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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위로가 당신의 위로가 되길 - 치유예술작가협회 12인의 이야기
금선미 외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두드림미디어
자기 치유로서의 예술이라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찾아보니 2024년 '치유예술'이라는 목표를 알리는 비영리단체라고 한다. 치유예술작가협회 HAA는 서양화가 백지상 교수의 주도로 2022년 창립되었다고 한다. 이 책 작업에도 참여하신 분이다. 상담 심리 전문가, 실버전문강사, 서양화가, 홍모마케팅 프리랜서, 미술치료사, 상담사 등 다양한 직업의 참여자들의 단체이다. 이상심리와 자기 치유라는 주제로 2024년 '이상한 전시회'라는 이름의 전시회를 열었다.
열두 편의 에세이가 전하는 사유를 통해 독자들은 저마다 삶에 위로를 얻게 된다. 서문에 쓰인 대로 위로이기도 하고 위로가 아니기도 하다. 저마다 독자의 몫이다. 열두 작가의 에세이네는 소제목이 있다. 키워드처럼 느껴지는 이 단어들은 내게 다정한 질문을 건넸다. 위로, 관계의 온도, 관계 미숙아, 반농담으로 피운 향, 호구와 나눔의 경계선, 유전된 기억, 오지선다 내 인생 등의 단어가 먼저 눈에 띈다.
보리밥을 삶아 밥을 하던 시절, 시어머니에게 구박당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자란 저자가 세 아이 엄마가 되었다는 이야기 읽다가, '나름 남자들이 끌리는 외모에 안으면 품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는 얘기ㅎㅎㅎㅎ '나름'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걸 보니 일종의 자랑인데, 이런 것이 자랑이 될 수 있는가 싶은 마음 씁쓸하다. ( '눈에 띄는 아름다운 외모다' 뭐 이 정도로 써도 무방했을 텍스트) 지극히 남성 위주의 사고방식, 가부장제에 가둬진 느낌이랄까. 지금의 인식으로썬 이해 안 되는 발상, 우리 어머니 세대의 글을 읽으면 가끔 느끼기도 한다. 물론 세대보다는 그 사람의 개인의 사고방식에도 있다. 어머니 세대에도 여성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남성, 혹은 남성주의 시선에 '의지'하지 않았던 훌륭한 작가들이 많았다. 관계 미숙아라는 단어, 실제 미숙아들의 엄마들에겐 눈에 띌 지도 ㅎㅎ나라면 대체어로 어떤 신박한 표현을 했을까 생각해 보게 한다.
버킷리스트 북킷리스트를 소재로 한 저자도 눈에 띈다. 벽돌 책을 함께 읽으며 우주까지 날아가는 마음 얼마나 벅찬 마음인가!
다른 분이 쓰신 글에 대한 출판사 피드백을 보며 힘들었던 과정을 담았는데 오히려 이런 솔직함이 좋다. 50이 넘어 심리학을 공부하면서부터 눈물이 나에게 자기를 맡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표현, 눈물 많은 사람으로서 무척 공감되는 마음이다
엄마, 나는 언제쯤이면 울지 않고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엄마에게 자주 묻곤 한다. 엄마는 울고 싶을 때 마음껏 울 수 있는 축복에 대해 말한다. 뭐든 삶의 감사를 먼저 떠올리는 엄마에 대한 반발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쏙 집어넣었던 시절이 있었다.
사회생활에 대한 에피소드, 가족에 대한 추억, 주로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유독 시선이 머무는 단 한 저자를 꼽자면 정주영 저자의 글 《나는 너를 묻었다》을 읽으며 눈물을 참느라 목울대 아파서 침을 삼킬 수가 없었다... 여기서 네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유추해 본다. 유추하기조차 미안한 마음이다. 세상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저자에게 무엇이 위로가 되겠는가... 눈물이 날 뿐이다. 이어지는 이야기 교도소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키우는 여성 수감자 이야기도 내가 가늠해 볼 수도 없는 세상이다. 책에서 혹은 매체에서 누군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몰랐을 이야기다. 누군가는 벌을 받느라 갇힌 공간이 이제 갓 태어난 아기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그들이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는 신을 믿는데 책을 읽다 보면 혹은 삶에서 아주 가끔은 나의 신을 나눠주고 싶은 순간이 온다. 지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