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게스 - 불확실성을 확신으로 바꾸는 맥락의 뇌과학
이인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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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자들은 우리의 뇌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대단하다고 말한다. 천재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조차도 뇌 전체의 30%도 활용하지 못했다고 하니 뇌의 가능성은 얼마나 대단한 것일까? 예전에 뇌의 100%을 활용하면 어떻게 될것인가를 다룬 영화가 있었다. 제목이 잘 기억이 나지는 엄청난 일들이 일어나는 것으로 전개가 되었었다.


우리의 뇌는 정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우리의 뇌를 잘 모른다. 지금은 뇌과학이라는 학문으로 뇌의 많은 부분이 연구되고 있지만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 평생을 뇌과학 연구에 매진한 필자는 뇌인지과학적 측면에서 뇌의 맥락적 추론을 강조한다.


우리의 뇌가 개인에 따라 활성화되는 정도도 다르고 작동 방식도 조금씩 다를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거대한 뇌의 작동 원칙을 설명한다. 그리고 뇌 작동의 근본 원리로 '맥락적 추론'을 제시한다.


개인들이 경험한 내용에 따라 뇌가 반응하는 것은 다르겠지만 기본적인 작동원리는 같다는 전제를 단다. 기본적인 작동원리가 동일하기 때문에 나에게 일어나는 개별 사건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타인의 행동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서 더 잘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의 뇌는 애매한 정보가 들어오면 거대한 작동원칙에 따라 맥락적 추론을 한다. 이는 우리가 보이는 것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뇌가 볼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을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소 어려운 말이기는 하지만 '척보면 안다'라는 말처럼 작동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 속담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라는 말이 있다. 맥락적 추론에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우리는 자라를 본 적이 있고, 또한 그로 인해 놀란 경험이 있다. 자라는 솥뚜껑과 비슷하게 생겼다. 따라서 솥뚜껑을 보면 자라를 연상하게 되고 놀라게 되는 반응이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이런 식으로 추론을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지식이 맥락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이런 과정이 바로 전문가가 되는 과정이다. 즉 전문가는 자신만의 맥락을 만들어가는 사람인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의 시대가 빠르가 도래하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어디까지 대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하지만 이런 맥락적 시각은 인공지능의 시대에도 개인의 정체성을 부각시켜 더 인간적으로 강화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내용을 공부하고 동일한 영상을 보면서 획일성이 강화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개인적인 경험을 더 강화하고 개인 맞춤형으로 뇌를 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마치 개인마다 운동을 통해 강화시키는 몸의 부위가 다르듯이 말이다.


뇌과학을 통한 맥락적 추론의 과정을 이해한다면 우리 뇌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갈 것이다. 그에 더해 뇌의 가소성 이론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대로 우리 뇌의 구조를 바꾸어 간다면 인공지능의 시대에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는 한 개인의 정체성을 바로 세울 수 있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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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징비록 (패브릭 양장 에디션) - 국보 132로 오리지널 초판본 패브릭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류성룡 지음, 김문정 옮김 / 더스토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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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민 감독이 10년의 대장정 끝에 이순신과 임진왜란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역사적 순서는 한산, 명량, 노량이지만 영화는 명량, 한산, 노량으로 이어졌다. 명량은 1,7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천만 영화로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임진왜란의 완결판인 노량은 400만명 대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순신과 임진왜란으로 유명한 1592년에서 1598년의 기록은 이순신의 '난중일기'가 가장 유명하다. 난중일기가 이순신이 남쪽 바다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한 전쟁의 기록이라면, 서애 류성룡이 쓴 '징비록'은 임금 곁에서 일어난 일들을 적은 국가기록에 가깝다. 물론 둘다 개인이 기록한 결과물이지만 징비록은 임진왜란 당시 전후 사정과 국내외 사정을 잘 다루고 있다.


특히 임진왜란의 3대 대첩이라 불리는 이순신의 한산도대첩, 김시민의 진주대첩, 권율의 행주대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임진왜란 전후의 일본과 중국의 상황에 대해 잘 서술되어 있어 전쟁의 이유와 결과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특히 이순신 장군을 대하는 태도와 그와 관련된 내용들이 잘 설명되어 있다. 이순신을 아끼는 류성룡 선생의 마음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이는 이순신을 생각하는 마음이기에 앞서 조선을 생각하는 마음이라 생각된다.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국왕이 피란가는 과정, 그리고 명나라에 급박하게 구원군을 요청하는 것들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순신의 난중일기에서는 알 수 없는 임진왜란 중의 또 다른 사실이다. 바다에서 이순신이 열심히 싸웠지만 평양성까지 치고 올라온 왜군을 맞아 싸운 평양성 전투의 치열함이 생생하다. 또한 우리가 교과서에서만 들었던 의병들의 활약상이 꽤 자세하게 적혀 있어 코 끝이 찡해온다.


평양성을 빼앗기고 다시 찾아오는 과정, 진주성에서 권율 장군이 대승을 거두는 장면 등은 이순신의 치열한 해전만큼이나 강렬하게 다가온다. 이순신이 모함으로 인해 투옥되면서 조선 수군이 전멸하게 되는 과정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안타깝다. 오직 정의만을 위해 싸운 이순신에 대해 조정의 대신들의 자신들의 실리만을 따지는 꼴이라니.


지금의 상황과 너무 유사하다. 지금의 정치인들에게서 국민을 위한 마음은 찾아볼 길이 없다. 그들의 이권을 위해, 오직 자신들의 이로움을 위해 싸우고 욕하고 폭로하는 것들이 난무하다. 이 정치인들이야말로 500년 전에 이순신을 모함하고 죽일 수 있었던 자들과 무엇이 다를까? 지금 이 시대에는 류성룡 선생과 같은 사람이 없은걸까? 개탄스럽기 그지 없다.




마지막은 구국의 영웅, 이순신에 대한 소개로 마무리한다. 이순신 장군의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강직한 성격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임진왜란 당시의 그의 강직함과 정의로움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고, 주변의 평판은 어땠는지를 다룬다. 그 때뿐 아니라 지금도 쉽게 가질 수 없는 최고의 경지를 보여준다.


특히 가진 재능에 비해 명이 짧음을 많이 아쉬워한다. 자신보다 먼저 죽은 형들의 자녀를 잘 챙겼으며 자기관리에 철저했다. 통제사로 군중에 있을 때는 밤낮으로 경계를 놓지 않고 갑옷조차 벗지 않았다. 전략 전술에도 능해서 매번 일본의 침략을 사전에 알아차리고 준비하는 전쟁의 신이었다.


마지막 이순신에 대해 논하는 류성룡의 논조는 안타까움이다. 좀더 오래 살았더라면 조선에 더 많은 도움이 되었을 사람이다. 이순신도 훌륭하지만 조선의 조정에 류성룡 같은 사람이 있었기에 이순신을 제대로 기용할 수 있었고, 임진왜란을 잘 이겨낼 수 있지 않았을까? 이순신을 논할 때 난중일기와 더불어 징비록을 읽어야할 필요가 있다.


임진왜란을 이순신으로만 보지말고 조선의 전체에서 볼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한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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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는 설렘이다 - 김학주 교수가 들려주는 필승 투자 전략
김학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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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는 부동산 투자와 함께 투자 시장을 양분한다. 일반인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두 시장의 특징을 알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특히 주식 시장은 전문가들도 헤맬만큼 힘든 시장이 되고 있다. 필자는 최고의 애널리스트로 인정받을만큼 주식 시장의 고수이다.


필자는 주식 투자도 공부를 많이 하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말한다. 한국의 증시는 정책 변수와 신성장 산업으로 인해 변수가 많아지고 있다. 현재의 주식 시장은 과거보다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일수록 더 공부해야 한다.


투자 시장은 사람들의 탐욕으로 인해 굴러간다. 인간의 탐욕이 충족되면 좋지만 대부분은 탐욕으로만 끝나기 때문에 우울증과 불안증이 생겨난다. 우리의 탐욕을 정확한 정보와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결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주식 투자 공부가 더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대부분의 주식투자서가 과거를 다룬다. 과거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일정 패턴을 추출한 후 미래를 예측하려고 한다. 필자는 미래를 다룬다. 주식 투자를 하면서 만날 수 있는 상황을 미래 예측해보고 해결책도 제시한다. 더불어 기업의 근본적인 내재가치에 기반한 투자를 위해 기업가치 분석을 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주식 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들이 제일 궁금한 것은 아마도 어떤 책을 먼저 읽어야 하는지일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한 기본 지침서가 될 것이다. 일단 투자 지식을 쌓기 전에 왜 투자가 어려운지 분석한다. 왜 수익을 내기는 힘들고 쪽박을 차는 것은 쉬운지 알게 될 것이다. 더불어 얻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을 것이다.


저평가주식을 발굴할 수 있는 가치 평가 방법, 신성장 산업을 이끌어갈 신성장주 발굴을 위한 방법, 그리고 에너지, 소재, 자원, 바이오테크 등 향후 주식 시장을 이끌어갈 신성장 산업군의 기본적인 지식과 특징, 그리고 주식 투자시 체크 포인트 등을 자세히 분석한다. 아마도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5번 이상 정독한다면 꽤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학주 교수가 최고의 애널리스트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공개한다. 그것은 바로 그만의 투자 습관이다. 시장가로 사는 습관을 가져라. 잃어도 되는 수업료를 지불하라. 피할 때를 가려라. 가치주보다는 성장주를 공략하라. 유동성의 가치에 주목하라 등 가장 기본적이지만 주식 투자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원칙들이다.


김학주 교수의 주식 입문자들을 위한 진심어린 조언이 담긴 책이다. 기술적 분석에 치우친 서적이 많은데 이 책은 그것에서 벗어나 주식투자의 본질, 진정한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돈을 벌려고 하는 주식 투자에서 더 이상 패자로만 남지 말자. 이 책을 5번 이상 정독해서 주식투자의 가치 기준을 제대로 세워야 하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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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수 세무사의 부동산 세무 가이드북 : 실전 편 - 개정판
신방수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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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와 세금은 어려운 분야이다. 이렇게 어려운 두 가지를 모두 다루는 부동산 세금은 당연히 어렵다. 거기에 부동산 관련 세금은 국가 정책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세무사들도 포기한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에서 높은 수익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부동산 관련 세금인지라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다행히 필자인 신방수 세무사는 우리가 꼭 알아야하는 세금을 분야별로 쉽게 설명하는 특기를 가지고 있다. 벌써 오래 전부터 다양한 분야의 세금을 쉽게 설명하는 책을 쓰고 있다. 이번에는 <부동산 세무 가이드북>을 통해 부동산의 취득, 보유, 처분할 때 필요한 소득을 소개하고, 계산하는 과정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부동산 세금에 대한 절대지식,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주택에 관한 다양한 세무상 쟁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업용 부동산과 토지에 대한 세무상 쟁점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준다. 세무에서 다루는 주택의 개념, 주택 수 산정방법, 1세대 1주택 비과세 적용법, 조합원 입주권과 분양권 등 말 그대로 반드시 필요한 지식들을 다룬다.



책은 전체적으로 Case, Consulting, 실전연습의 형태로 서술된다. 어려운 세금을 실제 사례로 제시하고, 실무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그와 더불어 필요한 이론지식을 더하고, 마지막으로 최종 점검은 실전연습 문제로 마무리한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실력 더하기'라는 코너를 통해 책 본문에서 다루지 못한 실전 꿀팁을 방출한다. 꼭 읽어보길 바란다.


아마도 부동산 세금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기초적인 내용은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부분일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살 곳을 사는 것이 꿈일 정도로 내 집 마련에 진심이다. 내 집 마련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투자를 생각하게 된다. 이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1세대 1주택에 대한 개념일 것이다.



필자도 가장 기초적인 부분인지라 '총정리' 페이지를 별도로 만들었다. 그래서 1세대, 1주택, 2년 이상 보유, 2년 이상 거주, 고가주택 조건 등을 원칙과 예외 규정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머리 속에 맴돌기만 하던 개념들이 이 표 한장으로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에 대한 조건을 충족해야만 추가로 투자하는 부동산으로 인해 세금 폭탄을 맞지 않을 수 있다. 비과세 조건을 쉽게 봤다가는 최소 몇 천만원 정도의 세금을 더 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다른 책보다 이런 점에서 최고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그 외에도 1세대 1주택의 비과세 원리, 비과세 사례, 비과세 조건이 아님에도 비과세를 해주는 비과세 특례까지 이 책만 있으면 1세대 1주택 비과세는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일시적 2주택 비과세에 대한 조건, 쟁점, 사례 등을 통해 헷갈리지 않는 절대지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세금 관련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쉽게 술술 읽혔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세금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린 적이 있었던가? 세금 지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과 함께 당장 투자를 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물론 조금 더 공부할 필요가 있음을 안다. 아무튼 부동산 세금이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데 이 책으로 철저한 개념정리부터 원리를 깨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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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 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다 실버 센류 모음집 1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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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와 서문을 읽으면서 이 책처럼 강렬하게 끌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가 담긴 어록 모음집이다. 일본에서는 5-7-5 형식의 정형시를 많이 쓴다고 한다. 센류는 그런 정형시들 중 하나로 총 17개음에 의미를 담아 풍자나 익살을 표현한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을 보고 의학서적쯤으로 착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젊었을 때 연애하던 때가 생각이 나셨으리라.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감으로 떨리는 거라면 좋겠지만 연로하신 어르신들께 자주 나타나는 부정맥의 증상이란다. 이제는 심장에 문제가 생긴 것을 너무나 멋지게 표현한 말이 아닌가?


개찰구 안 열려

확인하니

진찰권


이것은 꼭 나이가 들어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정신없이 살다보면 핸드폰 통화를 하면서도 핸드폰을 찾는다. 상대방과 이야기하다가 전화를 찾아야 한다며 난리를 친다. 이걸 듣고 있는 상대방은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전철을 이용할 일은 많아지고, 그와 함께 병원을 이용할 일도 많아지니 지하철 승차권과 진찰권이 헷갈릴만도 하다.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나이가 들어가면 사회에서 내가 해야할 일들이 줄어든다. 나랑 놀아주는 사람도 줄어든다. 거기다 체력마저 힘들어진다. 그래서 하루하루 무사히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하루를 시작한다. 무사히 일어나서 딱히 무언가를 할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실버 타운이 더 인기인지도 모르겠다. 그 안에는 친구도 있고, 각종 프로그램이 있으니까.


'미련은 없다'

말해 놓고 지진나자

제일 먼저 줄행랑


나이가 아무리 먹어도 빨리 죽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고,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삶의 의지가 강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이가 들면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 '미련은 없다', '빨리 죽어야지', '죽어도 여한이 없다' 등과 같은 말을 하지만 시의 주인처럼 말과 진심은 다른 법이다.


이봐, 할멈

입고 있는 팬티

내 것일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센류이다. 결혼하기 전에 여자로 만나 엄마가 되고 나중에는 친구가 되는 듯 하다. 결혼하기 전에는 여자였던 아내는 점점 편해지면서 자꾸 남편의 의복을 탐낸다. 좋아서라기보다는 편해서이겠지? 남편들은 그러는 아내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많은 부부들이 그렇게 사는 것 같다.


남편이 아내에게 지그시 건네는 한 마디. 할멈이 있고 있는 팬티가 내 것이라는 한 마디. 어찌보면 민감한 상황일수도 있는데 인생의 위트가 묻어난다. 당장 벗으라 하지 않고 내 것이라는 풍자적인 언지를 준다. 그러면서 부부간의 신뢰와 동지애가 싹트는 거 아닐까?


다른 책처럼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두꺼운 분량도 아니다. 그저 우리가 살아온 인생, 지금의 인생을 짧은 싯구에 담아내는 내공이 장난이 아니다. 설명하지 않고 짧은 단어들 속에서 센류가 살아 숨쉰다.


센류는 마치 시조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전혀 전문적이지 않고 일상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문화같다. 어찌보면 17자 안에 맞추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은 치매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을 듯 하다. 치매 예방과 함께 풍자와 은유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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