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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ㅣ 시간과공간사 클래식 1
헤르만 헤세 지음, 송용구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헤르만 헤세/ 시간과공간사(펴냼)
정말 유명한 책이다. 시대를 초월하는 매력을 가진 헤르만 헤세(1877~1962)의 성장소설 혹은 교육소설로 알려졌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 중 《유리알 유희》를 만난 것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서였다. 당시 내 느낌은 한 마디로 '오묘하다'라는, 지금도 그 많은 국어 텍스트 중 유리알 유희가 기억나는 걸 보면 꽤 깊이 각인되었던 것 같다. 이후 성인 독자로 헤세의 작품을 만날 때마가 그때 느낌이 떠오른다. 책으로 한 시절을 떠올리는 것은 얼마나 축복인가!!
조국 독일의 변절자 혹은 배신자로 낙인찍혀있었던 헤세가 데미안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뭘까... 조국 독일의 군국주의를 비판하고 평화를 지향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혼란한 세상을 전쟁으로 새롭게 복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헤세의 전쟁에 대한 태도는 양가적이다.
나는 정말 나 자신으로부터 저절로 우러나온 인생을 살고 싶었다.
그런데 그것이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동시대를 살아간 두 소설가, 토마스 만 (1875~1955) 선생님의 헤세 문학을 기리는 글이 소개되어 있다. 토마스 만은 전쟁에 반대하는 두 사람에 대한 세상의 비난을 말한다. 당대 독일인들의 비판을 받아온 두 사람, 오히려 토마스 만은 더욱 전쟁에 반대하는 듯한 어조다.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의 성장, 발전사를 다루면서 왜 제목은 데미안인가?!!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만나고 헤어지면서 더 깊이 자신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된다. 데미안은 현실에 없는 것처럼 모호하게 묘사된다.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데미안과 술집에서 재회하는 장면, 그러나 데미안이 가버리고 나서, 혼자 남겨진 싱클레어가 창문에 걸린 그림을 보는 장면.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통해 선과 악, 빛과 어둠의 세계는 늘 동시에 존재함을 깨닫는다.
싱클레어는 작품 후반부에 전쟁에 참여한다. 그리고 데미안의 어머니를 만나게 되는데....
헤르만 헤세보다 약간 앞선 세대를 살았던 톨스토이, 이미 톨스토이 소설이 독일에 많이 읽혔고 사랑을 받았나 보다. 데미안 후반부에 톨스토이 백작이라고 언급된다. 소설에서 싱클레어가 읽는 작품들 제목을 따라가보는 것도 소설을 읽는 재미^^
데미안은 사람이 아니라 원칙이나 진리의 화신이고 하나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너무나 유명한 문장.
헤르만 헤세의 말, 그 누구든 각자 생은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다. 인생은 자기 자신에게 가는 길을 열려는 노력이며, 그 좁다란 오솔길을 가리키는 이정표다.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을 찾지 못하면 진정한 어른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헤세는 자신의 소설 데미안을 통해 성인 독자들에게도 자신에게 이르는 길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