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의 첫 문장에 담긴 시간들
설국의 첫 문장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는 일본 미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명문으로, 문학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도입부로 꼽히는 문장이다. 그런데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처음에 썼던 『설국의 첫 문장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 문장이 아니었다. 설국은 처음부터 하나의 장편을 염두에 두고 구상된 작품이 아니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는1935년에 첫 단편 「저녁 풍경의 거울景鏡을
《문예춘추》에 발표한 이후 연작 형태의 단편을 여러 매체를
통해 발표한다. 무려 12년 9개월이라는 세월이 걸린
긴 과정이었는데, 각 단편들의 발표 순서는 다음과 같다
(발표 연도, 작품명, 매체명).
1935년 1월, 「저녁 풍경의 거울夕景色」, 《문예춘추文藝春秋》
1935년 1월, 「하얀 아침의 거울朝①鏡」, 《개조改造》
1935년 11월, 「이야기 物語」, 《일본평론日本評論
1935년 12월, 「헛수고」, 《일본평론 日本評論》
1936년 8월, 「새꽃①花」, 《중앙공론中央公論》
1936년 10월, 「불베개)」, 《문예춘추文藝春秋》
1937년 5월, 「공놀이 노래手歌」, 《개조改造》
1940년 12월, 「설중화재雪中火事」, 《공론公論》
1941년 8월, 「은하수天河」, 《문예춘추文藝春秋》
1946년 5월, 설국초國」, 《효종麻鐘》 「설중화재의 개작
1947년 10월, 「속설국團」, 《소설신조小說新調》
은하수의 개작1937년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저녁 풍경의 거울부터 「공놀이 노래」까지의 일곱 편의단편을 순서대로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발표한다. 설국의 첫 번째 단행본이었다. 결국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처음 구상했던 설국의 도입부는 첫 번째 단편 「저녁 풍경의 거옮」의 도입부에 해당하는데, 이 작품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다.
- P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