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본 프랑스 영화 '베일을 쓴 소녀'가 떠올라 적는다. 수녀원에 억지로 보내진 소녀의 이야기이다. 원장 수녀님을 명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소녀의 엄마는 독일 영화 '타인의 삶' 주연 마르티나 게덱이 연기한다. 믿고 볼 수 있는 노련한 배우들이다. 소녀는 순종하려고 애쓰다가 소중한 삶을 낭비할 수 없다는 진실을 깨닫고 싸우기 시작한다. 드니 디드로의 '수녀'가 원작이고, 1960년대에 누벨바그 영화감독 자크 리베트가 영화화한 적 있다. 누벨바그의 대표적 감독 장 뤽 고다르의 뮤즈 안나 카리나가 주연이다.


≪경향신문≫ 1966년 5월 4일. "…상영 여부로 말썽이 된 것은 주로 수녀들이 주동이 된 종교계의 반발 때문이었다. 이유는 수녀들을 모독하는 내용이라는 것. …정부의 상영 금지령은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공론이 떠돌고 있다. 드골의 가장 풍성한 표밭이 바로 가톨릭계이기 때문에 그들의 청원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 …원작이 불란서의 고전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고등학교에선 교재로 등장하고 있어 상영 금지를 고집하기는 힘들 것 같다. 원작은 ‘수도녀의 고뇌보다 당시 상류사회의 부패를 폭로하는 데’ 있었지만 ‘누벨바그파’의 신진 감독이 만들어 낸 이 영화는 ‘오히려 수도녀의 참상을 그린 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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