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꼬레를 제외한 모든 나라˝
˝꼬레를 제외한 모든 나라˝ 이것은 내가 갖고 있는 여행문서(TITREDE VOYAGE)의 목적지란에 적혀 있는 말이다. 다시 말해, 주네브협정에 의거 내가 발급받은 여행문서는 나에게 다른 모든 나라에는 갈 수 있으나 꼬레 (Corée)에는 갈 수 없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 지구상에서 꼬레만 분단되어 있고 ˝꼬레를 제외한 모든 나라˝는 분단되어 있지 않다. 결국 나는 분단되어 있는 나라인 꼬레에만 못가고 분단되어 있지 않은 모든 나라에 갈 수 있다.

[후기]
사람들이 말하길, ˝눈에 띄지 않으면 마음에도 없어진다˝ (Out of sight,
out of mind)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이 나에겐 진리가 아니었다. 두고 온나의 벗들이, 땅이, 그리고 가족이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나는 더욱더 안간힘을 쓰며 붙들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것 같았다. 그것은 나처럼 현재가 없었던, 그리하여 미래도 없었던 사람에겐 오히려 당연한 일이었다. 따라서 나는 과거를 살았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해 두 해도 아니고, 1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과거를 살아왔다.
과거를 살아야 했던 나는 철이 들지 않았다. 나이도 먹을 수 없었고,
헛되거나 헛되지 않거나 욕심도 가질 수 없었다. 그러므로 나는 계속 청년으로 남아 있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언제부턴가 나는 이제 돌아간다해도 그대로 이방인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했다.
그것은 실로 뼈아프게 다가왔다. 나는 이방인들 속의 이방인보다 동방인들 속의 이방인이 더 외롭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꿈처럼 그리던 돌아갈 때의 내 모습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리고 그 검은 그림자는, 지구의 회전축이 23.5도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는 사람이 갑자기 많아짐으로써 더욱더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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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7월11일 여름방학, 귀향해서
고향땅 충남 대천시 동양서림에서 구입.
(여기 서점 아가씨가 정말 예뻤다. 그래서 대천 남정내들이 자주 갔다능)
초판은 주황색이었다.
개정판은 파란색....
책표지 색도 당을 따라가는가....

p.309
이제 한반도의 통일을 바라볼 수 있는 때가 왔다고 합니다. 최근에 나는 어느 글에서 통일을 바라보는 시기에 통일비용을 미리 계산하고 준비해야 된다는 주장을 읽은 적이 있었지요. 독일 통일의 후과에 대한 평가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통일을 바라보는 시기에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똘레랑스를 배우고 실천하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똘레랑스를 배우고 실천할 때 통일은 더 빨리 이룰 수 있고 또 올바른 통일이 될 것입니다.
이제 내 말은 다 끝났습니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어 정말 고맙습니다. 차 한잔 더 하시겠어요? 아 그렇군요. 시간이 많이 늦어졌군요.
네? 뭐라고 하셨습니까? 내 똘레랑스 얘기가 친불적인 얘기였다구요?
사대주의라구요? 아, 내 얘기가 그렇게 들리셨습니까? 그럼 할 수 없군요. 똘레랑스에 대하여 다시 반복하여 말씀드려야 되겠습니다. 왜냐하면당신은 아직 똘레랑스를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아시겠어요?
그리고 나는 친불하거나 프랑스에 대하여 쁘로피르가 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또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그럼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똘레랑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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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테이프 녹취록
자살을 결심한 자들이 죽기 직전에 녹음한 세 개의 테이프.
그것을 듣는 자에게 생기는 기이한 일들.

빈집을 지키던 밤
고액의 빈집 지키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여대생.
아무도 없는 저택의 창에 비친 검은 형체의 정체는?

우연히 모인 네 사람
산행을 위해 모인 초면의 네 사람그러나 그들을 초대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은 채기묘한 산행이 시작된다.

시체와 잠들지 마라
요양병원에서 듣게 된 노인의 옛이야기. 이야기의 안팎과시공간이 뒤얽히는 불가해한 경험 끝에 기다리는 것은…………….

기우메, 노란 우비의 여자
비도 오지 않는 날 노란색 우비 차림으로말없이 이쪽을 지켜보는 여자. 그녀와 눈이 마주친 뒤에 불길한 일들이 이어진다.

스쳐 지나가는 것
매일 같은 사람들과 마주치는 출근길. 어느 날부턴가낯선 검은 형체가 그들 틈에 섞여 스쳐 지나가는데…….

"그것보다 저는,
이 책을 둘러싼 괴이에 닿은 독자에게도어떤 앙화가 생기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어요."

[괴이, 怪異]
요괴, 귀신 등의 초자연적인 존재또는 그로 인한 불가해한 현상

[양화, 殃禍, ]
어떤 일로 인하여 닥치는 재앙 혹은 재난

• 이 책은 《괴담의 테이프》(2017)의 개정판이다.
• 옮긴이 주는 작은 괄호 안에 ‘옮긴이’를 별도 표기했다

기류 요시히코와 진보초의 찻집에서 만난 것은 눅눅한 장마철의, 찌는 듯이 더운 어느 저녁이었다. 약속 시간보다 30분 가까이 늦게 나타난 그의 첫인상은 솔직히 별로였다.

‘홍차를 마시려고 하면, 어쩐지 이상한 것이 비칩니다.’

‘자판기 안에 뭔가 있는 걸까요?’

‘샤워를 하고 있으면 맑은 날인데도 빗소리가 들립니다.’

오쿠야마 가쓰야는 대학을 졸업하고 도쿄에서 취업했다. 그는 그 일이 있은 뒤로 누가 아무리 간절하게 청하더라도 산이나 그 주변에는 절대 가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올라간 산속에서 불쑥 누군가와 만나게 되었을 때를 생각하면……."

무서워서 도저히 갈 수 없다는 듯했다.

일본의 가정은 대부분 불교 사원에 소속되어 죽음에 관련된 의례를 일임하고 있다. 사자 의례를 중심으로 맺어진 불교 사원과 가정 혹은 개인 사이의 대를 이어가는 지속적인 관계를 일컫는다

호스피스의 기원은 중세 유럽의, 여인숙을 겸하고 있던 지방의 작은 교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곳에 묵은 여행자 중에 질병으로 여행을 계속할 수 없게 된 사람을 간호했던 것이 시초라고 여겨지고 있다. 그런 시설이 이윽고 호스피스로, 그리고 무사無私의 정신으로 간호를 하는 성직자의 행위가 호스피털리티라고 불리고, 거기에서 ‘호스피털(병원)’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터미널케어’를 행하는 시설, 또는 재택으로 이루어지는 말기간호를 호스피스라고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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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테이프 녹취록
자살을 결심한 자들이 죽기 직전에 녹음한 세 개의 테이프.
그것을 듣는 자에게 생기는 기이한 일들.

빈집을 지키던 밤
고액의 빈집 지키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여대생.
아무도 없는 저택의 창에 비친 검은 형체의 정체는?

우연히 모인 네 사람
산행을 위해 모인 초면의 네 사람 그러나 그들을 초대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은 채 기묘한 산행이 시작된다.

시체와 잠들지 마라
요양병원에서 듣게 된 노인의 옛이야기. 이야기의 안팎과 시공간이 뒤얽히는 불가해한 경험 끝에 기다리는 것은…………….

기우메, 노란 우비의 여자
비도 오지 않는 날 노란색 우비 차림으로 말없이 이쪽을 지켜보는 여자. 그녀와 눈이 마주친 뒤에 불길한 일들이 이어진다.

스쳐 지나가는 것
매일 같은 사람들과 마주치는 출근길. 어느 날부턴가낯선 검은 형체가 그들 틈에 섞여 스쳐 지나가는데…….

‘홍차를 마시려고 하면, 어쩐지 이상한 것이 비칩니다.’

‘자판기 안에 뭔가 있는 걸까요?’

‘샤워를 하고 있으면 맑은 날인데도 빗소리가 들립니다.’

하나의 신사에 두 곳 이상의 제단을 두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산기슭에 있는 신사를 가리켜 사토미야里宮, 산 정상에 있는 신사를 가리켜 오쿠미야奥宮 혹은 야마미야山宮라고 부른다

일본의 가정은 대부분 불교 사원에 소속되어 죽음에 관련된 의례를 일임하고 있다. 사자 의례를 중심으로 맺어진 불교 사원과 가정 혹은 개인 사이의 대를 이어가는 지속적인 관계를 일컫는다

호스피스의 기원은 중세 유럽의, 여인숙을 겸하고 있던 지방의 작은 교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곳에 묵은 여행자 중에 질병으로 여행을 계속할 수 없게 된 사람을 간호했던 것이 시초라고 여겨지고 있다. 그런 시설이 이윽고 호스피스로, 그리고 무사無私의 정신으로 간호를 하는 성직자의 행위가 호스피털리티라고 불리고, 거기에서 ‘호스피털(병원)’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터미널케어’를 행하는 시설, 또는 재택으로 이루어지는 말기간호를 호스피스라고 부르게 되었다.

만일을 위해서 이야기해두는데, 절대적인 존재라 여겨지는 ‘신’을 믿는 기독교보다는 인간도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불교 쪽에 나는 보다 친근함을 느낀다. 다만 그것과 이 이야기에 적는 문제는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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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 호러 × 제주 로컬은 재미있다
빗물 외 지음 / 빚은책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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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상의 이면을 보는 호러 작가 7인 × 그들이 사랑하는 섬 제주도
아름다운 섬과 섬에 깃든 그림자, 그 환상과 현실을 조율해 낸 7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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