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전쟁이든 끝나지 않는 전쟁은 없고, 전쟁 포로는 전쟁이 끝나면 자유를 찾아 자기 나라로 돌아갈 수가 있다. 그러나 자신과같은 분단의 포로라고 할까, 이데올로기의 포로는 그런 날이 언제 올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반공주의는 세월을 따라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되어 가고 있으니 통일은 자꾸만 아득해지고 있다. 한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적대하고 증오하면서 분단의 벽을 쌓아올리기만 하면 통일이라는 것은 언제나 올 것인가. 이런 식으로 앞으로 30년쯤 흘러가 버리면어찌 될 것인가. 나이 육십이 다 될 것이니 자신의 일생이 끝나게 되는것이다. 서로가 통일에 대한 진정하고 솔직한 노력을 하지 않는 한 분단의 세월은 30년이 아니라 50년, 100년도 갈 수 있다.
- P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