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림의 '말러' 중 '06_알마, 뮤즈인가 악처인가'로부터 옮긴다.

말러의 작업실 Komponierhäuschen (German for 'composition hut') in Steinbach am Attersee, where Mahler composed in the summer from 1893 By Furukama - Own work, CC BY-SA 3.0





이 커플이 결혼에 도달한 과정은 절대로 순탄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각자 녹초가 될 때까지 피를 말리는 신경전을 벌였다. 이 연애 기간 중 쓴 알마의 일기는 가관이다. 말러의 외모는 물론이고 그의 발음과 심지어 체취까지도 거슬린다며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나마 인정할 음악성조차 끔찍하게 빈약하다는 것이 결혼 전 말러에 대한 알마의 평가였다.

자신의 외모도 예술도 인정해 주지 않는 어린 알마를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그로서는 나이뿐이었다. 알마의 철없는 생각을 지적하고 심지어 글씨체마저 트집 잡으며 일일이 그녀를 가르치려 들었다. 결혼 전부터 알마의 삶부터 생각까지 모든 것을 자신에게 맞추라고 강요한 점, 무엇보다 알마에게 작곡을 포기하도록 종용한 점에서는 가부장주의를 넘어서 예술가 특유의 자기중심적인 이기심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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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일 단편소설 걸작선: 브레히트·카프카·클라이스트·드로스테 휠스호프'(배중환 역)으로부터 옮긴다.

브레히트 생가(아우크스부르크 2023) By Burkhard Mücke - Own work, CC BY-SA 4.0


The Augsburg Chalk Circle https://en.wikipedia.org/wiki/The_Augsburg_Chalk_Circle '아우크스부르크의 동그라미 재판'(1940)은 희곡 '코카서스의 백묵원'(1944)으로 변모한다.

'코카서스의 백묵원' 공연(1954년 베를린) By selbst als Vertreter / Vorstand des Forums für Nachlässe und Besitzer aller Rechte, Foto: Siewert.Original uploader was Dekator at de.wikipedia - Nachlass Siewert im Forum für Nachlässe von Künstlerinnen und Künstlern e.V., CC BY-SA 3.0


브레히트 단편집 '채신없는 할머니'에 '아우크스부르크의 분필 원'이 실려 있다.





홀 안에 동요가 일었다. 방청객은 까치발로 서서 앞에 선 사람들과 다투었다. 그러나 두 여인이 동그라미 안으로 들어서고 각각 아이의 손을 붙잡자 홀 안은 다시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아이도 무엇이 문제인지를 예감한 듯 울음을 뚝 그쳤다. 아이는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안나 쪽으로 들고 있었다. 그러자 판사가 ‘시작’ 하고 명령을 내렸다.

찡리 부인은 아이를 단박에 세게 당겨 동그라미 밖으로 끌어냈다. 안나는 당황하여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아이를 쳐다보았다. 아이의 두 팔이 동시에 양방향으로 당겨지면 아이가 다칠까 봐 두려워서 안나는 아이의 팔을 놓아 버렸던 것이다. - 아우크스부르크의 동그라미 재판(브레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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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서양철학사' 중 '제3권 근현대 철학'의 '제2부 루소에서 현대까지' 첫 편이 '18. 낭만주의 운동'으로서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 설명된다.

Caliban on a branch, 1881 - Odilon Redon - WikiArt.org


cf. 부북스 '프랑켄슈타인' 표지화인 위 그림은 '오딜롱 르동 작품 모음집 : 초기 & Noirs시기'에 실려 있다.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가 알프스산맥의 낭만적인 풍광 속에서 바이런과 나누었던 대화에서 영감을 얻어 쓴 책인데, 낭만주의의 발전을 거의 다 보여 줄 만큼 비유적인 예언의 역사로 간주될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괴물은 유명한 속담에 나오는 단순한 괴물이 아니다. 이 괴물은 처음에 인간의 애정을 갈구하는 상냥하고 온순한 성품을 지닌 자였으나, 그토록 사랑받기를 바라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흉한 몰골이 공포심을 불러일으키자 어쩔 수 없는 증오심으로 난폭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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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경 시집 제목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은 1부 '나는 행운을 껍질째 가져다줍니다'에 실린 시 '폭설도 내리지 않고 새해'의 한 행이다. 이 시로부터 토마토가 있는 부분만 아래 옮겼다.

사진: UnsplashCheung HoKit


토마토가 제목에 있는 시집들이다.

Tomato Slices with Sugar (2023 베이징) By N509FZ - Own work, CC BY-SA 4.0






토마토를 씻고 물을 버렸다
그사이 한 달이 다 갔다

토마토는 얇게 썰어서
꿀이나 설탕 뿌려 먹는 게 맛있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술안주잖아 기억나지?

무수한 별, 아름다움
어둠 속에서 맑은 물이 쏟아지는 소리
사람의 것과 사람의 것 아닌 아름다움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 _「폭설도 내리지 않고 새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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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좋은 질문 642'를 계속 읽는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Caleb Buse님의 이미지






330 토마토에 관한 시를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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