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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독습법 - 읽기만 해도 이과적 사고가 머리에 심어지는
도미시마 유스케 지음, 유나현 옮김 / 지상사 / 2023년 2월
평점 :

나는 수학이 어려워서 문과를 선택한 전형적인 문과생이다. 그렇게 해서 선택한 학과가 경영학과다. 그런데 경영학과는 1학년부터 경영통계, 경영수학, 계량경제 등의 기본 수학을 가르친다. 그걸 모르고 지원했지만 이미 늦었다. 다시 통계학의 구렁텅이에서 헤맸던 기억이 생생하다.
'읽기만 해도 이과적 사고가 머리에 심어지는'이라는 헤드 카피에 속아 다시 한 번 도전해본다. 특히 이제는 시험이나 성적과 무관하게 교양 수준으로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선택한 것이 더 맞다고 할 수 있다. 대수학, 기하학, 미적분학, 통계학. 문과생의 마인드와 머리를 가진 사람이라면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만한 주제들이다.
저자는 이 책의 목표가 수학의 복잡한 방정식을 풀거나 수리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못 박는다. 오히려 수학적 사고를 위한 큰 틀을 이해하고,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과생은 물론이고 수학을 싫어하거나 포기한 문과생들도 꼭 읽어보라고 말한다.
핵심은 수학적 사고를 큰 틀에서 이해하고 다양한 의사결정 상황에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수학의 조감도를 머릿 속에 심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비즈니스 세계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주제로 대수학, 기하학, 미적분학, 통계학을 말한다.
대수학은 숫자를 문자로 치환하여 계산하는 것으로 '대(代)'는 미지수 대신 문자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즉 대수학은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알아내는 수학을 뜻한다. 기하학은 형태의 수학이다. 기하라는 단어는 '얼마'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즉 기하학은 형태와 숫자를 연결 짓는 학문이다. 즉 직사각형 모양의 토지에서 토지 면적이라는 숫자를 도출해 내는 것이 기하학이다.
미적분학은 내가 고등학교 때 가장 어려워한 분야 중 하나다. 미적분학은 미분과 적분을 합해서 부르는 말이다. 대상을 미세한 수준으로 분해함으로써 단순화시킨 계산 기술이 미분이고, 반대로 분해하여 계산한 결과를 쌓아 올려서 원래대로 되돌리는 계산 기술이 적분이다. 오늘날 비즈니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 중 하나라고 한다.
통계학은 말 그대로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된다. 거시적인 시각으로 어떤 현상이나 사회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학문이다.
AI, 머신러닝, 빅데이터 분석에는 통계학과 기하학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처리한다. 자율주행은 통계학의 응용이고, 로켓의 추진 원리나 드론의 자세 제어는 미적분학을 기초로 한다. 스마트폰으로 듣는 음악에는 기하학 범주에 있는 삼각함수가 사용된다.
학문으로서 수학을 공부할 때는 그냥 숫자만 보였는데, 우리가 실생활에서 접하고 사용하는 기술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들으니 수학이 조금은 친근해 보인다. 그리고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들이 생기는 듯 하다.
저자가 요약하는 수학의 4대 천황, 대수학, 기하학, 미적분학, 통계학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대수학은 모르는 것이 있으면 가설을 세워 문제를 해결한다. 기하학은 보이지 않는 것을 형상화하여 파악하여 결국 보이는 무언가로 구현해 낸다.
미적분학은 복잡한 것은 단순화하여 분석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세계를 더 잘 알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통계학은 거시적인 시각에서 어떤 현상의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게 도와준다.
이제 성인이 된 우리가 수학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은 달라져야 함을 느낀다. 학생 때처럼 문제를 풀고 답을 맞추는 것은 우리에게 의미가 없다. 우리 주위에 이미 수학적인 결과물들이 가득한데 그들의 운영 원리를 이해하고, 수학적 사고의 틀을 장착하면 이 책의 목표는 달성한 것이 아닐까?
이제 수학을 문제풀이가 아니라 사고방식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돌아볼 때가 되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