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영배의 수토 기행 - 나를 충전하는 명당을 찾아서
안영배 지음 / 덕주 / 2023년 12월
평점 :

'수토'라는 단어가 낯설다. 필자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로 설명하지만 내가 이해하기로는 우리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전국 각지의 관광지를 찾아다니면서 국토를 공부하고 수호하는 행위라 생각된다. 수토라는 행위는 유교적 사상과 도교적 사상인 신선사상이 결합된 독특한 문화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는 수토사라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마치 비밀을 지키는 비밀 결사대와 같은 느낌이다. 오래 전 개봉한 영화 <다빈치 코드>가 생각난다. 진실을 알리려는 자와 숨기려는 자들의 숨막히는 생존 게임이 바로 수토사들의 임무가 아니었을까?
한민족은 단군 신화에서 보듯이 천손(天孫) 민족임을 자부한다. 그래서 일찍부터 하늘의 천문현상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다. 민간에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민간 수토사들은 천문 관측과 연구를 하면서 지구 중력을 증진시키는 일을 사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런 수토사들이 한반도 곳곳에 흩어져서 비밀스럽게 활동하며 우리의 천문과 지리현상, 중력 증진에 효과가 있는 다양한 생물 및 광물 등을 집중 수호해 왔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어떤 역사에도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지식이다. 쉽게 믿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이 우리나라를 '불로초의 나라', '신선국' 등으로 불렀던 것을 보면 터무니없는 말은 아닐 듯 싶다.
조선의 마지막 수토사 조직을 이끌던 김종직이 수양대군의 무오사화에 연루되면서 모든 연결고리가 끊겼다고 한다. 특히 필자는 조선 수토사의 행적을 밟아가면서 신선술을 닦았던 신라의 대유학자 최치원의 흔적을 찾는다. 지리산의 천왕봉 등에 남겨진 조선 수토사들의 흔적을 글과 시를 통해 추적한다. 이야기가 담긴 유적지를 보면서 신비로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자주 접하던 곳들과 아주 생소한 곳들의 유적지가 나온다. 지리산 청학동의 삼성궁에는 환인, 환웅, 단군이 모셔져 있다. 강화도 마니산 첨성단은 단군 신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다. 나는 단군 신화는 강화도에만 있는 줄 알았다. 내 고향에 가까운 지리산에 삼신이 모셔져 있을 줄이야.
중국에서 유학한 유학자였던 최치원은 중국에서 도교를 접하고 심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저서인 <계원필경집>을 보면 도교 관련 의식이 담겨 있다. 이후 역사가 흐르면서 많은 역사서들에 의해 최치원이 신선술을 배웠을 것이라 추정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삼국시대에 고구려, 백제, 신라 외에 신라 옆에는 '가야'라는 나라가 있었다. 심지어 가야는 다른 삼국보다 더 문화가 융성했다는 말도 있다. 마치 고대 마야문명, 아즈텍문명 등이 지금과 같은 문화를 누렸다고 보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필자는 특히 가야국이 도교, 신선과 관련이 많은 나라라고 말한다.
도교나 신선은 자연과 천문 등을 강조하는 것 같다. 이는 자연히 기와 연결될 것이다. 그래서 도교는 자연스럽게 풍수와 연결된다. 우리나라는 땅의 기운이 좋아 풍수지리가 많이 발전했고, 지금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필자가 조선 수토사의 마지막 흔적이었던 김종직을 추적하면서 나오는 한반도의 유명한 지역들이 좋은 기운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풍수지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처럼 좋은 땅의 기운은 사람의 기운을 더해주는 것 같다. 필자가 의도한 것은 있을것이나 나는 좋은 땅의 기운을 전해주는 곳을 찾아 기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