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실들을 종합하면 그림이 나오죠. 친일과 유신, 5공, 지역감정의 대표들이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정서를 제출하러 가는 역사의 한 장면입니다.
탄핵의 내용은 어땠습니까? 반민주적이었죠. 과거 청산 없는 민주화, 절차만 남은 허울뿐인 민주주의가 민주주의의 핵심을 죽여버린 겁니다.
제가 진보진영의 입장에서 평가하자면, 노무현 대통령이 여러 가지 잘못은 있지만 김대중 대통령과 비교해 딱 두 가지를 잘했어요. 하나는 과거 청산이고, 다른 하나는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 문제였습니다.
김대중 정권 때는 수구세력이 국회를 꽉 잡고 있으니까 과거 청산이고 뭐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잖아요. 의회 독재라는 말까지 나왔죠. 그런데 국민들이 국회까지 바꾸어버렸어요. 국민들이 노무현한테 길을 만들어준 거죠.
이제 수구세력이 발악을 하게 됩니다. 노무현이 국회까지 업고 밀어붙이면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여태까지 수구세력은 공안기관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했는데 그런 수단이 없는 겁니다. 오히려 수구세력으로서는 믿을 게 언론뿐이었어요. 그리고 언론과 함께 바람잡이 역할을 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뉴라이트입니다.
우리 역사학도들이 현대사를 공부하게 된 건 1980년에 광주를 거치면서부터입니다. 제가 1988년 2월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석사논문을 발표했어요. 그런데 독립운동사로는 이게 서울대 국사학과에서 두 번째로 나온 논문입니다. 첫 번째는 1968년인가 1969년에 일본 사람이 3·1운동에 대해 박사논문을 쓴 게 있습니다. 사실상 독립운동사 논문으로는 제가 서울대 국사학과에서 최초로 쓴 셈입니다. 서울대가 특히 늦었지만 그만큼 우리 근현대사 연구가 굉장히 지체되어 있죠.
1980년 광주를 겪고 도대체 미국이 우리에게 무엇인가, 어떤 관계인가, 우리는 왜 분단되어 있는가를 고민하면서 현대사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현대사를 공부하겠다고 하니까 선생님들께서 격려해주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말렸습니다."너 어쩌려고 그래. 현대사 공부하지 마라. 다친다."
친일파의 반격! 친일파가 대한민국을 찬탈하는 쿠데타 과정이라고 묶어서 설명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이 친일파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지금 뉴라이트들은 대한민국을 찬탈한 세력과 그들의 바람막이가 되었던 이승만을 중심으로 역사를 미화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이 작업이 친일하고 연관되어 있어요.
뉴라이트가 밤낮 떠드는 게 국가 정체성인데 이것은 또 무슨 이야기입니까? 한마디로 좌파정권이 과거 청산을 통해 대한민국의 건국 주체들을 욕보이면서 국가 정체성과 헌법정신을 짓밟았다는 겁니다. 이게 뉴라이트들의 핵심 주장입니다. 그래서 과거사 청산은 무조건 덮어야 한다는 거죠. 지금 열심히 덮으려 하고 있잖아요.
탄핵 직후에 어떤 상황이 되었습니까? 국회의원 과반수를 얻었어요. 대한민국 수립 이후 처음입니다. 이른바 민주개혁 세력이 152석으로 단독 과반수를 차지했습니다. 여기에 민주노동당 10석이 있어요. 국회의원들 중에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감옥에 갔다 온 사람들이 30명 내지 40명은 되었습니다. 정부를 보세요. 민변 출신 대통령에 민변 초대 회장이 국정원장, 민변 부회장 강금실이 법무부 장관이에요. 민변 창립 멤버 천정배가 여당 원내대표였죠. 그런데 국가보안법을 폐지 못했습니다. 이거 어디 가서 하소연해야 합니까?저는 노무현 정부가 망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보안법이 작동해서 망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 뭐냐? 이런 상태에서 국가보안법도 폐지 못하는 멍청이들. 그것을 읽힌 거죠. 한나라당이나 수구꼴통에게 알려준 겁니다. 죽어라 저항하면 살 수 있다, 죽기로 저항하면 살 수 있다, 쟤네는 말만 있지 의지가 없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빠른 시일에 자신의 지지세력을 자기 손으로 파괴한 정치인은 없습니다. 지지세력을 분열시킨 것, 너무 큰 잘못이죠.
분명한 것은 근현대사 교과서는 역사학자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역사교육을 정치교육으로 삼아서는 안 되잖아요. 우리가 교과서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요? 일본을 비판하는 것과 똑같은 기준을 우리에게도 적용해야 합니다. 군국주의자를 비판하고, 반민주적인 인권침해를 비판하고, 이와 똑같은 것들을 우리 역사에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류 역사를 보면 예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간첩을 만날 수 있어요.『손자병법』의 「용간(用間)」편에 간첩 활용법에 관한 장이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어떤 경우에도 간첩을 쓰지 않을 수 없지만, 간첩을 부리는 것은 어진 장수라야 한다"고 나옵니다. 간첩이 적에게 "상대편에서 당신을 이렇게 들여다보고 있소"라고 말하면 큰일 나겠죠.
깐수 정수일 선생은 세계 첩보사에 남을 만큼 성공적으로 합법적인 신분을 취득했고, 현존하는 간첩들 중에서 최고의 지성을 가졌으며, 가장 오랫동안 암약한 간첩일 겁니다. 그런데 깐수 선생이 보낸 정보의 질을 보면,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형편없어요. 도서관에 있는 책, 그런 걸 캐냈더라고요.
신영복 선생님이 관련되신 것은 ‘민족해방동맹’이라는 별도의 조직으로 청년학생들을 위한 조직이었어요. 신영복 선생님은 그 조직의 핵심 지도 간부였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통혁당 당원은 아니었다고 말씀하시죠. 그러면서도 어쩌면 자신이 북쪽에 통혁당 당원으로 등록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선생님이 민족해방동맹의 최고 지도 간부였고 김질락과 가까운 사이로 자주 만났으니까 통혁당 쪽에서 선생님을 당원으로 보고했을지도 모르겠다는 거죠. 어쨌든 이는 나중에 추측한 것이고, 당신은 통혁당이란 이름을 중앙정보부에서 수사받을 때 처음들으셨다는 겁니다.
박정희가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민주적인 척을 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박정희 일당은 민주 운운하는 말장난 따위는 아예 포기하고 한 가지 구호로 확실하게 나갑니다. 잘살아보세! 내가 부당하게 권력은 잡았지만 너희를 잘살게 해주겠다는 거죠.
원조 불도저 서울시장 김현옥부산시장 시절에 이미 불도저란 별명을 얻은 김현옥은 "행정은 정열이다." "건설은 나의 종교다." 등 희한한 말들을 많이 했다.
올해 두번째 선물받은 소장용 책들 -선물이지만 내가 고른 ㅋ1.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서설 1 초원로2.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서설 2 사막로3.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서설 3 해로 정수일 교수님의 실크로드 도록에 이은 또하나의 걸작4. 연암집 상5. 연암집 중6. 연암집 하7. 한국미 한국의 마음8.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책값에 비해 만듬새가 구리다ㅠ)이것들을 더이상 꽂을 책장이 없다ㅠ버릴 책들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