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끝도 없는 모험, 『그림 동화』의 인류학'의 저자 오선민은 그림 동화 '룸펠슈틸츠헨'(럼펠스틸스킨)의 해석에 모스의 '증여론'을 가져온다.

By Padiiiman - CC BY 3.0


모스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7m3734a




어쨌든 소녀에게 황금이 주어졌고 그녀는 그것에 상당하는 뭔가를 숲에 되돌려 주어야만 했다. 등가 교환은 아니어도 반드시 뭔가 숲에 되돌려 주지 않으면, 그녀는 죽는다. 마르셀 모스(Marcel Mauss)는 원시 부족의 경제를 선물 경제로 설명하면서 그들의 교환은 반드시 답례의 의무를 포함한다고 했다. 이때 증여되었다가 되돌아온 물건은 출발할 때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니게 된다.(마르셀 모스, 『증여론』, 이상률 옮김, 한길사, 2002, 163~192쪽) 이 절박한 깨달음이 「룸펠슈틸츠헨」 후반을 무섭게 강타한다. - 숲의 상호부조론 : 「룸펠슈틸츠헨」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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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8 14: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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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8 14: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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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도 끝도 없는 모험, 『그림 동화』의 인류학'(오선민) 4부 '동화의 네트워킹, 열린 삶을 향한 한 걸음' 중 '1. 증여의 언덕과 교환의 늪'으로부터 옮긴다.

Rumpelstiltskin By Ricardo Maragna, Andrew Lang (Editor), H.J. Ford and G.P. Jacomb Hood (illustrators) - 1889 edition of The Blue Fairy Book


Rumpelstiltskin - Grimm https://www.grimmstories.com/en/grimm_fairy-tales/rumpelstiltskin




황금의 본성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동화는 「룸펠슈틸츠헨」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옛날에 가난하지만 예쁜 딸이 있는 방앗간 주인이 살았다. 그는 우연히 왕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도 뭔가 중요한 사람인 것처럼 보이고 싶어서 거짓말을 하게 된다. 딸이 하나 있는데 지푸라기를 자아 금실을 만들 수 있다고 뻥을 친 것이다.

짚을 금으로 바꿀 줄 몰랐던 소녀 앞에 조력자가 등장한다. 숲속 난쟁이가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공짜가 아니다. 난쟁이는 방법을 알려 줄 테니 무엇을 달라고 요구한다. (중략) 이 난쟁이의 이름이 룸펠슈틸츠헨(Rumpelstilzchen; 작은 딸랑이 실타래 혹은 작은 딸랑이 죽마)이었다. - 선물만이 살길이다 : 「룸펠슈틸츠헨」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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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펠스틸스킨은 룸펠슈틸츠헨의 영어이름이다.

Rumpelstiltskin By George Cruikshank


[아버지의 허세 – 왕의 탐욕 – 난쟁이 남자의 협박으로 이어지는 「룸펠슈틸츠헨」 이야기를 페미니스트들은 아버지, 남편 등으로 대표되는 남성이 여성에게 가한 억압과 횡포의 역사로 해석하기도 한다.]https://s-space.snu.ac.kr/handle/10371/93836 그림형제의 룸펠슈틸츠헨 연구(2014)  손은주






난쟁이가 외쳤다.
"심지어 아무도 내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당신이 누군지 내가 알아내겠어요."
여왕이 말했다.
"뭐, 진심이야?"
난쟁이가 되물었다. 그는 세상에서 그 누구도 그의 진짜 이름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럼 너에게 사흘의 시간을 주지. 사흘 후에도 네가 나의 진짜 이름을 말할 수 없으면 그 아기는 내 거야. 하지만 내 이름을 알아맞힌다면 아기를 그대로 가질 수 있어. 그리고 누구에게도 이 얘기를 해선 안 돼! 만약 누구에게도 이 얘기를 한 마디만 해도, 아기는 영원히 사라질 거야."

다음날, 여왕은 왕실 도서관의 모든 책을 훑어보았다. 거기서 그녀는 먼 나라에서 온, 그녀는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들을 발견했다.

그 날 밤 다시 난쟁이가 나타나자, 여왕은 새로 적은 이름의 목록을 읽었다.

"꽤 지루하군."
난쟁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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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동화 '룸펠슈틸츠헨'은 아기가 태어나면 데려가려는 점이 '라푼젤'과 비슷한데 이름을 맞추면 아기를 안 데려간다는 전개가 독특하고 흥미롭다.


[룸펠슈틸츠헨은 각별히 독일어권의 ‘난쟁이전설 Zwergsage’에 등장하는 난쟁이의 전형적 속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설에서 난쟁이들은 빵을 굽고 음식을 만든다. 또한 많은 전설에서 맥주 양조자로 등장한다. 초자연적 능력으로 직조를 돕는 것은 난쟁이전설의 전형적 모티브이다.


룸펠슈틸츠헨 텍스트 속에서 그가 인간 아이를 원하는 이유에 대한 언급은 없다. 전설에서도 난쟁이가 인간 아이를 데려가고자 하는 이유에 대한 언급은 없다. 룸펠슈틸츠헨은 “나는 세상의 그 어떤 보물보다도 살아있는 것이 더 좋아.”라고 말할 뿐이다.]https://s-space.snu.ac.kr/handle/10371/93836 그림형제의 룸펠슈틸츠헨 연구(2014) 손은주

By Anne Anderson (1874-1930)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약속대로 왕은 그녀와 결혼했고, 아름다운 방앗간 집 딸은 왕비가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일 년이 지나자 왕비는 예쁜 아이를 낳았습니다. "이제 약속했던 것을 줘야지요."

왕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온 나라의 보물을 다 주겠으니 아기만은 데려가지 말라고 사정했습니다. "사흘의 시간을 주겠어요. 만약 그때까지 내 이름을 알아맞히면 아기를 데려가지 않겠어요."

오늘은 빵을 굽고 내일은 술을 빚어야지.
모레는 왕비의 아기를 데려오고,
아, 얼마나 좋은지 몰라.
내 이름이 룸펠슈틸츠헨이라는 걸 아무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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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가 쓴 산문집 '꽃을 꺾어 집으로 돌아오다' 중 마지막 장인 9장 '내 영혼에 드리운 그윽한 그림자들'의 마지막 글 '나를 기다리는 두 여인'으로부터 옮긴다.

장흥 보림사 남·북 삼층석탑 및 석등 남쪽전경 (촬영년도 2015년) By 문화재청, KOGL Type 1 * 한승원 작가는 장흥에서 태어났고 현재 살고 있다.


cf. 한승원의 '목선'은 1968년 신춘문예 당선작으로서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에 선정되었다.





아내는 십 남매 가운데 둘째아들인 나에게 시집와서 맏며느리 노릇을 했다. 큰 시동생들 둘에게는 논 사주고, 장가보내고, 살림 밑천 대주고, 동서가 입덧하면 입원시키고, 아기 낳으면 받아주고, 지하방에 끌어들여 돌보고, 어린 시동생 셋을 자기 자식인 양 키우고 가르치고 시집 장가보냈다. 지하방에 사는 시동생의 아들 넷이 뛰고 악쓰고 싸우고 울어대면 달래고, 동화책 읽어주고, 한글 가르치고, 받아쓰기 훈련을 시켜주었다. 내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가 영화로 만들어지고 베스트셀러가 되어 형편이 좀 풀렸을 때, 셋방살이하는 시숙님과 막내 시누이의 집을 사주자는 말에 선선히 동의를 했다.

아버지의 시간은 지금 시속 팔십 킬로미터로
달려가고 있어요, 하던 소설가인 딸의 말을 떠올린다.
내 속에 물이 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무단히 울고 싶어진다.
철없는 나의 몸은 봄을 노래하는 한 편의 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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