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별 분식집
이준호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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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지음)/ 모모북스(펴냄)







여우별 분식집이라는 호기심 가득한 제목, 부제로 꿈이 빛나는 분식집이라고 한다. 작가의 첫작품인가 싶어 감색을 해보니, 이전에 《은둔형 외톨이의 마법》을 출간하셨다고 한다. 전작에 대한 소개 글을 읽다가 재마를 느껴서 책을 찾아보았다. 은둔형 외톨이라는 소재는 우리 사회 이슈인데, 나는 소설에서 이런 사회 이슈적인 서사를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반면, 우리 사는 세상도 골치 아파죽겠는데 소설만이라도 쉽고 재밌는 걸로 이왕이면 힐링 소설로 만나고 싶다는 분도 있다. 나는 전자이다. 사회 이슈와 너무 동떨어진 판타지는 내게 빛 매력적 ㅠㅠ



소설의 두 인물은 참으로 대조적이다. 상가가 밀집한 곳에서 떡볶이집을 운영 중인 재호, 스스로를 실패한 소설가라고 불렀다. 소설을 쓰고 싶은데 그게 유일하게 살아있는 낙인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자신의 직업에 불성실하고 매사 삐딱하고 불평하고 신세 한탄한다? 충분히 이해는 된다. 그런데 프랜차이즈라서 믿을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오는 손님에게 불친절하게 이렇게까지일까 싶은 생각은 들었다. 반대로 매사 활동적이고 긍정적인 아르바이트생 세아, 인형 눈 붙이는 부업을 하는 엄마 아빠.... 좁은 집에 장래 희망은 작곡가... 누가 봐도 현실 비판적일 수밖에 없는 흑수저인데 오히려 세아는 뭐라도 해보려는 의지가 강한 아이다. 뭔가 두 사람이 현실적으로 와닿는 느낌이라기보다 희화화된 것 같은 느낌?



자신의 가게도 아닌데, 더군다나 가게 아저씨가 남자인데다가 장사가 잘 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꾀부리고 싶은 마음이 들 텐데 너무 열심인 세아에게도 자신의 가게인데 열심히 하지 않는 가게 주인 재호에게도 선뜻 깊은 감정이입이 안되는 건지?!! 그리고 늦잠 잘만큼 열중해서 비법 소스를 만드는 것도... 사람은 뭐 다 다른 거니까.... 작가들은 보통 자신이 겪고 경험한 것을 쓸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흔히 작가나 소설가, 시인이 직업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 결말에서 다소 예상했던 해피엔딩. 노력하는 자에게는 희망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펼친 지 한두 시간 만에 다 읽은 책이다. 그럴 일 없지만, 만약 내가 분식집 이야기를 쓴다면 어떻게 쓸지도 생각해 보았다. 그런 상상은 즐겁다.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가 떠올랐다. 나역시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만 언제나 꿈은 빛난다. 꿈이빛나는 분식집, 여우별 분식집..... 재미있는 힐링 소설이었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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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다가가기 - 우정과 상실 그리고 삶에 관한 이야기
후아 쉬 지음, 정미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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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쉬(지음)/ RHK(펴냄)









먼저, 이 책을 수식하는 단어는 너무나 많다. 2022 #전미도서비평가 협회상 수상, #2023퓰리처상 수상,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 TOP10, 베스트셀러 등등. 대만계 미국인인 저자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관한 연구를 하신 분이다. 대중문화와 서브 컬처, 민족학 연구에 관심이 많으신 저자의 에세이다. 표지는 마치 한 폭의 유화 같고 소설 같았지만 치열한 삶의 기록문학이었다.



책은 저자의 유년 시절, 그의 아버지가 대만으로 직장을 옮길 무렵에서 시작된다. 아버지는 스무 살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자수성가했다. 당시 미국에서 대만의 위치? 미국인들에게 대만이라는 나라는 생소하고 별 관심이 없었다. 이민 1세대는 생존을 고민하고 이민 1세대는 부모가 겪어 온 삶을 이야기한다는 문장.....!!!



세상 속에서 존재감을 갖고 싶었던 아이, 처음에는 서로 달랐으나 조금씩 닮아갔던 두 사람. 그것이 마지막 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켄의 파티.



소중한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 지금도 저자는 친구 켄의 사진을 소장하고 있다. 친구가 그에게 들려준 말도 "진실하자"라는 문자였다ㅠㅠ



당신은 당신이 산 물건으로 세계를 구성한다. 당신이 구입하는 모든 것은 잠재적 관문이다. P103



너도 냉소와 절망의 편에 붙으라고 P107



이민자로서의 부적응과 아픔, 그리고 친구와 맞춰가는 과정, 친구의 죽음을 견디며 조금씩 다시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대한 리얼한 기록이다. 삶은 만남과 이별로 이루어진다. 이 세상의 모든 인연은 반드시 헤어지는 순간이 온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상대방을 대해야 할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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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언어로 지은 집 - 감정이 선명해지고 생각이 깊어지는 표현력의 세계
허서진(진아) 지음 / 그래도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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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서진 (지음)/ 그래도봄(펴냄)










시의 언어로 지은 집은 어떤 집일까? 그런 집이 있다면 노크를 하지 않고 문을 살짝 조금만 민채로 들여다보고 싶다. 실제로 그렇게 읽은 책이다. 시 리뷰가 가장 어렵다고 끙끙 않던 게 엊그제 같은데 또 그새 시가 좋아진다. 소설가, 비평가, 평론가, 번역자.... 글을 쓰는 사람은 여럿이지만 그중 시인이 가장 위대해 보인다. 마음속으로 피라미드를 그려보면 아래에 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구 최상위 꼭대기 층에 시인이 살 것 같은 느낌. 그렇게 시를 사랑한다. 시인을 사랑하고.....



국문학을 전공하신 국어 교사이신 저자가 소개하는 시, 그리고 감칠맛 나게 곁들인 해설 덕분에 나의 겨울 오후는 순간 봄볕이 내리쬐는 착각을 할 수 있었다.



저자가 소개한 시인 중에 내가 만나본 분이 두 분.

우리 지역에 시인, 특히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 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좀 무리하더라도 달려가는 편!! 시와 동시의 경계를 오가며 문장을 어루만질 줄 아는 분을 좋아한 는데 딱 그런 시인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었다. 코로나 이전 나의 선배들과 대구에 오신 시인님을 만나러 갔다. 얼굴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꼭 필요한 강의만 하시는 그분은 우리들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주셨다. 인근 카페에 가서 시인과 마주 앉아 얘기 나누고 사진도 찍고 ( 물론 휴대폰 갤러리 비밀 폴더에 소장 중이다. 어느 어느 시인을 만났다고 자랑해도 되고 굳이 비밀로 할 게 없지만, 나의 시인님께 너무 폐를 끼치는 듯하여).... 그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동대구역까지 모셔다드렸던 추억!!



그런 게 시 아닐까....

소설은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기 위해 최소 몇 페이지를 할애해야 하지만, 시는 단 한 줄로도 온전히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 소설은 문장 위에서 감동을 느끼지만, 시는 반대로 행간에 보이지 않는 여백을 통해서도 감동을 받는다. (이런 얘기도 술 한잔하면서 나의 선배들이 내게 해주신 말씀)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쁘다, 나는"

이 문장을 만나는 순간 마음속으로 펑펑 울었다...... (겉으로 울지는 못하는 병 중이라...'아! 좀 눈물 좀 흘러라' 마음속으로만 말을... 자꾸 참으니 습관이 되어서 정작 남들 다 울 때 혼자 못 우는 ㅠㅠ)




교육의 최전선에 계신 국어교사이자 엄마인 저자님!!의 서른여섯 편의 시추선, 시 소개 글이 어쩜 이리 다정할까?!!! 덮으며 단 한 단어 "다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첨단과학의 시대, 대우주 시대 그 삭막함에 몸서리치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시라는 존재는 얼마나 다정한가....




나의 다정한 존재들을 떠올려본다..... 시가 있어 참 감사한 하루다.




건강하신지, 아침마다 동네 한바퀴 여전히 산책하시는지, 나의 시인님의 너무 보고싶다....




덧. 인친님의 다정한 존재는 누구인가요...?

저는 세일러문!!!!!!! 달의 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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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유괴 붉은 박물관 시리즈 2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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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리드비(펴냄)








전작 《붉은 박물관》도 그렇지만, 뭔가 사건이 해결된 후에도 여운이 많이 남는 작가다.... 추리소설만큼 기승전결이 확실한 장르가 또 있을까? 범인 검거 직전이 클라이맥스라면 범인이 밝혀진 후 뭔가 긴장감이 확 풀리는 느낌인데 이번 작품 여섯 편의 단편들은 범인이 밝혀진 후에 더 여운이 컸다. 읽어보신 분은 내 마음을 아실 듯.....



또 하나 더! 단편소설 모음을 읽으면 비중 있고 없고 확실한데 이 작가님 작품집은 늘 골고루 엄선된 느낌. 그중 먼저 읽은 것은 표제작인 《기억 속의 유괴》와 《황혼의 옥상에서》였다. 단편집을 만나면 절대로 순서대로 읽지 않는다 ㅋㅋ


제목을 보고 흥미 있는 것부터 읽고 아! 이 제목은 이걸로 바꿨으면 어떨까 생각도 해보는 편! 황혼의 옥상에서는 '황혼'이라는 단어가 내겐 와닿지 않아서 만약, 《동아리 로맨스》나 《학교 옥상 살인사건》 이런 걸로 했다면 어떨까 혼자 상상해 봄



의사인 아버지, 내과의였던 숙부, 자상한 어머니 아름다운 유년 시절의 나오토에겐 충격적인 경험이 있었다. 그것 바로 유괴사건!!!!

1988년 8월 14일 친어머니에 의해 유괴되었다가 무슨 일인지 유괴범은 양부모에게 몸값 받는 것을 포기하고 도망. 심지어 아이를 차에 감금한 채 놔두고 가버린 사건, 이후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었는데....


친어머니에 의한 유괴라는 사실보다 자신의 부모님이 양부모라는 사실이 더 충격이었다는 나오토. 내가 나오토였어도 그럴 것 같다. 그런데 이 소설 역시 생각도 못 한 반전이 있었다. 반전이 먹히려면 상당한 논리적 근거가 필요한데, 음.....


평소 유괴사건에 나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며 공소시효는 왜 존재하는 걸까 의문이 생겼다암튼 책 읽다가 옆길로 새는 데는 1등!!!!



물론 만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나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경우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긴 하지만, 과거에 비해 첨단과학기술에 발전한 요즘 어지간한 범죄는 밝혀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흉악범죄 같은 강력 범죄에 대해서 공소시효가 폐지되어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또 내가 늘 하는 생각이지만 도대체 만 13세와 만 13세가 몇 달 지난 여자아이는 뭐가 다른가 싶은 생각도 들고. 우리의 법률, 처벌에 관한 법률이 피해자를 위한 법인지 범인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법인지 의문이 드는 순간이 종종 있다.



공소시효 하니까 매력적인 김혜수 배우님의 드라마 시그널이 떠오르기도 하고.... 시즌 2 나온다는데....



범인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있었다.





덧, 책 스타 그램 4년 차.... (독서 경력도 4년? 정도인데)

무서운 거 1도 못 보던 내가 이젠 밤에도 추리물 척척? 읽는 사람이 되었어....

밤에 공포물 읽다 문득 고개 들었을 때 사실 거울에 비친 긴 머리칼의 내 얼굴이 더 무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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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곽선생뎐 싱긋나이트노블
곽경훈 지음 / 싱긋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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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훈 지음/ 싱긋 (펴냄)







책날개를 펼치자마자 아하! 그 선생님!!! 응급의학과 곽경훈 선생님이시구나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우리 지역 출신 작가, 각종 강의와 영상으로 독자와 소통하시는 분!! 《날마다, 응급실》 《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 《반항하는 의사들》 도 읽었다. 그 외에도 출간하신 작품이 있지만 내가 읽은 것은 그중 무려 세 권!!!! 저자의 에세이 논픽션만 접하다가 이번에 소설을 만나니 뭐랄까!!



정말 색다른 느낌이었다. 게다가 표지도 까슬까슬 고급스러운 촉감이 멋진 책!!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라는 공간은 우리나라를 그대로 반영한다. 가상의 나라 쥬~~!! 이름이 쥬라고 하니 뭔가 소프트한 느낌인데 사실 이 나라는 온갖 부정부패가 만연한 나라다. 백성들은 왕정과 백색당을 견디다 못해 고향도 집도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는데... 이 모습 마치 소설 《장길산》의 한 장면 같았다.



영상미 넘치는 하나의 활극이 될 것 같은 소설!!!







흑색당 평현 곽 씨 출신의 암행 총관 곽곽선생! 그의 힘이 커질수록 왕의 힘도 사대적으로 커졌다. 그의 태생은 이미 정해져있었지만 그는 운명과 타협하지 않았다. 마치 장길산 보는 듯!! 부정부패로 점철된 국민이야 어떻든 자기네 밥그릇 챙기기 바쁜 오늘날의 더러운 정치 여와 야, 그 민낯을 보는 듯했다. 목적이 있는 자는 죽음도, 피바람도 불사한다는 옛 문장!! 소설에서 매력적인 여성 영웅이 하나쯤 있었으면 어떻까 생각도 해본다.



가상의 세계가 더 우리 현실 같은 모습으로 다가왔다. 작가님의 에세이만 읽다가 소설을 처음 만났는데, 다음에 쓰실 작품도 기대된다. 이런 의사선생님이라니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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