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illiam Warby - CC BY 2.0


[네이버 지식백과] 개코원숭이 [baboon, 狒狒]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06030&cid=40942&categoryId=32633




미국SF는 유독 이런 성향이 강하다. 대부분의 SF에서는 전체주의로 이행하는 것 외의 다른 사회적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SF는 우월한 자와 열등한 자로 구성된 영속적인 계급 체계를 가정한다. 부유하고 야심 넘치고 공격적인 남성이 최상위에 있고, 거대한 공백을 사이에 두고 밑바닥에 빈자와 무지렁이와 얼굴 없는 대중과 모든 여성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맨 꼭대기의 알파 메일이 다른 열등한 원숭이들에게서 정중하게 몸단장을 받는 모습이, 개코원숭이의 부계 집단과 완벽하게 동일하지 않은가.

개코원숭이의 이상이 작은 인간들의 이상으로 대체되는 모습을, 그리고 자유, 평등, 박애처럼 끔찍하게 과격하고 미래지향적인 개념을 고려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고 인류 연맹의 53%가 사실은 여성 자매들이라는 사실을 부디 기억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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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음이 나고, 하얗게 반짝이는 철로 위를 문명이라는 긴 뱀이 꿈틀대며 달려온다. 문명의 긴 뱀은 입에서 검은 연기를 뿜는다.

뱀은 우리 앞에서 멈춰 선다. 옆구리의 문이 몇 개나 열린다. 사람이 나오고 들어가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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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RAHUL DESHMUKH





"기억해라."

그것은 분명 삼촌 목소리였다. 동시에 뱀은 그대로 풀 속으로 사라졌다. 삼촌은 창백한 얼굴로 뱀을 던진 쪽을 바라보았다.

"삼촌, 지금 기억하라고 한 게 삼촌 맞아요?"

삼촌은 느릿느릿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면서 낮은 음성으로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지금도 삼촌은 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누구였는지 모르겠다며 애매한 표정을 짓는다. - 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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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집 여자 없는 남자들 중 단편 '기노'는 환상문학성, 하루키의 자전적 요소와 나쓰메 소세키 오마주까지 포함되어 읽는 재미를 준다. 주인공 기노는 이모의 찻집터를 빌려 바를 차린다. 의문의 손님이 자주 방문하여 독서를 즐긴다. 한편 사연 있어 보이는 여성이 그에게 다가온다. 젊은 시절 바를 한 적 있는 하루키의 과거 생활이 반영된 것 같아 흥미롭다. 기노는 나중에 사정이 생겨 돌아다니다가 구마모토의 여관에 묵는다. 구마모토는 나쓰메 소세키가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일하고 신혼생활을 한 곳이다. 나쓰메의 결혼생활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고 하며, 그런 사정도 하루키의 이 단편 '기노'에 분위기로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뱀의 존재가 기노의 일상에 끼어드는데, 나쓰메 소세키의 장편 '춘분 지나고까지'에 뱀머리 달린 지팡이가 의미심장하게 나오고, '긴 봄날의 짧은 글'에도 뱀에 대한 글이 있다. 구마모토가 배경인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 에는 찻집과 여관이 등장하며 기차를 문명이라는 긴 뱀으로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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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더 이상 당신의 소설책이 아니에요. 더 이상 당신의 소설책이 될 수 없다구요. 당신 스스로 새 소설을 쓰라구요. (젤다, 사라진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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