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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디바이드 시대가 온다 - 팬데믹 이후, 한국사회의 지역·디지털·기업을 양극단으로 가르는 K자형 곡선의 경고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지음 / 월요일의꿈 / 2022년 4월
평점 :

코로나19가 발생한지도 3년을 향해 가고 있다. 코로나에 대한 만성적인 피로도가 누적되고, 치명도 또한 초반보다 낮아지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당장 다음 주면 일상 생활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이 허용되는 분위기다. 너무나 많은 것들을 잃은 지난 3년이다.
이런 일상으로의 시도는 미디어에서 제일 먼저 나타난다. 영화, 드라마, 예능을 통해 회복되는 일상이 소개되고 있다. 그 동안 미뤄놓기만 했던 영화 개봉도 줄을 잇고 있다. 또한 이런 변화는 도서 분야에서도 활발해서 '포스트 코로나'라는 제목을 단 책들이 자주 보인다.
이 책도 코로나로 인해 망가진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제언을 담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은 다른 책들과 다르게 기술이나 미래 전망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계 회복의 측면을 다루기 때문이다. 많은 분야에서 양극화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코로나는 이를 더욱 심화시켰다.
지역, 사회, 디지털에 관한 양극화의 현상과 문제점, 그리고 미래에 대한 준비 등을 다룬다. 16명의 저자 중 11명이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소속이다. 과학을 다루는 부서에서 과학적이라기보다는 인문학과 사회학에 가까운 주제를 다룬 이유는 뭘까? 심히 궁금해 지는 부분이다.
양극화는 좋은 의미로 쓰이는 단어가 아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는 부의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3가지 차원의 양극화를 다룬다. 공간적인 측면에서의 지역 양극화, 이해관계자로서의 기업 양극화, 그리고 양극화를 더욱 가속화 시키는 디지털 양극화를 다룬다. 이런 양극화의 원인으로 저성장 시대의 '불안감', 확고하게 형성된 구조화된 '불평등', '과학기술'의 차별적 수혜를 든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혁명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잉여 인간'이 된다고도 한다. 99.99%의 잉여 인간은 0.01%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간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잉여 인간들을 위한 기본소득을 설계하고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말 무서운 이야기다. 0.01%에 속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 '설국열차'와 같은 현실에 처하게 되는 걸까?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와 글로벌을 막론하고 지역 경계의 의미가 많이 희석된 느낌이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기업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고, 인터넷을 통해 지역을 넘나들면서 사업을 한다. 줌(Zoom)으로 시작된 교육 현장의 비대면 온라인 학습으로 인해 교육 현장이 가장 많이 바뀌기도 했다.
특히 인구의 감소로 위기감을 느끼는 지역 대학들의 생존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지고 있다. 디지털 교육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양극화는 이해관계로 맺어진 기업에서 더 심각하다.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많아지면서 대기업과의 격차는 점점 심해진다.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이라 보여진다. 비대면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는 대면 산업들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양극화 현상의 미래를 진단한다. 저자들은 양극화 미래의 시나리오를 중단 없는 성장 미래, 붕괴 미래, 보존 미래, 변형 미래의 4가지로 제시한다. 지금부터 제대로된 진단을 통해 잘 준비한다면 중단 없이 계속 성장하는 미래와 가상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누리는 변형 미래를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논문을 방불케하는 지식을 담은 책이다. 다소 어려운 감이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거시적 시각을 주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