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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역사 - 이해하고 비판하고 변화하다
니알 키시타이니 지음, 도지영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나는 고등학교 때 역사와 지리를 좋아했다. 수능시험 선택과목에 지리를 선택할 정도였다. 그렇게 역사와 지리를 좋아하던 나는 경영학과를 선택해서 경제학을 부전공 수준으로 공부했다. 경영학과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경제지식을 쌓아가면서 여전히 역사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았다. <경제학의 역사>는 나의 역사, 지리, 경제에 대한 관심사를 한 번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최고의 책이다.
경제는 우리가 매일 접하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이지만 결코 쉽지 많은 않다. 경제는 인간의 심리, 국가의 정책, 자연환경 등 다양한 이슈와 얽혀 있는 종합선물세트이다. 인간의 삶과 매우 밀접한 경제문제를 연구하는 것이 바로 경제학이다. 그리고 이런 경제학은 인류 문화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 왔다.
<경제학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경제학의 개념과 이론이 어떻게 생겨나서 발전되어 왔는지 재미있는 언어로 서술한다. 다양한 예시와 흥미로운 이야기는 40개의 주제로 이루어진 약 400페이지의 분량을 순식간에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가 흔히 알던 용어나 주제부터 전혀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까지 우리의 흥미를 끝까지 붙잡는다.
'연대표로 보는 경제학의 역사'를 통해 기원전 500년 전부터 2,000년대의 대니얼 카너먼, 폴 크루그먼, 토마 피케티까지 경제학자들의 업적을 엿볼 수 있다. 이 연대표가 내게 소중한 것은 유명한 경제학자들의 이름을 따라가면서 경제학 관련 서적을 찾아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내가 잘 모르는 사람도 있어서 찾아가면서 읽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경제학에서 다루는 경제의 개념과 이론들을 토대로 전공자들도 잘 몰랐던 경제학자들의 이중생활, 또는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경제학자들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들과 실제 사생활은 어떻게 달랐는지, 언행일치가 이루어졌는지를 들여다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려운 용어들이 없고 쉬운 언어로 다양한 예시를 통해 제시된다는 것이다. 경제학 초보자도 '아하! 포인트'를 느낄 것이다.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도 보기드물만큼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큰 발전을 이루어낸 국가이다. 지금은 전세계 10위 안에 드는 선진국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성장을 이루어낸 엄청난 성과에 대한 느낌이 별로 없었는데 22장 빅푸시를 보면서 실감하게 된다.
1950년대에는 많은 나라들이 식민지를 거치면서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가나는 아프리카 식민지 중에 가장 먼저 독립하면서 경제발전을 시도했다. 당시 대통령의 경제고문 중에 아서 루이스가 있었다. 아서 루이스는 로젠스타인 로단가 함께 '개발도상국'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경제적 잠재성을 발휘할 수 없는 신생국가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개발경제학자들은 신생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산업을 일으키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부 주도로 항구, 조선소, 공장 등을 짓는 투자를 강조했고, 로젠스타인 로단은 이를 '빅 푸시'라고 불렀다. 가나도 빅 푸시 정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 외에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의 많은 국가에서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이유는 정치와 경제가 유착해 결제발전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드물게 빅 푸시 정책이 성공한 나라로 한국을 든다. 박정희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에 '재벌'이라 불리는 기업집단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통해 한국식 빅 푸시정책을 성공시켰다고 말한다. 박정희 대통령의 평가에 양면성이 있지만, 경제발전 측면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신생 국가가 한국처럼 발전한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에 한국이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제학에 숨겨진,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읽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경제학이라는 딱딱함에 겁먹지 말고 꼭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