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Uark Theatre - The Cherry Orchard (2015년 4월 16일)







난 자유로운 인간이오. 부자든 가난뱅이든 당신네들 모두가 고귀하다고 여기는 것이 내게는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솜털같이 하찮을 뿐이오. 난 당신네들 없어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당신네들에게 태연할 수 있지요. 그렇게 난 강하고 당당합니다. 인류란 이 지상에서 가장 고귀한 진리, 행복을 향해 나아가죠. 난 그 맨 앞에 있습니다.

우린 남들 앞에서 잘난 체하지만 현실은 무심코 흘러갈 뿐. 난 피곤한 줄도 모르고 오랫동안 일을 할 때면, 마음이 가벼워져 내가 왜 존재하는지 알 것 같다오. 그런데 이 러시아에는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엄마가 떠날 때까지만이라도 정원을 벌목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세요.

피르스는 너무 오래 살아 이번에는 수리한다 해도 소용없을 겁니다. 이젠 선조들 곁으로 갈 때가 됐어요. 그렇지만 난 그가 부러울 따름입니다. (트렁크를 모자 상자 위에 올려 놓고 찌그러뜨린다.) 이렇게 끝나는 겁니다. 다 그런 거죠. (퇴장.) - 4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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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5-04-16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벚꽃동산이네요. 저 지난 달에 부산에서 공연한 <벚꽃동산> 예매했다가 결국 취소했답니다. 너무 바빠서 연극 보러 갈 시간이 없어서요ㅠㅠ 전도연 배우 정말 궁금했는데...ㅠㅠ 너무 아쉽습니다.
 

아래 글은 '문학의 위안'(정지창)이 출처로서 헨리 제임스의 '진품 The real thing'을 분석한다. 이 소설에는 귀족 부부의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와 모델이 등장한다.


이혜란, 재현 질서의 전복과 시뮬라크르의 열림—헨리 제임스의 「진짜」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3000341 (2023)

Portrait of a Married Couple - Anthony van Dyck - WikiArt.org


cf. '아주 가느다란 명주실로 짜낸 - 헨리 제임스 산문선'을 발견했다.






이 소설은 현실적인 삶에서의 진실과 삶을 모방한 예술에서의 진실이 어떻게 다른지 곰곰 생각해보도록 만든다. ‘진짜’ 귀족이 예술 속에서는 ‘가짜’ 귀족보다 진짜같이 보이지 않고 대접받지 못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진실이란 ‘진품’에게 저절로 주어지는 속성이 아니라 진실처럼 보이게 만드는 어떤 자세나 태도, 표정, 동작 같은 외면적 요소에 의해 만들어지는 부수적인 현상들의 총합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이런 진실, 즉 우리가 감각적으로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진실이라는 추상적 기준에 가까운 허상이나 관념이 아닌가? 플라톤의 어법을 빌면, 실체적 진실은 항상 우리의 감각으로 느껴지는 외면적 진실과 다른 것이고 우리가 보는 가상의 세계 뒤에 감추어진 참다운 진실, 즉 이데아의 세계가 따로 존재한다는 말인가? - 그림과 영화, 역사에서의 진실과 재현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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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April Mood, 1946 - 1955 - Charles E. Burchfield - WikiArt.org


문학동네 2014년 가을호 특집 '4·16, 세월호를 생각하다'






힘을 독점한 국가가 그 권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때, 자기배려의 기술을 채 터득하지 못한 ‘국민’은 사멸한다. 생명보존의 자율적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채, 어처구니없이 죽음에 노출되고 마는 것이다.

호러국가는 인간이 생명을 유기하고 인간이 인간을 잡아먹는 괴물 지배의 상태다. 세월호는 구멍난 약육도생, 각자도생의 스테이트가 낳은 최악의 테러다.

세월호는 신자유주의의 파국적 예외가 아닌 파멸적 상례에 불과하다. – 전규찬

이 사건을 통해 드러난 대한민국의 진실을 못 본 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설의 주인공이 진실에 응답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시시해질 뿐이지만, 우리가 그런 일을 하면 죽은 사람들이 한번 더 죽는다. 사람을 죽게 내버려두는 것은 불법이다. 같은 사람을 두 번 죽이기 전에 이 불법 정부는 기소되어야 한다. – 신형철(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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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자 김서영의 꿈 일기 '내 그림자에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2024)로부터 옮긴다. 2017년 4월5일 기록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hartono subagio님의 이미지


cf. 저자는 '드림 저널 - 나를 변화시키는 100일의 꿈 일기'(2017)이란 책도 냈다.





"우리 어디 있는 거예요?" 영국 여자들이 답한다. "We don’t know." 내가 한국어로 다시 묻는다. "여긴 어디야?" 그들이 답한다: "타이타닉."

뭘 어떻게 해야 이 공간에서 벗어날 수 있나? 물은 내 생명을 위협한다. 내가 어떤 사람이든, 어떤 소원을 가지고 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이 구조 속에 있으면 나는 침몰할 수밖에 없다.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내가 지금 소원의 길을 걷고 있나? 눈을 가리고 아예 안 보려고 하는 부분이 있었나? 전체 지도를 그려야 비로소 내가 오늘 하루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세부가 구체화된다. 그때 구조를 바꿀 수 있게 된다. 4월은 우리 모두에게 슬픈 달이다. - 타이타닉호: 침몰 / Part 2. 꿈의 조언을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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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ark Theatre - The Cherry Orchard (2015년 4월 16일)







난 항상 머리 위로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걸 기다리는 것 같아요.

내가 사탕을 너무 먹어 재산을 탕진했다고 하더군……. (웃는다.)

오, 나의 죄……. 난 항상 미친 듯이 돈을 써댔어. 게다가 빚이나 지고 다니는 사람과 결혼했지. 그 남잔 너무 마셔대서 샴페인 때문에 죽었어. - 벚나무 동산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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