지어지면 입주민 대표회의에서 결사반대 문구를 걸고 반대하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다. 막상 A 아파트가 완공되고 그다음 아파트 B가 지어지면? 새로 입주한 A 사람들이 이번엔 또 결사반대의 투쟁을 이어나간다, 개 웃기는 일이다. 자기들도 남의 일조권을 막으며 입주해놓고는 막상 자기 집 앞에 들어오는 B 아파트는 왜 반대하는지 어린애가 들어도 웃을 일......)



장애인과 비장애인 좋은 주제로 나아가다가 주제 압축적인 동화 후반부에서 의림지 소나무로 귀결되는데...



으잉 왜 갑자기 의림지 소나무? 싶은 아쉬움이 있었다. 대교눈높이, 천태 문학상 외에도 많은 상을 수상하신 작가님이니 다른 작품도 찾아봐야겠다.

동화는 우리 사회의 압축판이다. 동화라고 쉽게 쓰일 일이 아닌 것 같다는 게 평소 생각. 오히려 그런 의미를 어린이의 시선으로 담아내려면 동화 작가의 눈은 더 커져야 한다. 세상을 보는 눈....



이 병든 세상을 구원할 방법은 무엇인가?

기성세대는 이미 틀렸다. 그들의 소신(똥고집)은 바뀌지 않는다. 아이들이 자라서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믿음



'동심이 세상을 구원한다'라는 문장을 나는 신념처럼 믿는다. 동화 리뷰가 짭설같이 너무 길어졌다.... 동화에 대한 나의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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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욱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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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포레스트북스(펴냄)






염세주의? 그거 내껀데..... 내가 정말 염세주의자!!!



뽀로로 월드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 단연 루피!!!!

저는 외모가 예쁘고 인기 많은 패티보다는 루피를 좋아해요. 손재주 많고 나눠주기를 좋아하는 다정한 루피!!!

나의 삶도 그렇기를 바랍니다.



"루피야! 나는 소중한 사람에겐 서운한 게 있어도 절대 말 못 하는 유리 멘탈이야.

서운한 마음을 품고 품고 있다가 마침내 그 관계가 틀어져 버린 후에는, 그 어긋나게 된 원인이 나에게 있다고 또 나를 자책한단다. 너는 그러지 말기를 바래.... " (음.... 뜬금 이 글은 요 며칠 전부터 마음속으로 루피랑 대화를 하는 중이어서)가 아니고요!!! 그가 이 글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찔리라고 쓰는 한 줄 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유리님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평생 쇼펜하우어를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알던 쇼펜하우어는 몹시 파편적인 지식이었다. 유튭을 검색해 보면, 철학의 진정성을 모르는 자들이 쇼펜하우어 철학 중 자기에게 유리하고 대중성 있는 문장만 쏙 뽑아 마구 지껄인다. 나 역시 그런 파편적인 지식을 접했고 그게 전부인 줄 알았다.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의 유년 시절을 들여다봐야 한다. 더 나아가 쇼펜하우어의 아버지 쪽 사람들 (왜 자살했을까? 이런 의문), 어머니 쪽 사람들 (쇼펜하우어의 어머니가 감히 그 시대에 여성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출간했던 여장부였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여성들을 종종 보는데 쇼펜하우어 어머니 역시 그중 한 분이다!! 시대를 잘 타고난 나는 정작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이름 없는 인간임이 부끄러워질 만큼 먼저 살다간 여자 사람 선배들께 존경을 넘어 경외감을 느낀다)



니체, 아감벤, 지젝 같은 철학자를 좋아하고 쇼펜하우어는 왠지 거리가 먼 철학자 중 한 명이었다. 뭐 다른 철학자들도 거리가 가깝진 않았다ㅋㅋㅋㅋ. 최근에서야 철학에 관심이 생겼고, 철학 부재의 시대 철학의 중요성을 더 깊이 인식하게 되는 요즘이다.



'먹고살기 바빠서 철학 할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철학이 없기 때문에 먹고살기 힘들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는 쇼펜하우어의 저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 수록된 글 중 문장을 뽑아와서 저자 나름의 방식으로 편집 서술한다. 아마 가장 좋은 책 읽기는 쇼펜하우어 원전을 보아야 하는데 아시다시피 원전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일반인들이 도저히 읽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일단, 의지 개념과 표상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데 첫 문장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라는 문장에서부터 나는 쓰러지고 만다. 무슨 뜻인가? 세계가 나의 표상이라니!!! 헤겔을 싫어하고 칸트를 존경했던 그러나 칸트마저도 그 나름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마침내 칸트를 뛰어넘으려 했던 위대한 철학자 쇼펜하우어!!!



만약 그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양부모의 사랑을 극진히 받았더라면 그는 위대한 철학자가 되었을까? 아니면 철학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그의 사상은 많이 달랐을 것이다.

단지 기르던 '개 이름'을 '헤겔'로 지었다거나 등의 알려지지 않은 루머에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시대적 배경, 반 이성주의를 향한 지적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가 헤겔을 좋게 볼 수 없었던 것에도 이유가 있다. 프로이센이 그의 삶의 터전인 단치히를 지배해들어왔고 헤겔은 당시 이성주의, 과학을 신봉하는 철학자, 프로이센의 국가 철학자였으니 어찌 그를 좋아할 수 있었을까?!!!! ( 이건 마치 우리나라로 치자면? 일제 강점기에 일본 제국주의에서 국가 철학자로 일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꼴 ㅠㅠ)

쇼펜하우어 선생님 저는 제 인생이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나는 힘들어야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힘듦에는 반드시 얻는 것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완독하기 힘들다는 당신의 저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 감히 도전해 보려고요!!!!



함께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12월엔 흰색 카드.... 1월엔 최애 색이자, 제 색깔인 빨강 카드를 기대해 봅니다 ㅋㅋ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쇼펜하우어에 대해 극도로 두려움과 편견을 가진 것은 그의 여성관에서 시작된다. 물론 나는 자금도 쇼펜하우어를 전혀 알지 못한다. 그의 저서들 단편적인 지식만으로 그를 평가하거나 판단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는 왜 여자는 불행의 근원이라고 말한 건가? 예술가적 기질을 가진 작가 어머니 요한나 vs 아버지 하인리히는 성공한 사업가의 결혼 생활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스무 살이나 많은 남자와 결혼한 후남편이 사업으로 바쁜 동안 사교계에 발 담그고 연회를 열었던 어머니에 대한 판단이 그에게 여성관을 심어준 건가? 그것도 아직 읽는 중이라 잘 모르겠다. 그의 어머니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스무 살이나 많은 아버지뻘 남자와의 삶이라니!! 여성을 혐오하여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쇼펜하우어의 세계관은 니체와 일부 비슷한 점이 있다.

『절망은 우리에게 죽음을 보여준 적 없다』



절망 자체는 내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로 인해 인간은 포기하고 좌절하고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오늘 자 기사에서 유명인, 소중한 한 생명을 잃었다. 희망도 마찬가지다. 쓸데없는 희망을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절망과 희망은 각기 다른 얼굴로 인간에게 여러 작용을 한다. 그 작용이 다만 죽음에 이르지 않기를 나는 바랄 뿐!!!

세계는 본질적으로 악이라고 말한 쇼펜하우어...



『모든 전투는 자신과 싸움이다. 내가 강해질수록 나는 더욱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내가 휘두른 칼이 결국 나의 머리를 자르고야 말 것이다. 어떻게 해야 나를 이길 수 있는가? 항복이다. 나의 항복은 적의 항복이며, 내 적은 바로 나의 의지다. 나의 마음이 진정으로 항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문장!!!!



판단을 타인에게 의존하지 말라는 부분도 sns의 시대 무척 와닿는 부분이다. 좋아요 숫자로 판단되는 나의 피드들, 좋아요가 많으면 과연 좋은 것인가? 내 가치는 내가 판단하는 것이다. 내 존재는 내가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적으면서도 막상 sns를 보면 온통 부러운 대상들뿐이다. 상대적으로 초라해지는 내 모습, 그러나 쇼펜의 말처럼 판단의 주체가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면 내 삶은 달라질 것이다.



책이 쇼펜의 문장을 가져오되 어디서 어떤 문장을 가져온 것인지 몰라서 사유가 끊기는 느낌도 있다. 명예→늙음→죽음→부모와 자녀 관계→군주에서 다시 판단으로 소재가 급전환되는 다소 허전한 느낌은 쇼펜하우어의 책을 직접 찾아 읽어보면 그 여백이 마저 채워질 것 같은 느낌이다. 문장 자체는 너무 좋다. 한 챕터 챕터마다 고민하고 통찰할 사유가 가득하다는 점이 강점......



쇼펜하우어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는 뤼디거 자프란스키의 쇼펜하우어 전기 & 쇼펜하우어와 철학의 격동 시대 참고

1766년생, 단치히에서 태어난 요한나.

위대한 철학자 들뢰즈의 여성 되기를 시도했던 파격적인 분. 낭만주의를 사랑했고 예술가적 기질의 여성. 열 살에 이미 폴란드어,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에 능통한 인재였으니.....

단치히는 당시 자유 무역도시이자 한자동맹으로 비교적 자유로운 도시. 프로이센으로 넘어가면서 그들 가족은 함부르크에 정착하게 된다. 당시 유럽은 자주 전쟁이 일어났던 시대. 그녀는 자유정신의 소유자, 생각 자체가 자유롭고 독립적인 여성이었다.



자신의 삶을 위해 자식으로 인해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어머니의 역할을 비교적 잘 수행하려 했던 분이자 야심가,

바이마른으로 이사 후 아들 쇼펜하우어와의 관계는 더 틀어진 것 같다. 생전의 아버지는 아들 쇼펜하우어가 도제 방식의 상인교육을 받고 위대한 사업가가 되기를 원했다. 도시에서 귀족 생활 하기를 원함. 반면 쇼펜하우어는 예술과 문학, 철학, 인문과학 쪽에 관심이 많은 아이로 가계도에서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은 것 같다. 1805년 쇼펜이 열일곱 살 때 아버지의 자살은 그의 인생에 큰 충격이었다.



당시에 가명이 아니라 본명으로 저서를 출간할 정도의 여자,

여자가 자신의 자유정신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한 시대, 스무 살이나 많은 남편과의 삶, 문학과 철학에 재능이 많던 요한나에게 상인인 남편은 어쩌면 자신을 올가 매는 족쇄였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쇼펜하우어 어머니의 삶이 더 안타깝다.



어머니는 아버지 사후에 심지어 아홉 살 차이의 여동생 아델레 쇼펜하우어를 만 데리고 바이마르로 가버림. 아들 쇼펜하우어는 함부르크에 둔 채로....

쇼펜하우어가 괴테와 친하게 된 계기는 어머니 덕분이다.

1906년 예나 전투(나폴레옹 vs 프로이센 왕국과의 전투)에서 바이마르에 정착하지 말자 부상병을 치료하고 음식을 나누고 돕고 바이마르에 상류층에 좋은 인상, 괴테 아내 크리스타아네 불피우스와 친해짐. 괴테 같은 인물이 귀족 여성이 아닌 천민 출신 여자랑 결혼한다고 비난이 상당했고 사교계에 갈 수도 없을 때 불피우스를 도와주었던 것이 계기였다. ( 괴테에게는 너무 감사한 일^^) 인간관계에서 분위기 메이커이며 처세를 잘하고 모임을 주도하는 역량이 상당한 분. 1810~1830년대 사이에 무려 스무 권 넘는 책 여행기가 가장 유명했다. 소설 시도니우스, 가브리엘, 디탄터 능가하는 대중작가가 됨.



나폴레옹 주류 시대, 세계는 지금 헤겔 《정신현상학》 출간하던 시기다.


아버지에 대한 양가감정, 아버지의 부재를 통해 나타나는 어머니에 대해서는 시기심과 질투심, 1814년에 어머니와 완전히 결별

그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의지의 수레바퀴는 모성애가 없는 차가운 수레바퀴. 단 한 번도 어머니를 사랑한 적 없었다. 어머니는 끝까지 자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쇼펜과 거리 두리를 했다. 두려워하고 규칙을 정해서 아들에게 편지를 줄 정도....



괴팅헨 대학에 입학 가게 하고 같이 살지는 않음.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세계에 끼어들어서 간섭하고 비판하고 어머니와는 다른 삶에 대한 염세적인 쇼펜의 성향을 어머니는 싫어했다. 요한나의 자서전에 있는 내용이라는데 그녀의 책을 구할 길 없어 더 슬프다.



나 자신과의 싸움 이야기는 솔직히 많이 들어보았다. 요즘 반드시 승리하자! 위너가 되자! 미라클 모닝! 각종 인증을 하면서 왜 굳이 이겨야 하는지를 저 같은 삐딱이에게는 그게 의문.....

쇼펜하우어는 오히려 지라고 말하는 점, 특히 내가 강해질수록 더욱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라는 문장에 정말 마음을 뺏겨버렸다. 쇼펜하우어 철학 원전을 읽지 않은 상태로 문장에 담긴 의미를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강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적이 생긴다는 뜻 아닐까?



적이 많아지면 그중 누군가는 나를 쓰러트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강해지는 것보다 유해지는 쪽이 훨씬 이롭다. 겉으로는 지는 것 같아 보이지만, 분노와 상대를 이기려는 감정을 결국 안으로 나를 파괴할 뿐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지는 게 이기는 거'라는 우리의 옛말처럼, 혹은 불교의 사유처럼...

쇼펜하우어는 실제로 불교 사상을 접했고 동양적인 사상을 서양에 전한 철학자로 알고 있다. 이런의 영향을 받은 것은 니체 외에도 음악, 역사, 미술, 철학, 심지어 과학까지도... 그의 영향을 받지 않은 분야가 없다고 한다.



반성이 자기혐오라는 말에도 무척 공감. 매일 일기를 쓰는데 일기 내용은 거의 내 행동의 반성문이 되고 만다^^ 쇼펜하우어 말에 의하면 이건 진정한 반성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철저히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라는, 반성을 자기혐오로 본 쇼펜하우어!! 아! 인간은 감정의 노예라고 하는 부분도 내 얘기!!! 나 진심 감정의 노예.... 3장의 실제로 내 주변에는 책을 너무 많이 읽는 바람에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다는 문장도!!! p116 ( 뭔가 문장에 때려맞는 기분이랄까?!!)



글은 영혼을 현실로 끌어내린 것이다. 현실 속에서 일어난 영혼의 착각이 곧 글이다.

소유는 의무의 시작이며 나보다 비참한 자들이 결국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위로와 충고가 역사에 기록된 적 없다는 문장도!!

사교성과 비사교성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나를 보고 하는 말인가 싶을 만큼 책이 주는 인사이트가 너무 커서 벅찰 정도다.... 1, 2, 3 중간 리뷰를 서로 엮다 보니 내용이 뒤범벅되는 현상!!!! 무엇이 삶을 살게 하는가? 그 힘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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