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장을 걷어내는 청천백일의 역사가 여기 있다.
역사의 분화구가 진실을 분출하는 어느 날이 여기 있다.
역사학의 주류에는 고대 사관(史官)의 종적이 여지껏
지워지지 않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므로 옛 정사(正史)와
야사의 불화가 역사학의 토속(土俗)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한국 통사의 수구성도 강단사학의 그것으로 굳어져 온 것이다.
이 같은 낭패에 맞서 정사와 야사의 구차한 변별 따위를 가차 없이
뭉개버린 생동의 역사서술이 한홍구 전위사관에서 체현된다.
이번에는 시대모순의 극복을 신열(身熱)의 의지로 구현하는
그의 공덕에 우리는 빚지고 있는 것이다. 장하다.
— 고은(시인)

유신 :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시대 | 한홍구 저

이 책의 목차를 하나하나 살피면서 잔혹한 시대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코 되풀이될 수 없는 유신의 잔영이 다시 현실로 다가오는 듯하다. 유신시대를 되돌아보면 지식인의 초라한 몰골만 남는다. 그러기에 유신과 대결하며 자기를 헌신한 선진(先陣)들은 형언할 수 없는 감사의 대상이요, 한국 민주화의 영웅이다. 오늘날 이만큼이라도 자유와 인권을 누리는 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희생의 대가다.

정녕 이 세대는 그 선진들에게 빚진 자들이다. 그러기에 우리의 누림이 무임승차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유신시대를 부끄럽게 살아온 세대가 용서받을 길이 있을까. 이 책을 통해 유신의 야만을 제대로 깨닫고 민주주의를 새롭게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 교수께 감사한다.

18년이란 오랜 시간 동안 집권한 박정희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하필 박근혜가 보고 배운 박정희는 집권 말기의, 가장 나쁜 모습의 박정희였다. 불행하게도 박근혜는 집권하자마자 말기적 증상을 보이고 있다.

1979년 8월 박정희 정권은 야당인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가 유신체제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자 신민당 총재 권한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야당의 발목을 조였다. 박정희가 총에 맞기 두 달여 전의 일인데, 박근혜 정권은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을 청구해 놓았다.

역사가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소극으로 두 번 되풀이된다는 말은 역사란 것이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또 무언가 같은 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기도 하다. 달라진 점을 정확히 포착하여 비극이 두 번 되풀이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새 세대의 몫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다. 이 책은 이 시대착오의 나날을 견뎌내고 보다 나은 오늘을 누려야 할 젊은 세대들에게 유신시대를 제대로 장송하지 못한 구세대 역사학도가 드리는 미안한 마음이다. 

장준하, 송건호, 리영희 같은 내 청춘의 스승을 떠올리며
2013년 12월 견지동에서

유신 :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시대 | 한홍구 저

이근안은 홀로 1970년대를 살지 않았다. ‘애국’의 이름으로 ‘예술’ 활동을 했던 수많은 이근안들은 ‘빨갱이 천지’가 된 이 세상을 개탄하는 애국노인으로 살아가고 있고, 높은 곳에서 은밀하게 이근안들의 예술 행위를 후원하고 감상했던 자들은 여전히 이 사회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

민주화가 된 것도 아니고 안 된 것도 아니고, 암울했던 과거를 청산한 것도 아니고 청산하지 못한 것도 아닌 채 세월은 흘러갔다. 영남 군벌의 마지막 상속자 노태우가 5년, 박정희·전두환 세력의 품에 안긴 한때의 민주투사 김영삼이 5년, 대통령이 되기 위해 박정희 세력의 일부와 손잡을 수밖에 없었던 김대중이 5년, 과거의 박정희를 청산하고자 했지만 현실의 박정희 후예들과는 끊임없이 타협해야 했던 불행했던 대통령 노무현이 5년, 그리고 박정희식 고도성장 시대의 총아로 등장하여 국가를 완벽하게 사유물화한 이명박이 또 5년 이 나라를 통치하는 사이에 ‘87년 체제’의 생명력은 완전히 바닥이 나버렸다.

원래 유신이라는 말은 중국의 고전인 《시경》의 대아문왕편(大雅文王篇)에서 문왕의 국정 혁신을 칭송하며 "주나라가 비록 오래된 나라이나 (개혁으로) 그 명을 새롭게 했다"(周雖舊邦 其命維新)는 데서 나온 말이다.

《서경》의 하왕윤정편(夏王胤征篇)에도 하왕의 명으로 윤후가 적을 정벌하러 갈 때 "저들 괴수들은 섬멸할 것이로되 협박에 의하여 따른 자는 다스리지 않을 것이며 예전에 물든 더러운 습속을 모두 새로워지도록 해주겠소"(舊染汚俗 咸與維新)라고 한 고사에 함여유신이라는 말이 나온다.

철종이 후사 없이 죽어 조대비가 고종으로 대통을 잇게 하면서 내린 교서에도 함여유신을 강조하여 대원군의 개혁정치를 함여유신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에 비하면 국무총리 김종필은 차라리 솔직했다. 그는 정부가 굳이 비상조치를 유신이라고 이름 붙인 까닭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일본의 메이지유신과 정신적으로 통하는 점이 있다"고 답했다.

몇 시간 뒤 박정희 사진이 박힌 호외를 본 일본 정객들은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 아냐?"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오노는 비록 총리를 지내지는 못했지만 중의원 의장을 지낸 일본 정계의 거물로, 망언만이 아니라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국회의원은 선거에 떨어지면 ×도 아니다"라는 명언도 남긴 자이다.

청와대 대변인 김성진은 1) 범국민적 차원에서 여야를 초월 2) 유신이념이 투철한 인사 3) 국가관이 투철한 각계각층의 직능대표 4) 전문지식을 대의정치에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신진 및 중견 인사 5) 농촌개발과 지역사회 발전에 모범이 되는 새마을 지도자 6) 국민교육에 헌신한 교육계 지도자 7) 성실하고 능력 있는 각급 여성 지도자 등을 후보자로 정했다고 밝혔다.

후보의 선정은 청와대 비서실과 중앙정보부, 공화당이 각각 추천한 인물들을 비서실이 통합 정리하여 유력 인사 100여 명의 명단을 작성한 뒤 박정희가 직접 낙점했다고 한다.

루소가 일반의지는 대표될 수 없고 인민의 대의원은 인민의 사용인에 지나지 않으며 일반의지의 대표자가 될 수도 없다고 말한 것은 유신체제에서는 통용될 수 없었다. 유신체제에서는 박정희의 뜻이 곧 일반의지였다.

긴급조치 1호가 발동되던 그때 김지하는 〈1974년 1월〉이라는 시를 썼다. "낯선 술집 벽 흐린 거울 조각 속에서/어두운 시대의 예리한 비수를/등에 꽂은 초라한 한 사내의/겁먹은 얼굴"로 그는 "1974년 1월을 죽음이라 부르자"고 했다.

4시 30분에 시작된 그 새벽의 연쇄살인극은 4시간 반 만에 끝났다.

문세광 역시 김대중의 연설 녹음을 열 번 넘게 반복 청취할 정도로 김대중 구출운동에 적극 가담했다. 그는 박정희 1인독재를 타도하는 것이 한국 혁명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서 자신은 "죽음이냐 승리냐의 혁명전쟁에 나선다"고 유서에 썼다.

5·16 이후 최측근에서 박정희를 떠받치던 윤필용, 이후락, 박종규가 차례로 물러났고 그 빈자리를 메운 것은 차지철과 김재규였다. 유신체제 몰락의 인적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육영수의 빈자리를 메운 것은 프랑스에 유학 가 있던 23세의 박근혜였다.

1917년생 박정희의 나이는 58세, 1~2년쯤 지난 뒤 새장가를 들었어야 할 나이였으나 본인은 아직 시집보내지 않은 딸들이 있다는 이유로, 주변의 권력자들은 새로운 대통령 부인의 탄생으로 인한 권력지형의 변화에 대한 우려로 박정희의 재혼을 적극 추진하지 않았다.

뒷날 김재규는 법정에서 박정희를 쏘게 된 요인의 하나로 최태민 문제를 꼽았다. 인간 박정희에게, 나아가 박정희 체제에 육영수의 빈자리는 참으로 컸다.

그렇게 떠나간 장준하 선생의 묘소를 37년 만에 이장하면서 그분의 유골이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지름 6센티미터의 원형 함몰, 숨이 턱 막혔다.

중국 전선에 투입된 장준하는 1944년 7월 동료 넷과 함께 부대를 탈출하여 천신만고 끝에 안후이(안휘) 성 린취안(임천)에 도착했다.

1945년 11월 23일 장준하는 백범을 모시고 귀국하여 경교장에서 백범의 비서로 일했다. 광복군 참모장으로 이승만 정권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범석 장군은 백범의 비서로 있던 장준하를 데려다 자신이 조직한 민족청년단의 중앙훈련소 교무처장으로 삼았다.

6,000리 길을 걸어온 수십 명의 젊은이가 한꺼번에 당도하니 임시정부의 노인들은 감격했다. 백범도 떨리는 목소리로 일제의 폭압 밑에서 조선의 젊은이들이 다 일본사람 된 줄 알았는데 이런 일이 다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답사에 나선 장준하도 본인과 청중이 모두 울음바다가 돼 연설을 마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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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장을 걷어내는 청천백일의 역사가 여기 있다. 역사의 분화구가 진실을 분출하는 어느 날이 여기 있다. 역사학의 주류에는 고대 사관(史官)의 종적이 여지껏 지워지지 않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므로 옛 정사(正史)와 야사의 불화가 역사학의 토속(土俗)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한국 통사의 수구성도 강단사학의 그것으로 굳어져 온 것이다. 이 같은 낭패에 맞서 정사와 야사의 구차한 변별 따위를 가차 없이 뭉개버린 생동의 역사서술이 한홍구 전위사관에서 체현된다. 이번에는 시대모순의 극복을 신열(身熱)의 의지로 구현하는 그의 공덕에 우리는 빚지고 있는 것이다. 장하다.
— 고은(시인)

이 책의 목차를 하나하나 살피면서 잔혹한 시대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결코 되풀이될 수 없는 유신의 잔영이 다시 현실로 다가오는 듯하다. 유신시대를 되돌아보면 지식인의 초라한 몰골만 남는다. 그러기에 유신과 대결하며 자기를 헌신한 선진(先陣)들은 형언할 수 없는 감사의 대상이요, 한국 민주화의 영웅이다. 오늘날 이만큼이라도 자유와 인권을 누리는 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희생의 대가다. 정녕 이 세대는 그 선진들에게 빚진 자들이다. 그러기에 우리의 누림이 무임승차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유신시대를 부끄럽게 살아온 세대가 용서받을 길이 있을까. 이 책을 통해 유신의 야만을 제대로 깨닫고 민주주의를 새롭게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 교수께 감사한다.
- 이만열(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역사가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소극으로 두 번 되풀이된다는 말은 역사란 것이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또 무언가 같은 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기도 하다. 달라진 점을 정확히 포착하여 비극이 두 번 되풀이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새 세대의 몫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다. 이 책은 이 시대착오의 나날을 견뎌내고 보다 나은 오늘을 누려야 할 젊은 세대들에게 유신시대를 제대로 장송하지 못한 구세대 역사학도가 드리는 미안한 마음이다. 

장준하, 송건호, 리영희 같은 내 청춘의 스승을 떠올리며
2013년 12월 견지동에서

유신 :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시대 | 한홍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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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Berlin
한 나라의 수도는 그 나라를 대변한다.
그런데 베를린은 특이하다.
독일의 수도이지만, 독일의 여느 도시와 다르다.
동서독이 분단된 냉전 시절의 아픔을 치유하면서
베를린만의 특별한 컬러를 입혔다.
예술가들의 예술혼으로 다시 태어난 이 도시는
단연 독일 동부 여행의 중심이다. - P224

뤼베크Lübeck
중세 독일의 부유한 도시들은 연합을 맺고
황제도 부럽지 않은 권력을 가졌다.
한자동맹으로 맺어진 이 강력한 연합체는
수백 년간 유럽의 해상권을 쥐락펴락했다.
그 중심에 뤼베크가 있다. - P236

한자동맹의 여왕,
레전드가 되다!
중세 국가의 권력자는 황제 또는 왕이었다. 신성로마제국에서도 황제가 있었고, 지방마다 실질적인 권력을 가진 영주 또는 제후가 있었다. 봉건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권력은 선택받은 가문에서 폐쇄적으로 대물림되고 민중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인 특징이다. 그런데 봉건사회인중세 독일에서 나타났던 특이한 별종 집단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14세기경부터 크게 융성한 한자 리그Hanseatic League, 즉 한자동맹이다. - P237

브레멘Bremen
브레멘은 동화 같은 풍경을 가진 도시다.
<브레멘 음악대> 동화의 배경이 된 이곳은
지금도 동화 같은 분위기를 유지한 채
번영하던 중세의 모습을 한껏 자랑한다.
시민들의 지혜로 수호성자를 지켜낸 - P242

수호성자를 지켜낸 역설의 미학
브레멘 도심 곳곳에는 그림 형제의 동화 <브레멘 음악대Dic BremerStadtmusikanten>의 네 주인공이 가득하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늙은 당나귀,
개, 고양이, 닭이 유랑 악단을 만들어 브레멘을 향해 가다 도둑이 사는 집을 발견하고는 네 마리의 동물이 올라타고 소리를 질러 도둑을 퇴치하고는 그 집에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잠깐! 이야기를 자세히 뜯어보자. <브레멘 음악대>의 네 주인공은 브레멘을 향해 길을 떠나다가 도중에 자신들이 살 곳을 구해 행복하게 살았다고 마무리된다. 즉, 그들은 브레멘에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 P243

그렇다면 생각해 보자. 주인공들이 브레멘에 도착할 것도 아니었으면서 왜 <브레멘 음악대>라고 했을까? 어차피 부자 도시로 가는 도중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마무리할 예정이었다면 <베를린 음악대> <함부르크 음악대> <뮌헨 음악대>도 가능한 것 아닌가. 그림 형제를 붙들고 물어보지는 못했으니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지만, 그 당시 브레멘이워낙 부유하고 발전된 도시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난한 이들의 이상향으로 설정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 P244

슈베린Schwerin
독일이라는 국가가 탄생하기 직전
1800년대 초중반은 독일이 가장 뜨거운 시기였다.
앞선 시대의 성취에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성취가
독일 전역에 퍼졌다. 이것을 역사주의라 부른다.
독일이 작정하고 멋을 부려 만든 슈베린은
독일 역사주의의 메카다. - P250

볼프스부르크Wolfsburg
자동차를 향한 독일인의 애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자동차에 진심이다.
비록 나치의 주도로 ‘국민차‘가 시작되었지만,
나치를 청산하자 진짜 ‘국민차‘가 찾아왔다
독일 자동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마나는
이곳은 자동차의 도시‘다. - P256

첼레Celle
독일의 동화 같은 마을을 완성하는 것은아기자기한 목조 주택이 어울려 만든 골목 풍경이다.
지어진 시기에 따라 색도 모양도 제각각인 건물들이
한데 어울려 동화 속 마을 같은 풍경이 된다.
나무로 만든 하프팀버 주택이 골목을 가득 채운 첼레.
이곳은 지금도 현지인들의 삶의 터전인
실재하는 동화 속 마을이다. - P264

독일은 ‘동화 같은 풍경을 보러 가기에 좋다. 이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에서 따라올 경쟁자가 없다고 생각한다. ‘숲의 민족‘이라 불린 게르만족은쉽게 나무를 구해 뚝딱 건물을 만들어냈고 건물 하나하나가 모여 골목이되고, 동네가 되고, 도시가 되었다. 나무로 건물의 골격을 만들고 나머지는 흙 등으로 채우는 이러한 건축양식을 반목조 건축, 하프팀버Half-Timber라고 부른다. - P265

고슬라르Goslar
독일의 정체성을 말하는 도시는 어디일까?
베를린이나 뮌헨 같은 대도시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오랜 역사 속 진짜 독일은 다른 곳에 있다.
‘북방의 로마‘로 불리는 고슬라르!
화려했던 과거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 도시가
우리가 만나고 싶은 진짜 독일 마을이다. - P272

힐데스하임Hildesheim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독일,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난 도시는 많지만,
힐데스하임의 재건 스토리는 아주 특별하다.
시민들은 잿더미 속에 꽃핀 장미의 위로를 받으며
천년 전 영화로운 도시의 모습으로 재건했다.
‘장미 루트‘ 따라가며 만나는 도시의 풍경은
이처럼 특별한 스토리가 더해져 감동을 준다. - P280

괴팅엔Göttingen
괴팅엔은 ‘키스의 자유‘가 있는 도시다.
학생들은 거위 소녀 리젤과 키스하며
젊음의 에너지를 분출하고 추억을 만든다.
한때 괴테도 거닐던 대학의 교정과
그림 형제의 동화 속 배경이 된 도시에는젊음의 낭만과 열정이 유쾌한 기운을 선사한다. - P288

그림 형제가 독일에 남긴 족적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그들은 단순히동화집을 펴낸 작가가 아니다. 그림 형제는 독일에 전래하는 민담을 토대로 지역의 방언을 연구하고 언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언어학자였다. 현대 독일어의 문법을 정리한 사람이 마르틴 루터라면, 현대 독일어의 체계를 확립한 이들은 그림 형제다! - P289

그래서 그림 형제와 연고가 있는 독일의 도시는 크고 작은 기념물을세워 오늘날까지 그들을 기리고 있다. 동화 <브레멘 음악대>의 배경이 된도시 브레멘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리고 그림 형제가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머물렀던 도시 괴팅엔도 그중 하나다. - P289

함부르크Hamburg
북부 독일 특유의 멋이 극대화된
독일 제2의 도시 함부르크.
중세부터 번영을 누렸던 이 도시에는
하늘을 찌르는 첨탑이 도열해 있다.
항구를 오가던 뱃사람들의 이정표였던 첨탑은
지금도 함부르크 여행자들의 길잡이다. - P296

지금도 이정표가 되어주는
그 옛날의 첨탑
함부르크는 브레멘과 함께 독일에 둘뿐인 자유도시다. 수도 베를린에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이기도 하다. 일찍이 무역항이 발달하여 수많은 상인과 뱃사람들이 모여들었으며, 막대한 부를 통해 일군 번영은 전쟁을 거친 뒤에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오늘날에도 상공업과 무역의 성행으로사람과 자본이 몰리는 대도시지만, 독일의 도시 대부분이 그러하듯 중세부터 이어져 온 구시가지가 남아 있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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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마르에 독일의 대문호와 철학가들이 모여들어 고전주의를 꽃피 우면서 바우하우스Bauhaus라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다. 바우하우스는 앞선 기술과 인간 중심의 사상이 만나 기존의 가치관을 뿌리부터 바꿔버린 사건이었다. 바우하우스가 시작된 곳은 오늘날 바우하우스 박물관Bauhaus-
Museum이 되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가구나 설계 도면은 지금 우리가 사용 하는 평범한 가구와 닮았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바우하우스가 평범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유명세를 믿고 찾아갔다 허름한 식당의 첫인상에 놀라더라도 그 맛을직접 확인하면 유명세가 진짜인지 가짜인가 판가름할 수 있다. 바이마르는 진짜였다. 화려함을 애써 지양한 소박한 시가지 속에 그 소박함을 만든 거대한 정신이 깃들어 있어 여기는 진짜가 확실하다고 믿게 된다. - P183

바이마르로 가는 길은 괴테를 만나러 가는 시간이고, 고전주의를 만나러 가는 시간이며, 오늘날 독일이라는 국가의 사상적 뿌리를 확인하러가는 시간이다. - P183

크베들린부르크Quedlinburg
크베들린부르크를 여행하는 것은 도시의 나이테를 실감하는 일이다.
기차역에서 도심을 향해 갈수록 시대를 반영한 건축양식이 달라진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시간으로 건축 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준다. - P184

비텐베르크Lutherstadt Wittenberg
16세기 초 독일의 작은 도시에서 세상을 뒤흔든 종교개혁이 일어났다.
무기도 없고, 조직도 없었던 한 성직자가
부당한 일에 대해 그저 토론을 원했을 뿐인데,
서구문화를 바꾼 엄청난 사건으로 비화됐다.
기독교 종교개혁의 성지가 된 이 도시는
지금도 순례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P192

종교개혁으로 세상을 바꾼 성지
비텐베르크는 아주 작은 도시다. 하지만 이 작은 도시에 수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이들은 관광객이기도 하지만 순례자이기도 하다. 비텐베르크가 개신교의 성지이기 때문이다.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시작한 곳,
다시 말해서 개신교가 첫발을 내디딘 곳이 바로 여기다. 그래서 비텐베르크의 공식 명칭이 ‘루터의 도시 비텐베르크Lutherstadt Wittenberg‘다. - P193

마이센Meißen
동양 도자기에 빠진 사치스러운 군주가 있었다.
그의 욕망은 도자기 수집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동양의 것보다 더 좋게 직접 만들고 싶었다.
그의 과한 열정은 기어이 결실로 이어졌다.
그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자기가 탄생했고,
마이센은 도자기의 고유명사가 되었다. - P200

포츠담Potsdam
우리가 세종대왕이나 광개토대왕을 기리듯이 독일인도 ‘대왕‘이라는 극존칭으로 기리는 군주가 있다.
유럽의 변방에 불과했던 프이센을 단숨에 최강 공국으로 만든 프리드리히 대왕,
포츠담은 그의 쉼터이자 힐링캠프였다. - P208

드레스덴Dresden
독일 동부는 구동독의 영역과 거의 일치한다.
드레스덴은 동독의 색채를 간직하고 있으면서
과거의 찬란했던 영광을 복원한 도시다.
색다른 느낌 속에 멋진 풍경을 즐기면서전쟁의 폐허에서 복원한 감동도 느낄 수 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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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9.16, 08:43 ~ 2025.3.2, 12:09
1년 4개월 14일 걸리다.

그러나, 실제 필사한 날은 얼마 되지 않는다
쪼매

김용택 님의
감성치유 리라이팅북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전 4 권 필사 완료


하하하하하하 😆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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