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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검사들 - 수사도 구속도 기소도 제멋대로인 검찰의 실체를 추적하다
최정규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9월
평점 :

2021년부터 검찰 권력을 분산하는 작업이 계속되었다. 많은 드라마에서는 검찰의 기소권 남용에 대한 이야기들이 다루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검찰만이 기소권이 있기 때문에 판사의 판단을 받아볼 기회조차 박탈되는 경우가 많다. 검찰이 기소를 하지 않는다면 재판을 받을 수도 없는 것이다.
검찰 기소권 독점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경찰에 기소권을 주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그러나 권력이 집중되면 부패하기 마련이다. 검찰에서 생긴 문제가 경찰에서는 생기지 않을까? 권력의 적절한 분배가 필요한 상황인 듯 하다.
대한민국은 권력과 가까운 법조인은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국민과 가까운 법조인은 어려운 생활을 하는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법에도 자본주의의 논리는 적용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약자의 편에 서서 부당하고 불공정한 법과 법을 악용하는 법조인들 때문에 고통받는 국민들을 변호한다.
재심전문 박준영 변호사처럼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무리 좋은 뜻을 품고 있어도 정상적인 가정생활과 경제생활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약자의 편에 서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저자는 진보당 사건, 서울지검 고문치사 사건, 유령 대리 수술 사건, 사찰 노예 사건, 신안군 염전 노예 사건 등 검찰의 공정과 정의가 사망한 사건 11개의 리스트를 공개한다. 대부분은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사건들이지만 정당한 기소가 이루어졌는지 궁금해지는 사건들이다.
검찰청에서 공익법무관을 지내면서 겪은 일반 국민들의 고충을 보면서 왜 검찰은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서지 않는것일까라는 의문을 품는다. 검찰이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적극 홍보하면서도 민원실에서 검사를 만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인 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검찰을 가장 가까이에서 객관적으로 들여다본 저자는 검찰의 역사와 검찰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오해를 다룬다. 더불어 검찰조직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가 선행될 수 있도록 설명을 한다.
법은 힘 없는 자들을 지켜야 하는 것이 정의이다. 하지만 저자는 대놓고 힘없는 자는 넘을 수 없는 것이 최고의 수사기관인 검찰의 문턱이라고 말한다. TV 드라마를 봐도 법과 검찰은 다분히 재벌과 힘 있는 자들의 편처럼 보인다.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는 장치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유령 대리 수술 사건을 상해죄가 아닌 사기죄로만 기소를 하고, 지적장애인 노동력 착취 사건들에는 공통적으로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검찰. 임금 체불 근로자와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해주지 못하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법이고 검찰이다.
특히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아온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는 볼만하다. 검사들끼리 봐주고 눈 감아주는 것은 다반사라고 한다. 심지어는 증거 조작에도 반성하는 태도가 없다고 한다. 드라마에 나오는 소재가 현실을 바탕으로 함을 이견의 여지가 없을 듯 하다. 특히 검찰 내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사건조차도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지는 않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저자는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정치인들의 정치논리가 아닌 시민들의 권리를 찾고 편리를 누릴 수 있도록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는 없어져야 하고, 가해자 및 피해자에 대한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마지막으로 담당 검사를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
나도 저자의 의견에 동감한다. 드라마에 나오는 일들이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 이제는 더 놀랍지도 않다. 법이 주장하는 대로 정의가 구현되는 방향으로 검찰이 개혁되었으면 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