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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들
최유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평점 :

최유수 (지음)/ RHK (펴냄)
가을날에 잘 어울리는 한 권의 에세이... 저자가 말하는 환상은 무엇일까? 처음엔 소설인 줄 알았던 책^^ 누구나 저마다의 환상이 있다. 사전에서 찾으면 '환상'의 의미는 그다지 밝지 않다...
먼저 너라는 환상이라고 했다. 참 잘 어울리는 말이다.
사람이 인생이 저마다 너무나 제각각이고 완전히 분리된 채로 자유로워서, 단지 그 하나의 사실로부터 소름이 끼치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
모래시계를 하염없이 거꾸로 또 돌리면서 시간을 세는 기분, 저자의 시선은 섬세하고 민감하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그 누구보다 바쁘다는 말에도 공감한다. 마냥 권태롭고 평화로운 기분을 언제 느꼈던가. 그러나 사뭇 다르다고 느낀다. 사회에서의 시간과 집에서의 시간이... 나는 누구인가? 나의 존재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고민해 본 적은 얼마나 되는가? 이 에세이를 읽는 동안 만이라도 최소한 이 모든 감각에 민감하게 몰입할 수 있는가....
모든 글을 독백이라는 저자,
들릴 듯 말 듯 한 중얼거림으로 시작된다는 문장에 너무나도 공감이 된다. 모래처럼 바스러지기 직전의 애처로운 말들, 혼자 묻고 답하는 시간이 얼마나 길어야 글을 한 편이라도 쓸 수 있을까, 의식이 자판을 두드리는 일로 이어지고 책으로 나오기까지 작가들에게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 걸까 궁금한 순간이다^^
책을 낸 지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작가의 에세이를 이번에 처음 만났다. 독립출판물로 유명하신 분이라고 한다.
어떤 책은 읽으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책을 읽고 있으되 나만의 생각을 더 많이 떠올리게 해준다. 나도 써보고 싶다는 용기와 간절함을 주는 책이 있다. 에세이가 감동을 주기란 참 어렵다. 1인 1책 쓰기의 시대에 너도나도 에세이를 쓰기 때문이다. 출판의 문턱이 낮아진 만큼 잘 검증된 책을 찾기란 오히려 더 어렵다. 온라인 글쓰기 모임 진행 중인데 이 책을 잘 참고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나 쓰는 에세이가 아닌 감동을 주는 에세이, 누구도 쓸 수 없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