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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수면과 꿈의 과학
매슈 워커 지음, 이한음 옮김 / 사람의집 / 2019년 2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수면' 측면에서 보면 후진국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병이라고 말해야 하는지조차 분명하지 않다. 어차피 죽으면 평생 잠을 잘 것이라면 수면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잠은 정말 우리 삶에 시간을 아깝게 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걸까?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열심히 살고, 학교 시절부터 잠을 줄여가면서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 문화에 살고 있다. 사당오락이라는 말이 반영하듯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그리고 대학교를 가기 위해, 지금은 취업을 하기 위해 사회는 밤잠을 줄여가면서 공부하기를 권한다. 말그대로 수면 단축을 권하는 사회를 살아왔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수면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면서 잠과 꿈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잠은 말 그대로 아까운 시간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질을 올려주고, 뇌의 활동을 정상으로 돌려 놓으며, 기억을 위한 필수적인 일을 하는 데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의 뇌는 잠을 통해서 더욱 발달하고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훌륭하게 저장할 수 있다.
우리에게 잠은 왜 필요할까? 드물게 잠을 잘 자지 않고도 생활을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심한 인지적 장애 또는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 잠은 인간의 삶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인 것이다. 이는 과거 냉전 시대에 적군을 고문하는 방법의 일부로 '잠을 못자게 한 것'이 쓰였다는 것을 보면 알게 되는 사실이다.
현대는 잠을 권하는 시대가 되었다. 잠을 줄여가면서까지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도록 권장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매일 밤을 불면의 밤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들은 생체리듬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수면제의 도움으로만 잠을 청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에는 술, 야근, 불빛, 커피 등 다양한 이유로 수면의 자유를 박탈 당하였다. 특히 스마트폰은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주범이 되었다.

나는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곳이 14장이라 생각한다. 잠이 무엇이고 인간에서 어떤 의미인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하는지? 잠이 인간에게 어떤 유용한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내용에 이어 우리는 왜 꿈을 꾸고, 어떻께 꿈을 꾸는지를 알게 된다. 현대 사회에서 수면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많은 원인들을 배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잠을 방해받고 있고, 잠을 잘 자고 싶어한다.
그래서 잠을 잘 잘 수 없도록 해치는 것들을 알아야 하고, 잠을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동원해야 한다. 우리의 생각과 다르게 수면제는 자연 수면을 유도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깨어 있게 만드는 것도 아니다. 수면제는 우리가 잠들도록 돕는 목적이 아니라 진정시키는 목적을 가진 약물이다. 그저 수면으로 착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수면제는 사실 우리의 수면을 계속 방해하고 있다. 수면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면 계속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먹던 수면제를 끊게 되면 사람들은 훨씬 더 잠을 이루기 힘들어진다. 이를 반동 불면증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약물 의존성이 생기는 것이다.
더 나은 수면제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필자는 수면제 자체에 대해 회의적이다. 약물에 의존하는 방법보다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행동요법들에 더 관심을 가진다. 특히 불면증에 효과가 탁월한 불면증을 위한 인지행동 요법을 소개한다. 약물 의존에서 벗어나 나쁜 수면 습관을 없애고, 잠을 설치게 하는 불안요소들을 해소하도록 돕는다.
인간에게 잠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절대 경시되어서도 안되지만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다만 약물에 의존하여 불면증을 해결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수면에 관련된 습관을 바꾸는 노력들이 더 필요할 것이다. 인간이 자연 수면에 익숙해질 때까지 필자가 제시한 방법들을 하나씩 따라하면 건강한 수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