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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한 끗 - 제품의 운명을 가른 선택의 순간들
비즈워치 생활경제부 지음 / 어바웃어북 / 2023년 3월
평점 :

자료 조사를 하거나 비주얼적인 데이터를 참고할 때 많이 들어가는 사이트 중에 하나가 바로 비즈워치다. 이번에 비즈워치 생활경제부에서 마케팅 역작을 하나 만들었다. 이름하여 <결정적 한 끗>이다. 대한민국에서 아직까지 장수하고 있는 평균 나이 65세가 넘는 관록의 제품 11가지를 소개한다.
내가 40대이니까 평균 나이 65세면 대부분 내 나이보다 많다. 그러니까 우리 부모님 세대에 개발해서 내가 먹었고, 지금 우리 아이들도 즐겨 먹는 것들이다. 그 제품들은 바로 스팸, 칠성사이다, 미원, 새우깡, 활명수, 월드콘, 죠리퐁, 컨디션, 오징어땅콩, 진로, 바나나맛우유이다.
대부분은 아직도 즐겨 먹는 것들이다. 이 중에서 스팸, 칠성사이다, 새우깡, 월드콘, 죠리퐁, 오징어땅콩, 바나나맛우유는 우리 아이들도 좋아한다. 3세대를 거쳐 그 명맥을 유지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품들이라 말할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제품은 구한말에 세상에 나와 126살을 먹은 활명수다. 그리고 그나마 나이가 어린 것이 31살의 컨디션이다. 역사적 순간에도 결정적 한 끗이 있듯이 이런 제품들이 히트를 치며 장수를 누린 데도 다 결정적 계기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책은 시작되었다.
무려 2년 동안 11개의 제품을 선정해서 자세하게 조사하고, 기존에는 나오지 않은 독특한 형식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객관적이고 새로운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서 해당 제품을 만드는 업체의 자료를 요청하지 않고 직접 조사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한 제품당 한 달 이상의 글쓰기 준비과정을 거쳤다고 하니 그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11개의 제품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배경과 역사에 대한 서술을 시작으로 오래도록 장수의 길로 접어들게 되는 과정을 심층적으로 파고든다. 정말 그들의 말과 시도대로 다른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자료와 표현들이 넘쳐난다.
제품에 대한 인터뷰는 임원들을 배제하고 해당 업무를 잘아는 실무진으로 한정하고, 실패에 순간에 집중한다. 결국 그런 제품들이 오래도록 장수하면서 사랑을 받는 이유는 결국 누군가의 집념이 있었다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언제난 변화를 추구했다고 한다. 한 번 만들어 놓고 팔리기만 기다리지도 않았고, 잘 팔린다고 손놓고 있지도 않았다. 제품의 기본적인 본질은 유지하되, 트렌드에 맞춰 고객들이 계속 찾을 수 있도록 많은 시도를 한 결과가 장수로 이어진 것이다.
대한민국의 굴곡진 역사와 사연많은 시대를 같이 보낸 11개의 제품들에 담긴 구구절절한 사연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100년 넘게 장수를 누리는 제품에서 오늘날 개발된 제품이 향후 100년간 사랑받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기에 충분한 책이다.
11개의 제품에 담긴 사연과 과정, 그리고 누군가의 눈물 어린 땀이 담겨 있어 이제는 더 사랑하면서 먹을 것 같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1개의 제품 외에도 꾸준히 더 장수하는 제품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전세계를 휩쓰는 K-열풍에 이어 11개의 제품이 해외에서 어떻게 활약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