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에서 보부아르는 단 한 번도 자유이자 사실성의 산물로서 인간존재가 경험하게 되는 실존의 애매성을 제거할 수 있다거나 또는 그것이 야기하는 실존의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낙관주의, 또는 실존의 애매성을 해소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는 차원에서 윤리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

 

그녀가 생각했던 윤리의 진정한 모습이란, 인간의 행동 방향을 대신 결정하는 구체적인 강령이 아니라, 애매성으로 특징지어지는 실존 현실과 대면하도록 인간을 이끌어 그가 현재의 실패 또는 성공을 결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그것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끊임없이 스스로를 초월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지닐 수 있도록 북돋는 담론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타인의 피󰡕에 대한 이상의 연구는 자기기만 개념에 대한 보부아르 고유의 사유를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후의 작업을 통해 제시될 실존의 윤리에 대한 보부아르의 발전된 성찰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하겠다.]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910540 시몬 드 보부아르의 『타인의 피』 : 자기기만 개념에 대한 윤리적 재해석, 강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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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완서 작가 타계1주기에 나온 모음집 '기나긴 하루'에 단편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1993)'을 신경숙 작가가 고르고 선정의 변을 겸한 추모의 편지를 썼다.



사진: Unsplash의 Liana Mikah





선생님은 아시나요? 선생님의 작품 속에서 아주 자주 오빠를 향한 엄마의 광신에 가까운 애정을 바라보는 결핍에 찬 눈길이 일관되게 이어진다는 것. 흰 천에 푸른 실로 수놓인 아우트라인스티치처럼요.

어느 곁으로도 쏠리지 않고 냉정하게 통찰하는 선생님 문장 속에서 그 결핍을 발견해내는 일이 제가 선생님 작품을 읽는 은밀한 즐거움이었답니다.

마지막이 된 병상에서도 한 출판사의 젊은작가상에 올라온 작품 열다섯 편을 읽으셨다는 얘기도 전해들었습니다. 이처럼 작가로서의 당신의 삶은 강건했습니다.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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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린의 단편 '흑설탕 캔디' 속 할머니는 손을 꼭 쥐고 펴 보이지 않는다. 손 안에 뭐가 있는지 궁금한 손주에게 할머니는 "이건 내 거란다"라고 말한다. 고 박완서가 쓴 단편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이 문득 떠올랐다. 내용은, 물론, 많이 다르다. 한국전 경험자 및 생존자로서의 정체성 때문에,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을 읽는 동안에도 박완서가 생각났다. 여성 참전자가, 이 이야기를 하려고 내가 살아 있었나 봐, 라고 말할 때 특히.




"할머니, 손을 펴봐." 나는 할머니에게 떼를 쓴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내가 울기 시작하면 할머니는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대로 해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확신에 차서. 하지만 꿈속에서 할머니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한다. "안 돼." 그리고 할머니는 또 이렇게 덧붙이는 것이다. 조금은 고통스러운 것 같지만, 사실은 조금도 고통스러워 보이지 않는 얼굴로. 주먹을 더 꼭 쥔 채. "이건 내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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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8-06 1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손녀의 시점에서 할머니 이야기!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이 팍팍 드네요

서곡 2022-08-06 19:48   좋아요 1 | URL
처음에는 그냥 심심한 느낌이었는데 매력이 있어요~
 

[네이버 지식백과] 크리스티나 여왕 [QUEEN CHRISTINA]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2005. 9. 15., 스티븐 제이 슈나이더)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71925&cid=42619&categoryId=42619 그레타 가르보가 크리스티나 여왕 역을 맡았다. 


그레타 가르보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94XXXXksm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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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지금껏 자신과 무관하게 흘러가던 역사를 자신의 역사로 만들어내기 위해 행동하기로 결심하고, 장이 주도하고 있는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그녀는 드디어 자신이 “외톨이가 아님을, 공허한 하늘 아래 무익하고 쓸모없는 존재가 아님”을 깨닫게 되고 그로부터 커다란 기쁨을 맛보기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맛보고 있는 이러한 기쁨은 바로 타인의 자유에 대한 존중 속에서 자신의 자유가 확장되는 것을 경험한 실존 주체가 경험할 수 있는 감정에 다름 아니라 할 수 있다.


장과 엘렌이 경험하고 있는 이러한 인식의 변화 과정을 통해 보부아르는, 인간존재가 실존적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 자기기만은 숙명적이라 할 수 있지만, 동시에 그것은 윤리적 노력에 의해 충분히 극복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910540 시몬 드 보부아르의 『타인의 피』 : 자기기만 개념에 대한 윤리적 재해석, 강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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