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셰익스피어 카운슬링 - 인생의 불안을 해소하는 10번의 사적인 대화
체사레 카타 지음, 김지우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6월
평점 :

필자는 프롤로그에 '서적점'을 언급한다.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생의 어려움에 닥쳤을 때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했다. 서적점은 그 중 한가지 방법으로 인생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믿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호머의 <오디세이아>,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헤라클레이토스의 책이 서적점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기독교 시대에는 <성서>가, 중국에서는 <주역>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서적점은 인간이면 누구나 겪는 다양한 인생의 고민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인간들의 노력이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셰익스피어의 희곡도 서적점으로 사용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에는 다양한 인간의 군상들이 나오고, 인간이면 고민하는 문제들이 나온다. 특히 셰익스피어만의 방식으로 인간의 본질을 묘사하는데 인간의 본성과 감정 등을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이들에게는 훌륭한 모범 답안을 제시한다고 말한다.
다만 셰익스피어의 다양한 작품들을 알지 못해도 책에서 소개하는 10가지 인생 질문들에서 인사이트를 얻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셰익스피어 전문가들은 그가 25년에 걸쳐 완성한 37편의 작품에 인간의 모든 심리가 완벽하게 묘사되어 있다고 평가한다.
필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고대 그리스, 기독교 시대, 그리고 중국에서 사용했던 유명 서적에 버금가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과거, 현재, 미래를 막론하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뇌할법한 10개의 보편적인 문제를 제시한다. 그리고 각 문제들에 대응하여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해결책을 찾는다.
오늘날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들려주는 모든 이야기의 결말을 모르는 이가 없다고 한다. 즉 누구나 셰익스피어 작품들이 어떻게 끝이 나는지 알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필자는 그 결말이 아니라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초점을 맞추라고 말한다.
인간들은 태어나서 성장하고 가족을 이루며 죽음을 맞이한다. 즉 인간들의 결말은 죽음으로 정해져 있다. 인간들에게 중요한 것은 누구나 죽는다는 죽음보다 과정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인간의 삶의 과정에는 사랑과 이별이 있고, 희극과 비극이 있다. 다양한 인간사가 펼쳐지지만 어느 누구의 삶도 동일하게 전개되지는 않는다. 탄생과 죽음 사이에 벌어지는 다사다난한 삶의 굴곡이 우리가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제1막부터 제10막까지 사람이라면 반드시 고민하게 되는 문제들을 다룬다. 각 막마다 펼쳐지는 필자의 서술은 셰익스피어조차 놀라게 할 듯 하다. 셰익스피어의 전 작품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고서는 절대 만들어 낼 수 없는 경지라 생각된다.
각 고민에 대해 때로는 필자의 의견 제시로 시작해서, 어느 순간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을 헤집고 다니고, 여러 작품 속에 드러난 인물들과 그들의 삶을 교차한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설명하다가도 인물들의 현실적인 의미를 되짚어 보기도 한다.
각 작품들을 관통하는 서사들을 풀어내다가 다른 작품과 연결한다. 각 작품의 인물들이 삶을 펼쳐가는 시선을 평가하고, 셰익스피어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한다. 그리고 때로는 필자만의 의견을 피력한다.
셰익스피어의 대작을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그것도 인간이 가지는 보편적인 문제와 엮어서 그 해결책을 함께 풀어본다. 성서처럼 도덕적 규율을 강요하거나 인생의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다양한 인생의 문제들에 대해 마치 셰익스피어가 속삭이듯이 작품을 통해 말을 건다. 이 문제들은 나 혼자 겪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것임을 깨달아 마음의 위안을 얻도록 안내한다.
마치 강한 바람은 사람의 외투를 벗기지 못하지만, 온화한 태양은 자발적으로 외투를 벗게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