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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권력자편 ㅣ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4월
평점 :

코로나가 터지고 모든 외부활동이 멈추면서 내가 즐겨보던 프로그램들이 있다. 바로 여행지를 탐방하는 프로그램과 tvN의 <벌거벗은 세계사>이다. 특히 <벌거벗은 세계사>는 여행과 역사를 좋아하는 나를 100%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고 찾아서 보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코로나가 지나고 사업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시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지 못했다. 그 중에서 '권력자편'은 1편도 보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책으로 나와서 읽어보려 한다. 책을 다 읽고 영상을 본다면 더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는 헨리 8세, 표트르 대제, 서태후, 케네디 가문, 처칠, 스탈린, 엘리자베스 2세, 도널드 트럼프, 푸틴, 빈 살만 등 총 10명의 권력자를 다룬다. 중세 시대 이후부터 현재에 까지 자국은 물론 전세계에까지 영향력을 미친 권력자들이다. 특히 가장 최근까지 영향을 미친 엘리자베스 2세, 도널드 트럼프, 푸틴, 빈 살만에 대해 흥미가 갔다.
나는 이 중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절대적 권력을 가진 무함마드 빈 살만에 대한 스토리에 관심이 갔다. 매년 '포브스'가 집계하는 공식 부자 순위에는 오르지 못하지만 비공식적으로 세계 제 1의 부자라고 여겨진다. 막강한 오일머니를 배경을 가진 빈 살만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총리이자 왕위 승계 서열 1위로 그 권력이 막강하다. 빈 살만의 재산은 CNBC 추정에 의하면 약 2조 달러로, 한화로 2,600조 원이 넘는다.
그의 인생 스토리가 매력적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시대에나 나올법한 왕위 계승 스토리가 흥미롭다. 그는 25번째 왕자의 6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전통적인 왕위 계승 방식을 따른다면 왕위 계승과는 전혀 먼 인물이었다. 당시 국왕의 자녀들이 낳은 손자들은 1,000명이 넘었다고 하니 정확한 서열 파악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어느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한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그가 지금의 사우디아라비아를 장악하고 있을까? 당시 국왕은 왕위 세습을 위한 문제를 막기 위해 형제끼리 세습하라는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왕의 자식이 아닌 아들끼리 왕위를 물려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 결단으로 빈 살만은 왕위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아예 없어진 것이다.
1992년에 아버지의 형이었던 국왕 파흐드가 부자 승계가 가능하도록 만들었지만 여전히 그는 왕위 계승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는 어머니의 지혜로 매일 아버지와 점심식사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장남과 셋째 형이 세상을 떠나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더 얻게 되었다.
이후 해외 유학을 간 형들과 달리 뛰어난 성적에도 국내에 머물면서 주지사인 아버지와 같이 다니면서 자신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고, 이는 향후 신의 한 수 였다.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돈의 중요성을 알았고, 주식투자와 토지 거래 등을 통해 거부를 축적한다.
이후 여러가지 역사적 사건들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를 왕위의 자리로 인도하고 있었다. 주지사인 아버지의 비서로 착실히 후계 수업을 받았고, 예멘 내전과 미국과의 관계 등을 통해 그의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한다. 이후로 이어지는 거대한 사건들이 그를 32세의 나이에 최고의 실권자가 되도록 만들었다.
왕위 계승을 할 수 없는 서열 몇 백위에 그쳐야 했던 그의 운명을 체념하고 있었다면 오늘날의 무함마드 빈 살만은 없었을 것이다. 그의 어머니의 전략과 그의 전략이 맞아 떨어지고, 마침 왕위 계승 선순위들이 사라지면서 그의 왕위 계승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주지사인 아버지 옆에서 다양한 정세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졌으며, 스스로도 문제 해결 능력을 적극적으로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의 인생 이야기는 금수저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라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진정한 흑수저의 아름다운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네옴시티로 인해 전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그는 아직 젊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개인 재산도 상상을 불허한다. 그가 펼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가 기대된다. 그가 다른 독재자들처럼 부패하지 않고 끝까지 멋진 리더십을 부여주길 기원해본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