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은 아니었다. 태아의 사진을 보고 심장 소리를 들으면 조금씩 설렘이나 기대감이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않았다. 어쩌면 지민 자신이 건강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줄 준비도 되지 않은 게 아닐까. 복잡한 생각이 이어졌다.

감동적인 재회를 기대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그곳에 있다는사실을 확인하고 싶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래서였을까. 지민은 더욱 허탈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아무리 그래도, 이게 소멸과 다른 게 대체 뭡니까? 접속할수 없다면 의미가 없잖아요.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다른 유족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그냥 진행하는 게 말이 됩니까?"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는 흔히 애증이 얽힌 사이로 표현된다.
딸을 사랑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투사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삶을 재현하기를 거부하는 딸.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앓는 딸과 딸에 대한 애정을 그릇된 방향으로 표현하는 엄마. 여성으로 사는 삶을 공유하지만 그럼에도 완전히 다른 세대를 살아야하는 모녀 사이에는 다른 관계에는 없는 묘한 감정이 있다. 대개는 그렇다. 한때는, 지민도 엄마와 자신 사이에 그런 애착과복잡한 감정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학자들은 시냅스 패턴 중에서도 특별히 생각과 기억, 외부에 대한 반응 같은 자아 구성의 흐름을 나타내는 것들을 통틀어 ‘사고 언어‘라고 불렀다. 사고 언어에 관한 연구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옷과 시계, 낡은 장신구들을 꺼내면서도 지민은 무언가 의미 있는 물건 하나는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박스 바닥이 보일 때까지도 그 안엔 엄마를 특정할 만한 물건이 없었다.

"있지, 유민아."

"응?"

"엄마가 하나도 없어."

유민은 조금 당황한 것 같았다. 어색하게 웃으며 유민이 말했다.

"인간의 영혼을 구성하는 물질은 무엇일까요? 마인드 도서관의 등장 이후로 사서들이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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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상한 상품의 견본품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마감을 앞둔 사무실에 있었다.

후배는 한숨을 푹 쉬었다. 나도 한숨을 쉬고 싶었다. 어쩐지 힙스터들을 대상으로 한 대사기극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가슴속에서 꾸물거리기 시작했지만, 어차피 몇 달 지나면 다들 흥미를 잃을 수많은 유행 아이템 중 하나일 뿐이다. 괜한 정의감에 사서 고생할 필요는 없었다.

"걔들은 증오체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라, 일단 범죄를 저지르고 핑계를 댄 거 아닐까?"

"선배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제 생각은 이래요. 물성이라는 건 생각보다 쉽게 사람을 사로잡아요. 왜, 보면 콘서트에 다녀온 티켓을 오랫동안 보관해두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사진도 굳이 인화해서 직접 걸어두고, 휴대폰 사진이 아무리 잘 나와도 누군가는 아직 폴라로이드를 찾아요. 전자책 시장이 성장한다고 해도 여전히 종이책이 더 많이 팔리고. 음악은 다들 스트리밍으로 듣지만 음반이나 LP도 꾸준히 사는 사람들이 있죠.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이미지를 향수로 만들어서 파는 그런 가게도 있고요. 근데 막상 사면 아까워서 한 번도 안 뿌려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식약처, 이모셔널 솔리드 전면 판매중지·회수 명령… 마약성분 검출 파문〉

의미는 맥락 속에서 부여된다. 하지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물성은 어떻게 사람을 사로잡는가.
나는 닫힌 문을 가만히 바라보다 시선을 떨구었다.

"관내분실인 것 같습니다."
사서의 말에 지민이 눈썹을 찡그렸다. 분실이라니?
"무슨 말씀이세요?"
"그러니까…… 도서관 내에서 마인드가 분실된 겁니다. 검색 결과가 없고, 반출된 흔적도 없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도서관 내 분실, 마인드 업로딩 분실, 태그 실종, 온갖 키워드를 넣어가며 검색해보았지만 도통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가 없었다. 데이터가 지워진 거냐고 물으니 그것도 아니라고 하고, 도서관 어딘가에 저장이 되어 있을 텐데 검색이 안 된다는 말뿐이었다. 하지만 그건 애초에 엄마의 이름이나 인적사항 중에 무엇 하나라도 제대로 기록되어 있었다면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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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행자 ☆☆ 희망 한스푼 

성공의 비결

매우 뛰어난 기량으로 일본 프로 야구  무대를 휩쓸고,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야구선수가 있습니다.
그는 실력자들이 모두 모인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3,000개의 안타를 쳤습니다.
이는 메이저리그 통산 30번째, 
그리고 동양인으로서는 최초였습니다.
엄청난 기록을 세운 것이죠.
성공의 비결을 물어보는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저는 3,000개의 안타를 쳤지만, 그 뒤에는 7,000개의 범타˝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접합니다.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타고난 재능? 엄청난 행운?
물론 이것들도 없지는 않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노력‘이었습니다.
당장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해 보세요.
분명 멋진 결과가 여러분에게 찾아올 것입니다.

범타 : 야구에서, 안타가 되지 못한 평범한 타격

꿈행자 ☆☆ 희망한스푼 

성공의 비결

매우 뛰어난 기량으로 일본 프로 야구 무대를 휩쓸고,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야구 선수가 있습니다.
그는 실력자들이 모두 모인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3,000개의 안타를 쳤습니다.
이는 메이저리그 통산 30번째, 그리고 동양인으로서는 최초였습니다.
엄청난 기록을 세운 것이죠.
성공의 비결을 물어보는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저는 3,000개의 안타를 쳤지만, 그 뒤에는 7,000개의 범타"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접합니다.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타고난 재능? 엄청난 행운?
물론 이것들도 없지는 않았겠지만가장 큰 이유는 바로 ‘노력‘이었습니다.
당장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해 보세요.
분명 멋진 결과가 여러분에게 찾아올 것입니다.

범타 : 야구에서, 안타가 되지 못한 평범한 타격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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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행성은 자원도 풍부하고 살기 좋은 곳이니까. 처음에는 희소 자원을 가져오기 위해서 개발되었지만 거주 환경이 좋아서 개척 이주를 한 사람들이 제법 많았지. 내 남편과 아들도 지구와는 다른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며 개척 이주 행렬에 동참했던 거라네."

"우주 개척 시대의 서막이 열린 때였어. 워프 항법이 상용화되고, 여러 행성의 개척에 성공하면서 연방 정부가 우주로 확장된 시기지. 다들 다른 행성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던 시대였고, 그건 내 남편과 아들도 예외가 아니었네."

우주선은 비록 빛의 속도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이동하는 우주선을 둘러싼 공간을 왜곡하는 워프 버블을 만들어서 빛보다 빠르게 다른 은하로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딥프리징은 우주 개척의 다음 단계를 위해서도 필요했지만 의료계에서도 수요가 있었어.

호기심과 결의가 뒤죽박죽 섞인 열정으로 가득했지. 우리의 프로젝트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어. 사소한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만 하면 되었지. 하지만 삶이란 정말 예측할 수 없더군.

워프 항법은 우주 개척 시대의 눈부신 전성기를 열었지만 인류에게 무한대의 속도를 제공해주진 못했다. 다른 은하까지는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0년이 넘게 걸렸다.

사람들이 딥프리징 기술을 유일한 대안이자 해결책으로 제시했던 것도 바로 유한한 인간의 시간과 무한한 우주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함이었다.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네."

우스운 일이지.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그 경제성이 너무나 떨어지는 방식만을 사용했던 것이 연방 아닌가.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우주 정거장’

"당신, 나이를 추정해보니 백일흔 살이더군요. 도대체 여태 어떻게 살아남으신 겁니까? 그동안 정거장에는 대체 몇 번을 오간 건가요?"

"같은 곳에 묻히는 것에 그렇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시네요."

"고집 센 할머니를 설득하는 방법은 혹시 연구하신 적 없습니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아무리 우주를 개척하고 인류의 외연을 확장하더라도, 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 게 아닌가."

‘나는 내가 가야 할 곳을 정확히 알고 있어.’

그녀는 언젠가 정말로 슬렌포니아에 도착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끝에.
남자는 노인이 마지막 여정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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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혼에 가해진 충격을 감수해야만 했다. 케플러는, 천문학이라는 마구간에서 원형과 나선형을 쓸어 치우자, "손수레 한가득말똥"만 남았다고 했다. 원을 길게 늘인 달걀의 모습(타원)을 그는 이렇게 말똥에 비유했던 것이다. - P138

타원의 공식을 이용하여 분석을 다시 시도했다. 그 공식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페르가의 아폴로니우스가 처음 만들어낸 식이었다. 결과는 튀코 브라헤의관측값과 완전히 일치했다. "자연의 진리가, 나의거부로 쫓겨났었지만, 인정을 받고자 겉모습을 바꾸고 슬그머니 뒷문으로 들어왔으니… 아, 나야말로 참으로 멍청이였구나!" - P139

행성의 운동을 규정한 케플러의 첫 번째 법칙을 간단히 말하면 다음과같다.
제1법칙. 행성은 타원 궤도를 따라 움직이고 태양은 그 타원의 초점에있다. - P140

케플러는 궤도가 아무리 심하게 찌그러진 타원이라도 이 두 넓이가 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행성이 태양과 멀리 있을 때의 길고 뾰족한 부채꼴의 넓이는 행성이 태양과 가까이 있을 때의 짧고 넓적한 부채꼴의 넓이와 정확히 일치했다.
이것이 행성의 운동을 규정한 케플러의 두 번째 법칙이다.
제2법칙. 행성과 태양을 연결하는 동경은 같은 시간 동안에 같은 넓이를 휩쓴다. - P141

수성이 영어로 머큐리Mercury 인데 머큐리는 본래 로마 신화에서 신들의 심부름꾼인 메르쿠리우스Mercurius 를 뜻하니 잽싸게 도는 수성에게 딱 어울리는 이름이다. 금성에서 지구, 화성으로 이어지면서 행성들은 차례대로 점점 더 느리게 돈다. 신들 중의 왕격인 유피테르Jupiter의 영어 이름인 주피터의 이름을 딴목성이나 사투르누스 Saturnus의 이름을 딴 토성 같은 외행성들은 그이름에 걸맞게 아주 천천히 장중하게 움직인다. - P143

케플러의 세 번째 법칙, 즉 조화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제3법칙. 행성의 주기 (행성이 궤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를 제곱한 것은행성과 태양 사이의 평균 거리를 세제곱한 것에 비례한다. 즉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일수록 더 천천히 움직이되, 그 관계가 수학 공식-P2=a3을 정확하게 따른다. - P143

여기서 내가 의도하는 바는, 천체의 작동기제를 논함에 있어 신이 생명을 부여한 신성한 유기 생물보다 태엽이나 추 같은 동인으로 작동하는 시계 장치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다.....… 시계의 운동이 시계추단 하나에서 비롯되듯 천체들의 온갖 움직임의 거개가 극히 단순한 이 자기력 하나로 인하여 구현되는 것이다. - P145

뜬소문과 인간의 광기가 파도처럼 시골까지 덮쳐, 힘없는 자들일수록 더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희생양이 되었는데 그 와중에 혼자 사는 늙은 여인들은 마녀 사냥에 걸려들기까지 했다. - P147

"다수가 그른 길을 걷지 않는 한, 나역시 다수의 편에 서고 싶다. 그 까닭에 나는 가능한 한 많은 이들에게과학을 설명해 주려고 무진 애를 쓰는 바이다." - P148

또 다른 상황에서 그는편지에 이렇게 쓰기도 했다. "수학 계산의 쳇바퀴에 저를 온종일 매어두지는 마십시오. 철학적 사색은 제가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기쁨이오니, 제게 사색할 여유를 허락해 주십시오." - P148

케플러가 스스로 지은 비문을 읽어 보자. "어제는 하늘을 재더니, 오늘 나는 어둠을재고 있다. 나는 뜻을 하늘로 뻗쳤지만, 육신은 땅에 남는구나." 그러나 30년 전쟁으로 그의 묘마저 사라졌다. - P152

오늘날 케플러의 묘비가 다시 세워진다면 그의 과학적 용기를 기리는 뜻에서 이런 문장을 새겨넣으면 어떨까. "그는 마음에 드는 환상보다 냉혹한 현실의 진리를 선택한 사람이었다." - P152

그에게는 계시로 밝혀진 신이 세가지 위격으로 존재하는삼위일체의 신이 아니라 온전히 하나이신 유일신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감히 입 밖에 내지 못할 생각이었기에, 뉴턴은 평생토록 이 비밀을지키느라 무진 애를 써야 했다. - P154

그분이 연구에 얼마나 열심이셨는지 방을 비우는 적이 거의 없었고,
있다면 오로지 학기 중 강의할 때뿐이었습니다. 그분의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은 얼마 없었고, 강의를 들어도 제대로 알아듣는 사람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이해하는 학생이 없으니 그분의 강의는 벽에다 대고하는 것이었습니다. - P156

물체가 떨어지는 일은 태초부터 있었다. 달이 지구 둘레를 돈다는사실은 까마득한 옛적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 현상이 같은 힘에 따라 일어난다는 엄청난 사실을 최초로 알아낸 사람이뉴턴이었다. 뉴턴의 중력 법칙을 만유인력의 법칙‘ 이라고 하는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뉴턴의 중력 법칙은 우주 어디에서나 성립하는 범우주적 성격의 보편 법칙이기 때문이다. - P157

만년에 뉴턴은 과학자들의 단체인 영국 왕립학회의 회장을 역임했고 조폐원장 자리에도 취임하여 위조 화폐의 유통을 통제하는 데 온정성을 쏟기도 했다. 본래 감정의 기복이 심했던 뉴턴은 나이를 먹어가며 그 증상이 심해졌고 또 사람 대하기를 점점 더 꺼려 했다. - P158

뉴턴의 풀이는 그의 요구대로 익명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해결책의 뛰어남과 독창성으로 말미암아 저자의 이름이 저절로 밝혀졌다. 베르누이는 해답을 보자
"발톱 자국을 보아 하니 사자가 한 일이다."라고 평했다고 한다. 뉴턴은 그때의 나이가 55세였다. - P160

죽기 바로 전 뉴턴은 이렇게 썼다. "세상이 나를 어떤 눈으로 볼지 모른다. 그러나 내 눈에 비친 나는 어린아이와 같다. 나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더 매끈하게 닦인 조약돌이나 더 예쁜 조개껍데기를 찾아 주우며 놀지만 거대한 진리의 바다는 온전한 미지로내 앞에 그대로 펼쳐져 있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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