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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클럽
김쿠만 외 지음 / 냉수 / 2025년 3월
평점 :

김쿠만 최미래 이묵돌 김준녕 이서영/ 냉수
하성 중학교에 괴물이 있대
애인테 어른처럼 뛴다더라 p.111
체육특기생.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우리 반에도 체육 특기생이 있었다. 지각을 하든, 수업에 안 들어오든 그들은 유령처럼 교실을 오갔다.
맞으면 기록이 좋아하지는 걸까...?
요즘도 운동선수들을 때리는 코치가 있는가? 몇 년 전에도 뉴스 기사로 만나곤 한다. 어린 학생들을 가스라이팅하고 심지어 성추행하는 사건들.
선수의 달리기 장면을 세렝게티에서 사자와 누 떼의 사냥 장면으로 묘사한 김준녕 작가의 문장. 그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게 읽고 책 마지막에 러닝 클럽 #크루미팅 부분을 읽었다. 김준녕의 글을 먼저 찾아 읽었다.
인간의 어두운 면, 사람이 어쩜 이렇게까지 다크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탐구, 그의 작품에서 꾸준히 느껴지는 악에 대한 탐구는 최근에 읽는 한나 아렌트의 저작과도 관련이 있다. 인간이 어디까지 악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는 곧 인간을 사랑하고 신뢰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김준녕에게 왜 어두운 이야기만 쓰냐고 묻는 독자들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그는 인간의 악함에 대해 쓰면서 선함을 이야기한다고..... 그것은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이후 변하지 않는 가치라고 생각된다. 무려 8년의 소설가 생활, 매일 정해진 분량을 쓰려고 하셨다니 번아웃이 오고도 남았을 시기, 휴식을 통해 그의 사유는 더 깊어졌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 확인하는 순간이다. 《가장 보통의 빠르기》
지하철에서 물건을 팔던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장례식까지 쾌속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부분은 김준녕만이 쓸 수 있는 블랙코미디다. 하! 이렇게 슬픈 이야기를 울지 않고 읽게 해주다니 역시 내 작가!! 사실 제목은 매우 아이러니다. 보통으로 살기가 세상 제일 어렵다는 것을! 게다가 가장 보통이라니!! 더 어렵다.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삶의 단 한순간이라도 '보'통사람으로, 보통의 빠르기로 살아보고 싶다.
거의 도망치고 있는 상태로 보낸 이십 대라니!! 내 얘긴가 싶었다. 삶에는 왜 이렇게 도망치고 싶은 것들이 많을까? 그것은 나이와도 상관이 없는 것 같다. 하! 할 수만 있다면 삶에서도 도망치고 싶다. 비겁한 루저가 되어도 좋다 싶을 만큼..
소설을 읽으며 주인공 민영이 캐릭터, 내가 보기엔 참 좋아 보이는데 왜 덕선배라는 인간을 그렇게 동경하는지! 뭐 다들 그렇긴 하다. 신입 때 선배를 동경하는 마음, 그런데 조금만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면 그 잘나 보이던 남자도 별로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ㅎㅎㅎ소설의 인물 중에서
'그 나이 먹고도 제대로 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면접관이나 술시중 들게 하는 부장 같은 이런 놈들 아직 있을까? 하 이 쉑히들!
하긴 불과 몇 년 전 면접에서 평소에도 그런 옷차림이냐며 내 다리에 시선을 두던 면접관이 있긴 했다. 이 와중에 경주 최씨 충렬공파에 쓰러짐 ㅋㅋㅋㅋㅋㅋ 하! 이넘의 학연, 지연, 족보 타령 ㅠㅠ 정말 유례없이 남녀 차별이 심한 나라라고 존경하는 김누리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여자들, 그러니까 가정주부의 무임금 노동으로 학교 다니고 직장 다니는 남자들이라고 존경하는 박흥규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 참고로 두 분 교수님 다 남자임!!!)
주인공, 최민영 너는 너무 멋진 사람이야!! 도망가지 마!! 《 달려도 달려도》
러닝 클럽 앱을 통해 연결된 이야기다. 달리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각자 치유하는 과정, 다섯 작가 각자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앤솔러지였다. 제목처럼 눈밭에서 막 달려보고 털썩 쓰러져보고 사람 힘으로 어떻게 만들었나 싶을 만큼 커다란 눈사람도 만들어보고 싶다. 너무나 하고 싶은 소망과 반대로 이룰 수 없는 일도 많다는 것을 잘 안다. 삶은 각자 페이스로 달리되 결코 할 수 없는 혹은 이룰 수 없는 일을 빠르게 찾아내는 과정 아닐까..... 책을 덮으며 나는 또 이룰 수 없는 것을 꿈꾼다. 러닝 클럽 앱을 소재로 만약 내가 소설을 쓴다면?? 평생의 소원이던 달리기 1등 그 결승선에 아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죽은 사람이 체험하는 사후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이런 세계관이라니 나도 참 다크 한 인간인 듯 ㅠㅠ
이어달리기 앤솔러지, 학창 시절 꽤 잘 뛰는 편이었음에도 나는 이어달리기가 정말 싫었다. 이어달리기하던 중 역전하는 주자에게 쏟아지는 찌릿한 환호와 함성, 그게 너무나 좋으면서 또 너무 싫은 아이러니! (한없이 주목받고 싶으면서 또 그 관심이 부담스러운 변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리뷰를 보통 500자 이상씩 요구하는데 700자라니 좀 독특한 기분이다. 나의 리뷰, 보통 1000자 이상씩은 쓰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