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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 하 - 고려의 영웅들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11월
평점 :
품절

고려거란전쟁은 KBS 대하사극으로 만들어진 대작이다. 특히 하편을 읽으면서 웅장한 전투 장면을 드라마에서 어떻게 구현해낼지 궁금해졌다. 소설을 읽으면서도 해당 부분을 어떻게 각본으로 풀어낼지 정말 궁금했다. 하편은 거란과의 싸움에서 대패하고 다시 탈환하는 과정을 다룬다.
특히 고려의 주력군이 삼수채에서 전멸하다시피 패배하고, 곽주성을 거란군에게 점령 당한 후 곽주탈환작전을 벌이는 양규 등의 장수들의 모습이 눈물겹다. 곽주탈환작전은 무려 5개의 파트로 나누어서 다룬다. 첫 번째부터 세 번째까지는 고려군의 탈환작전, 네 번째는 거란군의 준비와 패배, 마지막 다섯 번째는 승리 후를 다룬다.
주력군이 거의 대패한 시점에서 흥화진의 양규와 통주성의 채온겸은 북쪽과 남쪽에서 동시에 공격하여 곽주를 탈환할 계획을 세운다. 현재 시점에서 곽주를 탈환하는 것은 거란군에 보내는 메시지의 중요도가 큰만큼 양규에게는 가장 중요한 전투 중의 하나였다.
양규는 과감한 행동을 하는 스타일로 속전속결로 곽주를 탈환하고자 하였다. 노전과 정신용을 선봉대로 보내 성문의 빗장을 여는 특명을 준다. 거란군보다 지리에 유리한 고려군은 보이지 않은 곳까지 신속하게 이동한 후 더 이상의 가림막이 없는 곳에서는 발각될 것을 예상하고 기동성에 목숨을 건다.
앞서 가던 고적여가 화살을 맞으면서도 선봉을 이끌고, 노전 또한 부상을 입으면서 등불을 제거하기로 한다. 정신용은 북암문에서 다가오는 적을 제거하고 노전이 빗장을 제거할 수 있도록 방어한다. 하지만 정신용 조차 무릎에 화살을 맞고 둘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북암문의 빗장을 열기 위해 난전이 일어나는 가운데 양규는 성문을 여는 것의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남쪽에 있는 채온겸에게 신호를 주어 기다리지 않고 곽주성으로 공격을 감행한다. 오직 유일한 목적은 거란군에게 커다란 타격을 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거란은 차후에 무리한 요구를 해올 것이고,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재차 침공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양규가 이끄는 흥위위 700여 명의 초군의 목숨과 나라를 구하는 일의 갈림길에서 주저없이 나라를 구하는 길을 선택한다. 북문의 홍위위의 초군이 불화살을 하늘로 쏘아 올림과 동시에 남문의 통주군 또한 무수한 불빛과 함께 북과 징소리를 울리며 함성을 높였다.
그 시각, 정신용과 노전은 성문을 열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싸우고 있었고, 마침 노전이 마지막 성문을 열어 홍위위 초군을 맞아 들였다. 당시 거란군을 이끌고 있던 곽수영은 무방비 상태에서 남문으로 퇴각하고, 남문에 몰린 거란군은 고려군이 쏜 화살에 다수가 죽는다.
북쪽과 남쪽에서 동시에 쳐들어오는 고려군을 피해 남은 거란군들은 동남쪽을 향해 내달린다. 하지만 이미 그 곳에서는 채온겸이 800여 명의 통주군을 이끌고 고갯길에 마름쇠를 뿌려놓고 매복을 하고 있다. 거란군의 대부분은 마름쇠에 긁히고 찔리는 고통을 받았다. 그렇게 거란군은 통주군의 함정으로 들어와 거의 전멸하게 된다.
이렇게 가장 위험한 순간에 양규의 결단력과 부하들의 용기로 제일 중요한 곽주성을 탈환하는데 성공하고, 향후 거란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단초를 만들었다. 조선의 이순신과 맞먹는 장수라는 양규는 지혜와 결단력은 인정할만하다.
책으로 읽은 내용들이 향후 드라마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비록 소설이지만 삼국지 같은 느낌으로 재미 있게 읽었다. 다소 생소한 고려사 중에서 거란과의 전쟁을 고려군의 입장에서, 그리고 거란군의 입장에서 생생하게 다뤄 읽는 재미가 있었다. 대하 사극으로 나오면 꼭 시청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