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쇼팽의 푸른 노트(1991)'에는 소피 마르소가 연기한, 조르주 상드의 딸 솔랑주가 나온다. 영화에는 쇼팽과 솔랑주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는데, 관계의 실상과 전모는 잘 모르겠지만, 검색해보니 솔랑주가 아빠처럼 쇼팽에게 의지했다는 내용은 보인다. 쇼팽 역은 실제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가 맡았다.


병약한 쇼팽은 상드에게 보낸 편지(1844)에 이렇게 쓴다. "당신의 이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늙은 것 같소. 많이, 극도로, 믿기지 않을 만큼 늙은 것 같소."  쇼팽은 1810년에 태어나 1849년에 별세, 마흔 안 된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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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 Tolstoy, 1895 - Felix Vallotton - WikiArt.org


[네이버 지식백과] 1880년 이후의 톨스토이 (러시아 문학사, 2008. 08. 25., D. P. 미르스키, 이항재)




검사보는 비스듬히 몸을 일으키며 재판장은 보지도 않고 말했다. 그 어조는 낭독 요청이 자신의 권리이고 자신은 그 권리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을뿐더러 만약 거절한다면 상소라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었다.

무성한 턱수염과 선량해 보이는 처진 눈의 배석판사는 위염 때문에 피로감이 몰려오는지 재판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시간만 지연시킬 뿐입니다. 길들지 않은 새 빗자루는 잘 쓸리지도 않고 시간만 허비한다더니, 원." 금테 안경을 쓴 배석판사는 아내와 자기 삶에 대한 회의에 빠져 아무 말 없이 멍하니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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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난 변하기 위해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 그녀가 말했다. "너는 자는 것 말고 삶에서 원하는 게 대체 뭐니?"나는 그녀의 냉소를 무시하기로 했다.

나는 방어적으로 말했다. "잠시 쉬고 있는 거야. 지금은 내 휴식과 이완의 해거든."

그래서 내가 종일 잠만 자기 시작했을 때, 자기 바람대로 내가 무능한 게으름뱅이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며 꽤 흡족해했던 것 같다. 나는 리바와 경쟁할 마음이 없었지만, 따지고 보면 그녀가 괘씸했고 그래서 우리는 언쟁을 했다.

어느 밤에 나는 폴라로이드로 그녀를 찍어 거실의 거울 틀에 사진을 끼워두었다. 리바는 그것을 정겨운 행동으로 여겼지만 실은 나중에 약기운에 취해 전화하고 싶더라도 함께 있으면 별로 재미없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 찍은 사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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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키스 외에 (   ) 키스라는 게 있다면, 그것은 어떤 키스일까?] 이 책의 질문지 중에 있다. 즉답이 떠올랐다. 웨일즈 스타일 키스(welsh kiss)! 영국 황태자(Prince of Wales)의 키스.

사진: UnsplashMika Baumeister






짧고 개략적이고 체계도 없는 데다 환상적인 생각과 정보로만 가득한 글이라고 해도, 그 역시 엄연한 글이다. 더욱이 최종원고에도 살아남을 강력한 부분도 그 안에 있을 확률이 높다.

그냥 생각의 흐름을 서술해보아라. "난 이렇게 생각했어, 그런 뒤 이렇게 생각했어." 이런 형태로 쓰는 것이다. 이 방법은 고약한 뒤엉킴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아주 복잡한 주제에 관해 글을 쓰려고 하는데 잘 안 돼서 애를 먹고 있다면 특히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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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초반부의 ‘놀면서 지내는 삶은 이미 전생에 정해져 있다’는 의문에 해답을 제시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둔 데서 연작의 가능성을 포착한다. 연작으로 이어진「춘분 무렵까지」에서는 신분이 다른 다양한 유민이 등장한다. 이는 전작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푸는 의미로 본다. 


고등유민의 주제로 보면 「그 후」는 텍스트의 경계를 너머 「춘분 무렵까지」로의 연작으로도 읽기 가능하며, 작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 인간성이 상실된 인물을 등장시켜 사회 비판을 한다고 해석한다.] http://www.riss.kr/search/detail/DetailView.do?p_mat_type=be54d9b8bc7cdb09&control_no=ebe923190df5dff1ffe0bdc3ef48d419&outLink=N (이혜경)

2009년 춘분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By Ootahara






"여유라니, 자네. 난 어제 비가 오니까 날이 좋을 때 다시 와달라고 자네를 거절하지 않았나? 그 이유를 지금 말할 필요는 없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멋대로 거절하는 법이 세상에 있다고 생각하나? 다구치라면 절대 그런 식으로 거절하지 못할 걸세. 다구치가 기꺼이 사람을 만나는 게 왜라고 생각하나? 다구치는 세상에 추구하는 바가 많은 사람이라 그런 거네. 다시 말해 나 같은 고등유민*이 아니기 때문이지. 아무리 남의 감정을 상하게 해도 난처하지 않다는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네."

*소세키가 만든 말로 ‘그 후’에도 나온다. 대학을 나와서도 직장을 얻으려고 하지 않고 직업 때문에 마음을 더럽히거나 안달하지 않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그 후’의 다이스케처럼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 무리를 해서 먹고살기 위한 직업을 가질 필요가 없는 지식인을 말한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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