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피니
코너 오클레어리 지음, 김정아 옮김 / 가나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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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워런 버핏, 마크 주커버그, 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 등. 아마도 전세계 사람 누구나 알 수 있는 알려진 슈퍼리치들이다. 경제에 대한 지식이 조금은 있고, 미디어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자산 단위가 이미 조단위를 넘어서고 있고, 기부 금액 또한 엄청나다.



빌 게이츠는 한창 전성 시대에 회사를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은퇴해서 배우자와 빌 게이츠 기부재단을 세웠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미국 및 전세계의 다양한 분야에 자금 지원을 통한 기부를 하고 있다. 이런 빌 게이츠를 포함하여 미국 슈퍼리츠들의 기부에 크게 영향을 준 사람이 있다고 한다. 바로 이 책 <척 피니>의 주인공 '척 피니'다.



무일푼 청년 창업가에서 시작하여 9.4조의 재산을 기부한 진짜 부자라고 소개한다. 9조원의 재산도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지만 기부 금액이 9조를 넘는다는 것은 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특히나 내가 만나본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기부에 생각보다 인색했다. 아마도 올해에 내가 만난 최고의 인물이며, 최고의 책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척 피니라는 인간에 대한 자서전이며, 자수성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계발서이며,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성공 안내서라고 자신한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사업에 실패하고 성공하는 삶의 일대기를 약 500페이지에 걸쳐 자세하게 담았다.



'빌 게이츠, 워런 버핏의 롤모델이자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모두 은밀하게 기부한 억만장자 척 피니'라는 문구가 없었다면 아마 쳐다보지도 않았을지 모른다. 세계 최고 부자들의 롤모델이라 불리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이끌었다.



저자는 척의 이야기를 책을 내기 위해서 척의 기부 일정을 동행했다. 미국 본토부터 영국, 프랑스, 베트남, 홍콩, 버뮤다 등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면서 수십 명과 인터뷰했다. 척에 대한 자료를 모으는 데 척과 친한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척과 사이가 틀어진 사람들까지도 발 벗고 나서는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척 피니는 고달픈 유년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피니의 가족은 이웃을 보살피는 사람들이었다. 척 피니가 돈 버는 재주를 드러낸 것은 10살 무렵부터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카드를 팔았고, 또 바쁜 우체부를 도와 크리스마스 편지를 부치고 몇십 센트를 더 벌었다. 그는 계속해서 돈 벌 궁리를 해내는 아이였다.



자수성가한 부자들의 유년시절은 대부분 비슷한 점이 있다. 물건을 파는 것에 관심이 많고 그 방법들을 고민한다는 것이다. 척 피니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팔고 우체부를 도와주면서 사업을 확장할 때는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어렸을 때 눈 앞에 보이는 것을 소비하는 대부분의 아이들과 달리 생산적인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아이였던 것이다.



척 피니는 세계 최대 면세점 체인 DFS의 창업자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공항에서 면세품을 판다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척은 하와이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면세점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일본 경제가 살아나면서 1억명이 넘는 일본 인구의 해외여행이 풀리면서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일본에서 복무했던 척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일푼에서 시작하여 자동차 판매 사업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척 피니를 살린 것은 면세점 사업이다. 실패를 딛고 다시 성공의 가도를 달린 것이다. 성공한 사업가들은 한결같이 같은 말을 한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도전하라고. 이 말은 척 피니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여러 번의 부침은 있었지만 그는 조 단위의 재산을 만들었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조단위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사업 구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척 피니가 살던 시대는 사실 인터넷을 통한 사업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조 이상의 재산을 모을 정도라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부자가 아닐까? 거기에 전 재산의 전부를 기부한 사업가라면 어느 누가 존경하지 않겠는가?



동양에 '공수레 공수거'라는 말이 있고, 법정 스님의 '무소유'라는 말을 가장 잘 실천한 슈퍼리치가 아닐까? 부자들에게 기부를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척 피니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한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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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라는 숲 - 숲을 곁에 두고 나무만 바라보는 부모를 위한 12가지 철학 수업
이진민 지음 / 웨일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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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등학생 남자 아이 둘을 키우는 아빠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이 자녀를 낳아 사회의 일원으로 키우는 것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중이다. 아이들은 내가 자랄 때처럼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한다는 철학으로 도시에서 조금은 떨어져 있는 시골 학교를 보냈었다. 아이는 재미 있게 놀면서 뛰어놀 수 있는 그 학교를 매우 좋아했다. 둘째도.



문제는 사람이다. 전교생이 100명 남짓한 조그마한 학교에서 아이들이 세력을 형성해서 아들을 괴롭히는 것이다. 2학년부터 시작된 고정관념은 학년이 올라가도 같은 애들뿐이라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이를 잘 설득해서 더 큰 학교로 전학을 보냈다. 지금은 아들도 어느 정도 만족하고 행복해 한다.



나도 저자처럼 이 험한 세상에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는 사실에 정말 미안할 따름이다. 치열한 경쟁, 아이같지 않고 나쁜 것을 일찍 배우는 아이들, 환경 문제, 팬데믹 문제 등 아이들에게는 어느 것도 안전한 것이 없다. 이 책은 이런 세상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이어령 교수는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다이아몬드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 다이아몬드를 꺼내는 교육이 아니라 남의 생각을 주입하려는 교육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광부가 광산에서 다이아몬드를 깨내듯 우리도 아이들이 스스로에게서 다이아몬드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밖에서만 받아 들이지 말고 안에서도 무언가를 찾는 연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침 저자는 인간은 평생 놀고 다치고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상처를 받는다. 마흔이 넘은 작가도 다친다고 말한다. 물론 나도 매일 마음을 다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칠 수 밖에 없다. 내 아이들이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되,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두려워하라고 말한다. 내 아이들이 상처받는 것은 성장을 위한 것이며 흠이 아니다. 보이는 상처를 보듬어 주고, 안 보이는 상처도 껴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남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용서를 구하도록 가르치라고 말한다.



내 아이가 상처를 받는 것에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 다만 부당한 대우로 인한 상처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바로 잡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실수하고 상처 받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잘 살펴 껴안아 주는 마음이 필요할 듯 하다.



저자는 아이들이 잘 듣고 잘 읽고 잘 쓰고 좋은 질문을 만드는 일을 배웠으면 한다고 말한다. 문제를 몇 문제를 맞추고 합격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공부의 대상과 방식이 바뀌어도 무조건 적용할 수 있는 해답이다. 사람을 판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의 대답이 아닌 질문을 보는 것이다. 질문의 깊이가 사람의 깊이를 결정하고, 질문의 크기가 삶의 크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철학적인 말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영어단어를 외우게 하고, 수학 문제를 더 잘 풀도록 하기 위해 학원을 보낸다. 저자는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좋은 질문을 만드는 일이라고 한다. 잘 읽고 잘 이해하고 잘 표현하는 능력을 갈고 닦으면 그 아이는 어떤 기회든 놓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가 너무 현실에 매몰되어 진짜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저자는 놀이란 아이들이 세상에 나가 실전을 치르기 전에 핵심 기술을 배우고 연습해 볼 수 있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놀이는 주도성, 자발성, 즐거움, 무목적성의 특징을 갖는다. 아들들이 어려서부터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공룡 이름을 술술 대는 것이 신기했었다. 이는 아이들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즐거워서 스스로 해낸 것이다. 놀이는 일이나 공부의 반대말은 아니라고 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즐거움을 찾아서 하는 행위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놀이를 되돌려 주고 싶다. 다만 그 놀이가 스마트폰 게임에 집중되는 것이 걱정될 뿐이다. 저자의 지혜를 빌려 아이들에게 놀이를 돌려주면서 현명한 스마트폰 생활을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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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는 철학자 - 운전이 어떻게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매슈 크로퍼드 지음, 성원 옮김 / 시공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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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면 누구나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로망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스스로 정비까지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할리 데이비슨은 아마도 세계의 모든 남자들의 이런 욕구를 건드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도 저자처럼 오토바이를 몰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셀프 정비도 하는 생활에 도전을 해보고 싶다.



나는 <운전하는 철학자>라는 특이한 이름에 끌렸다. 철학은 나에게 정말 어려운 분야다. 1년 전에 나라면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책이다. 자기계발서와 경영경제서를 탐독하던 나는 시야가 너무 좁아지는 듯하여 분야를 좀더 다양하게 접해보기로 한 결정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운전'이라는 행위를 통해 '인간다움'에 대해 다룬다.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돌리고 다양한 장치를 조절하고 브레이크를 밟는 모든 행위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저자는 운전을 통해 가장 인간다워지고 가장 나다워진다고 말한다. 주도권이라는 측면에서 운전은 완벽하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다. 직접 클러치를 밟고 핸들을 돌리면서 원하는 속도로 원하는 곳으로 나아간다. 스스로 주도적으로 운전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완벽하게 인간성을 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개발되고 있는 세상이다. 이제 인간은 스스로 움직여 핸들을 잡을 필요도, 클러치나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도 없어질 것이다. 인간은 너무나 편해질 것이며 스마트한 운전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런 편리함 뒤에 도사리는 위험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안전과 효율을 담보로 나의 통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통제를 받아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책은 크게 4가지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약간은 난해하지만 운전과 관련된 테마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 개인의 소유로서의 운전, 스포츠와 놀이로서의 운전, 자치와 통제로서의 운전,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변화하는 운전에 대해 다룬다.



운전하는 행위를 온전한 휴머니즘의 발현으로 보는 저자는 자율주행차의 발전은 인간성을 훼손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지금은 누구도 내가 운전을 하더라도 추적하거나, 방향을 지시하거나, 관리하지 않는다.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가는 방랑자다. 사회의 어떤 시스템도 나의 운전과 내가 가야할 길에 간섭하지 않는다.



인간은 모터스포츠를 통해 호전적인 에너지를 가진 인간 본성의 일부를 발견한다. 모터를 전쟁과 관련해 서술한 장은 매우 흥미롭다. 그의 철학적 세계와 신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운전을 도로 위의 주권 행사로 본다. 운전을 하는 것은 인간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하는 기술이고, 운전대를 잡을 때 비로소 이런 자유로움을 느낄 자격이 생긴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운전에 제약을 받게 되면 자유의 속박을 느낀다. 운전은 곧 자유로움의 상징이며, 도로 위의 주권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철학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는 상당히 난해한 책이다. 운전이라는 행위에 대한 사고의 확장이 이렇게까지 광범위하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생각하는 것은 신이 사람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 운전이라는 행위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경험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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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죽이는 건 언제나 나였다 - 내 안의 천재를 죽이는 범인(凡人)에 대하여
기타노 유이가 지음, 민혜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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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평범한 사람은 천재를 죽이는 걸까?"



저자는 이 질문 한마디로 책을 시작한다. 세상에는 재능이 많은 사람이 정말 많다. 하지만 자신의 타고난 재능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더 많다. 나 또한 그 중 한 명이다. 나도 분명 남보다 잘하는 무언가가 하나는 있을 것 같은데 도무지 찾기가 쉽지 않다. 내 남은 인생의 2막은 그 재능으로 행복하면 좋겠다.



저자는 내 안에 천재, 수재, 범인이 모두 존재한다고 본다. 그리고 내 안에 공존하는 천재와 수재와 범인이 공생할 때 우리는 비로소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진 능력치를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저자는 가장 중요한 것이 내 안에 공존하는 3가지가 '공감'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말한다. 타인과의 공감과 소통은 너무나 흔하게 듣는 말이지만 자신과의 공감과 소통은 또 다른 이야기다. 소통을 제대로 해야 공감을 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에게도 해당한다. 타인과는 끊임없이 소통하려고 노력하면서 자신과는 소통하려고 하지 않는 것에 경종을 울린다.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그 동안 찾으려고 노력했으나 찾지 못한 사람이라면 지금부터 도전해 보자.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나의 가치와 목표, 나의 강점과 약점, 나의 아군과 적군이 무엇인지 차분히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렇게 찾은 것들을 연결하고 스스로에 공감할 수 있다면 나의 재능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P38


"범인이 천재한테 느끼는 감정은 차가워. 천재가 성과를 내기 전까지는 그냥 괴짜로밖에 안 보이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배척하려는 경향이 있거든. 천재가 조직의 분위기를 해치는 사차원처럼 보이는 거야. 그래서 천재와 범인 사이에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단절'이야말로 천재를 죽이는 요인이지."



결국 우리 안의 천재성은 내 안에 존재하는 천재와 범인과의 커뮤니케이션 단절에 기인한다. 커뮤니케니션의 단절은 축과 평가로 이루어진다. 축은 한 사람이 '가치'를 판단하는 데 전제가 되는 것으로 절대적인 기준이다. 반면 평가는 축을 바탕으로 좋고 나쁜 가치평가를 하는 것으로 상대적인 기준이다.



저자는 천재는 범인에게 살해당한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우리가 어느 순간 창의력을 잃게 되는 것을 살해당했다고 표현한다. 예상했겠지만 창의력을 잃는 천재의 살해는 99.9% 커뮤니케이션의 단절로 본다. 이는 대부분의 대기업이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는 이유와 맥이 닿아 있다.



천재는 수재에게는 관심이 없다. 그런데 의외로 범인에게는 이해받고 싶어한다. 세상을 발전시키고 싶어하는 천재는 범인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천재는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의미에서 창조적인가를 평가한다면, 범인은 그 사람이나 생각에 공감할 수 있는가로 평가한다. 천재와 범인의 축은 근본적으로 다르고 우열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머릿수 차이다. 따라서 범인이 마음만 먹으면 천재를 죽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P229


천재는 창의력, 수재는 실행력, 범인은 공감력을 대표한다. 비즈니스에서 천재는 창조하고 수재는 그것을 확대하며 범인은 수익을 창출한다. 범인은 공감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천재를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계속 창조해 나간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이런 일은 내 마음 속에서도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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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이어령의 서원시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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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문화부장관을 역임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꼽히는 이어령 교수가 타계한지도 1달이 지나가고 있다. 2월 26일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을 것이다. 나 또한 교수님과의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마도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쳤기 때문이 아닐까?



이어령 교수님 유고 이후 교수님의 저서 출간붐이 일었다. 그 많은 책 중에서 왜인지는 몰라도 이 책이 내 마음을 끌었다. 이어령 교수의 서원시라는 표제가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교수님은 누구나 마음속에 생각의 보석을 하나씩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캐내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게 잠들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한 사람의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생각이나 능력을 밖으로 캐내기 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남의 생각과 이념들을 머리와 가슴에 주입시키는 세뇌 작용을 한다.



이로 인해 우리는 교육으로 다져진 편견과 고정관념, 그리고 이분화된 흑백논리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가두고 스스로 한계를 규정한다. 본인 안에 내재된 능력을 다이아몬드 캐듯이 깨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아니 우리는 우리 안에 다이아몬드가 들어 있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는 것 같다.



교수님은 기존 잘못된 교육 시스템으로 인해 사고의 틀 속에 갇혀 자유로운 사고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내가 가지고 있는 빛의 원석을 어두운 지하 갱으로 찾아 들어가 꺼내오도록, 사방이 확 트인 열린 초원에서 자유롭게 사고가 달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썼다고 한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때 안에서는 병아리가 부리로 쪼고, 밖에서 어미 닭이 부리로 쪼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스스로 생각의 틀을 깨고 나올 수 없다면 밖에서라도 도와야 한다는 심정으로 이 책을 쓰신 것은 아닐까?



책에는 총 13가지 테마의 생각할 거리들이 들어있다. 각 테마마다 2~4개의 연관된 주제들이 같이 들어 있어서 생각의 확장에 도움이 된다.



교수님은 벽을 넘는 두 가지 방법이라는 테마를 통해 벽을 긁는 글, 그림, 그리움을 다룬다. 벽이 생긴 이유와 더불어 창을 내고, 벽을 긁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이는 또한 그리움을 담는다. 이 주제에 대한 생각은 '아오모리의 벽화'로 옮아간다. 아오모리 탄광의 벽에는 고향이 그리워서, 어무니가 보고 싶어서 손톱으로 벽을 긁어 글을 쓴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벽에 쓴 글이나 그림은 그리움을 드러낸다.



이 생각의 흐름은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벽'이라는 주제로 옮아간다. 도시든 개인의 삶이든 모든 것은 두꺼운 벽을 기본으로 이루어진다. 서양 도시국가의 성은 인간과 자연을 완벽하고 둘로 나누고 그 대립의 경계를 명확하게 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집은 기둥을 먼저 세워놓고 집을 짓는다. 그래서 전통 한옥은 벽을 터도 무너지지 않지만 양옥은 집 전체가 무너지고 만다.



마지막으로 주제는 '지하실 문화와 개구멍 문화'로 이어진다. 생각의 흐름이 막히지 않고 끊임없이 확장됨을 느낀다. 서양 건축에는 지하실이 있지만 한국의 전통 건축에는 지하실이 없다. 대신 개구멍을 통해 벽을 횡단한다.



책은 총 13가지 테마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안내한다. 나도 모르게 세뇌되어진 생각의 틀에 갇힌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경험을 유도한다.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생각지도 못한 나의 생각의 가능성을 풀어보면 좋을 듯 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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