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관이, 밥하나?" "삼관이, 채소를 썰 때 너무 힘을 주는 것 같으이. 꼭 장작 패는 것 같다구." "삼관이, 자네 언제부터 이렇게 부지런해졌나?"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하는 수 없지. 마누라한테 꼬투리를 잡혔으니. 이런 걸 일러 노는 건 한때고 고생은 평생이라고 하는 거라구."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이제야 다 알겠다구요. 예전에야 남편이랑 아들들을 먼저 생각했어요. 무조건 내가 좀 덜 먹더라도 남편하고 아들들 많이 먹이는 게 최선이고, 내가 좀 힘들더라도 그들을 편하게 해주는 게 다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앞으로는 나를 좀 챙겨야겠더라구요. 내가 나를 챙기지 않으면 누가 챙겨주겠어요? 남자들이란 원래 믿을 게 못 돼요. 집안에 서시 같은 미인이 있는데 바깥에 한눈을 팔다니……. 아들들도 믿을 게 못 되고……."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올해는 1958년. 인민공사, 대약진운동, 제강생산운동…… 또 뭐가 있지? 아, 우리 아버지 땅이랑 넷째 삼촌의 논밭이 다 회수됐지. 앞으로는 누구도 자기 논밭을 가질 수 없다구. 전부 국가에 귀속되는 거지. 즉 국가가 빌려준 논밭에 농사를 짓는 거라 이거야. 수확할 때도 당연히 국가에 공납을 해야 하고. 에, 결국은 국가가 이전의 지주가 되는 거지. 물론 국가가 지주는 아니고, 인민공사라고 불러야겠지…….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사람은 곧 철이고 밥은 곧 강이니, 이 강철은 바로 국가의 양식인 거야. 그러니까 국가의 쌀이자 보리이고, 생선이자 고기다 이 말씀이야. 그러니 제련은 논밭에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침대 밑에 아직 쌀독 두 개가 남아 있어요. 사람들이 와서 솥이며 밥그릇, 쌀, 간장, 소금, 식초까지 싹 가져갈 때 이 쌀독만은 아까워서 못 주겠더라구요. 이건 당신하구 애들 입에서 한 입씩 줄여서 모은 거니까 끝까지 안 내줬죠……."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다들 잘 못 느꼈겠지만, 이 돈은 우리 입에서 조금씩 덜어서 모은 거예요. 그러니까 평상시엔 절대로 쓰면 안 된다구요. 아주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말예요."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푸르고 무성한 산이 있는 한 땔나무 걱정은 없다’는 말이 있다. 목숨만 부지하고 이 고통을 잘 견디면 다시 좋은 날이 올 거다. 갈수록 묽어지기는 하지만 옥수수죽을 마셔야 해.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오늘부터 삼락이, 이락이, 일락이 모두 죽 먹은 다음에는 침대에 누워 있어, 꼼짝하지 말고. 움직이면 배가 고파지니까. 너희들 모두 조용히 누워 있으라구. 나하고 엄마도 침대에 누워 있을 테니까. 했던 말 또 하게 하지 마라. 배고파서 힘이 하나도 없으니까. 방금 마신 죽이 벌써 다 내려갔네.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하지만 지금은 날 공산당원으로 생각하지 말고, 과거의 은인이라 생각하게.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낙숫물 떨어지듯 입은 은혜를 샘물이 용솟듯 갚으라고. 하지만 난 샘솟듯 갚으라는 말은 안 하겠네. 자네가 알아서 낙숫물 떨어지듯 갚게. 피 판 돈 중에서 몇 원, 큰돈은 말고 떨어지는 자투리 돈을 날 주게. 큰돈은 자네가 갖고."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승리반점의 환한 불빛이 보이자 일락이가 허삼관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버지, 우리 지금 국수 먹으러 가는 거예요?" 허삼관은 문득 욕을 멈추고 온화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내가 십삼 년간 자라 대가리 노릇을 하긴 했지만, 일락이를 좀 보라구. 나한테 얼마나 잘해? 이락이, 삼락이보다 훨씬 잘한다구. 평상시에 맛있는 게 있으면 꼭 나한테 먼저 물어보거든. 이락이, 삼락이 이 자식들은 묻지도 않고 자기들 입으로 꿀꺽이지. 일락이는 참 좋은 녀석이야. 왜냐? 하느님께서 나한테 상을 주신 거다 이 말씀……. 그래서, 사람은 선행을 쌓아야 한다 이거야. 나쁜 짓을 하면 못써요. 몹쓸 짓을 하고도 곧바로 반성하지 않으면 하소용처럼 하느님의 벌을 받게 된다구. 하느님의 벌은 인정사정없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지. 그냥 바로 골로 보내거든. 하소용 좀 보라구. 병원에 누워서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잖아. 그러니 평소에 선행을 많이 해야 돼요.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하소용이 그놈은 죽어도 싼 놈이라구. 이런 걸 두고 인민을 위해 독초를 제거했다고 하는 거야. 그 트럭 기사는 정말이지 큰일을 한 거라구."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일락아, 오늘 내가 한 말 꼭 기억해둬라. 사람은 양심이 있어야 한다. 난 나중에 네가 나한테 뭘 해줄 거란 기대 안 한다. 그냥 네가 나한테, 내가 넷째 삼촌한테 느꼈던 감정만큼만 가져준다면 나는 그걸로 충분하다. 내가 늙어서 죽을 때, 그저 널 키운 걸 생각해서 가슴이 좀 북받치고, 눈물 몇 방울 흘려주면 난 그걸로 만족한다……. 일락아, 엄마 따라 가거라. 내 말 듣고 어서 가. 가서 하소용의 영혼을 불러라. 일락아, 어서 가라니까."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모 주석께서 한 말씀 하시면 그걸 노래로 만들고, 벽에 걸고, 차나 배에 써놓고, 침대보와 베갯잇, 컵, 냄비, 심지어는 화장실 벽이나 타구에까지 새겨넣는 이유를 아냐구? 모 주석의 이름을 부를 때 왜 그리 길게 부르는지……. 자, 들어봐. 위대한 영도자이시며, 위대한 원수이시며, 위대한 스승이자 위대한 조타수인 모 주석, 만세 만세 만만세. 다 합쳐서 마흔 자도 넘는 걸 한 번에 읽어야 한다구. 중간에 쉬면 안 돼. 왜 그런지 알아? 이게 바로 문화대혁명이다 이 말씀이야…….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상하이에 가려면 중간에 린푸, 베이당, 시탕, 바이리, 통위안, 쑹린, 다차오, 안창먼, 징안, 황뎬, 후터우차오, 산환둥, 치리바오, 황완, 류춘, 창닝, 신전을 거쳐야 했다. 그 중에 린푸와 바이리, 쑹린, 황뎬, 치리바오, 창닝은 현 정부 소재지라 그는 그 도시들에 들러 피를 팔면서 상하이까지 갈 작정이었다.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자네들 절대로 자주 팔아서는 안 되네. 한 번 팔면 석 달은 쉬어야 한다구. 정말 돈이 급할 때가 아니면 자주 팔아서는 안 돼. 연속해서 팔았다가는 몸이 다 망가진다구. 내 말 꼭 명심하게. 이건 다 경험담이니까……."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그냥 돼지간볶음 한 접시하고 황주면 돼."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이 말을 들은 허삼관이 허옥란에게 근엄하게 한마디 했다. "그런 걸 두고 좆 털이 눈썹보다 나기는 늦게 나도 자라기는 길게 자란다고 하는 거라구."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내가 쉬지 않고 피를 파는 건 이거 말고는 별수가 없기 때문이야. 내 아들이 상하이의 병원에 있는데, 병이 아주 심하다네. 그래서 돈을 아주 많이 모아 가야 하거든. 돈이 없으면 의사가 주사도 안 놔주고, 약도 안 줄 테니까"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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