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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씨앗들 - 우리를 매혹시킨 치명적인 식물들
카티아 아스타피에프 지음, 권지현 옮김 / 돌배나무 / 2023년 1월
평점 :

나는 시골에서 자라 야생풀을 많이 접하고 살았다. 나중에 도시에 나와서 보니 내 주위에 흔하게 널려있던 많은 식물들을 식용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냉이, 달래, 돈나물이었다. 시골에서는 너무 흔해서 잘 먹지 않는 것들이었는데 도시에서는 건강을 위해 챙겨먹는 것들이었다. 신기했다.
지금도 나는 야생풀과 약초에 관심이 많다. 그렇다고 시골에서처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지는 못한다. 마침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식물들의 독 이야기를 담은 책을 찾았다. 우리 주위에 흔하게 있는 식물들의 위험성에 대한 안내서라고 할까?
책에서 소개되는 식물 중 내가 아는 것은 우엉, 큰멧돼지풀, 돼지풀, 삼나무, 서양주목, 마전, 삼, 독말풀 정도이다. 큰멧돼지풀의 진액은 피부염을 일으킨다고 한다. 돼지풀은 강한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식물은 우리에게 정말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자연의 선물이지만 인간으로서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착한 식물이나 나쁜 식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못 박는다. 식물은 그 자체로 그냥 식물일 뿐이며 우리 인간이 사용하면서 나쁜 결과를 일으킬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 상태에서는 그냥 바라보면 될 것이고, 우리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식물은 멀리하면 그만이다.
심지어는 이중성을 지닌 식물도 있다. 우리를 중독시키기나 죽게도 하지만 동시에 암과 같은 질병을 억제하는 성질을 가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부자라 불리는 약재는 적당량을 사용하면 특효약이 되지만 과하게 사용하면 독이 되는 경우도 이와 같을 것이다. 우리가 자주 먹는 우엉도 우리 옷에 들러붙어 귀찮게 하지만 이것이 '찍찍이'를 탄생시킨 아이디어를 준 것도 사실이다.
우리 주변에는 닮은 식물들이 참 많다. 심지어 당근, 곰취나물과 너무나 닮은 독초들도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식물을 더 잘 이해하고, 그들에게 흥미를 갖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다만 인간이 식물을 이용할 때 그들의 생리, 용도 등을 잘 파악하여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을 피했으면 한다.
천사의 나팔꽃이라 불리는 독말풀은 독성이 매우 강한 식물이다. 우리 주변에서 정말 쉽게 발견되는 식물이다. 야생보다는 식물원이나 조경용으로 많이 본 식물이다. 독말풀에는 아트로핀과 스코롤라민 등 강력한 알칼로이드가 들어 있다. 신경계에 작용하며 항경련 효과가 있다.
독말풀은 환각을 일으키고 경련, 장기적인 시각장애, 공황장애, 질식 등에 이어 혼수상태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정말 아름다운 외모에 비해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운 식물이다.
그러나 독초도 적당량을 사용하면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독말풀은 천식 증상을 완화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만 치료를 위한 함량과 독성을 일으키는 함량의 차이가 거의 없어서 잘 사용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런 독성으로 인해 독말풀은 옛날부터 범죄나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독말풀뿐 아니라 인간에게 해로울 수 있는 식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식물의 자생, 특성, 독성, 얽힌 역사적인 이야기 등을 통해 식물을 이해하고, 전문가의 의견대로 절대 식용하거나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눈으로만 바라보고 식물 그 자체로 인정해주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식물과 접촉하고 식용을 하고자 한다면 잘 알아보고 검증된 식물만 이용해야 할 듯 하다. 모처럼 신기한 지식을 배워보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