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그녀의 하루는 아침 식사 준비부터 시작된다.
서양식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고 비엔나 소시지를 구운 다음 커피를 끓인다. 결혼 2년 차.
남편을 배웅하고 나서는 청소, 세탁에 돌입한다.
그날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하루가 될 줄 알았다.

지금으로부터 딱 2년 전 오늘, 남편으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았다. 오늘 밤도 무슨 선물을 준비했을 것이다. 따라서아내로서 무언가를 조르거나 재촉하는 그런 흥을 깨는 언행은 필요 없다.

그녀는 대낮부터 남편의 험담을 늘어놓는 주부들과 달리 사랑받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결혼 후에도 대학 시절 미인대회에서 1위를 했던 미모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만기 30년짜리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결혼직후 치바현 교외에 있는 단독주택을 구입해 생활에도 문제가 없었다.

법원에 왔을 때 카메라나 마이크를 든 수많은 언론사 관계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엽기적인 연쇄살인, 신비롭고 화면발 잘 받는 범인….
매스컴이 몰려든 이유는 이해할 수 있다.

재판장은 잠시 뜸을 들였다. 방청석의 모두가 숨을 죽였다.
"그리하여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가장 앞에 앉아있던 기자 2명이 일어나서 서둘러 법정을 빠져나갔다. 속보를 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당사자인 아사누마 쇼고는 마지막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아사누마 쇼고.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8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체포되어 사형판결을 받아도 전혀이 흔들림이 없다.  인간으로서의 감정이 결여된 것인가

"나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8명의 여자를 죽였다고 말이야. 하지만 그중 한 건은 내가 한 게 아니야."

아사누마 쇼고가 방청석을 향해 다시 외쳤다.
"나는 ‘추억의 장소‘에 진범의 시신을 숨겼다. 진범의 시신을 원하면 찾아봐. 자, 시체 찾기의 시작이다!"

‘시체 찾기."
사람들의 댓글을 보니, 아무래도 아사누마 쇼고가 원하는 대로 시체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나타난 모양이었다.
유명해지고 싶어서인지, 단순히 흥미 때문인지, 정의감의 발로인지는 알 수 없었다.
‘우리가 찾아내자‘고 떠드는 젊은이들이나, 발견하면 상금이 있냐고 경찰에 문의하는 사람, ‘추억의 장소‘에 대해추리하여 해설하는 사람 등 제각각이었다.
시체 찾기를 마치 무슨 보물찾기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노조미가 한숨을 쉬며 핸드폰을 핸드백에 집어넣었을 때, 시즈에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누군가를 고발하면 어떤 식으로든 구실을 만들어 분노를 발산하고 싶은 백수들의 동정을 얻을 수 있다. 더구나 가해자가 국가권력일 경우에는 가해자를 ‘악‘으로 치부해도 죄책감이 없었다. 오히려 거대한 악에 맞서는 ‘정의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독재국가가 아닌 나라에서 국가권력은 마음껏 공격해도 반격할 염려가 없는 상대하기 쉬운 적이다.

인간은 자신이 저지른 죄나 부당한 행위를 감추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착한 사람‘인 척하려고 한다. 세이의 경우고양이를 학대해놓고서 마치 고양이를 구하는 것처럼 하면서까지 동물에게 헌신적으로 사랑을 주는 모습을 연출하려고 했다.

왜 도덕적이고 올바른 주장만 하는 사람 중에는 도리어 죄를 많이 지은 악인이 있는 걸까. 왜 성직자가 어린아이를 성적으로 학대하고, 아동포르노 반대자가 미성년자를 강간하고, 인권을 수호하는 기자나 변호사가 인권을 무시하는 걸까.

자신이 행복하다고 유난히 어필하는 인간이 사실은 불행하거나 외로운 것처럼, 자신이 저지른 죄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인간일수록 비슷한 행위를 소리 높여 비판하는 법이다. 세상 사람들은 설마 그렇게 주장하는 인간이그런 죄를 지을 줄은 꿈에도 모를 테니까.

그렇기에 노조미의 선배 형사들은 종종 범죄행위나 부도덕한 행위를 규탄하는 인간을 제일 먼저 의심하라고 교육했다. 마약이나 폭력, 포르노를 이상할 정도로 비판하는 사람을 잘 지켜보면 진짜 실체가 드러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여론은 ‘그토록 범죄 행위를 비판했던 사람이 왜?‘라든지, ‘미라 도굴꾼이 왜 미라가 되었는가?"라며 이해하지 못하지만, 선후관계는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이미 그런 범죄를 저지른 인간이 죄책감에서 눈을 돌리기 위해 ‘올바른 일‘을 한 것처럼 꾸민 것뿐이다.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한다고 비판했던 댓글이 작성되면 세이는 지극히 감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당시의 저는세이가 화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도 세이의 위험성이 드러난 것이었죠."
노조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착한 사람은 자신의 ‘선행‘에 반론을 제기하는 것만으로 화내거나 공격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필사적으로 착한 사람을 연기하고 있었기에 자신의 ‘선한 마음‘이 부정당하게 되면 본성, 즉 자신의 악한 본 모습이 들킬지도모른다는 불안과 공포로 인해 자신에게 반론하는 인간을 공격하고 없애버리려고 하는 것이다.

"어쨌든 그런 소동이 있고 나서 세이는 채널을 삭제했습니다. 세이의 채널은 남의 죄를 고발하는 영상이 많았기에더 비판이 심했거든요. 그제야 저는 세이로부터 해방된 것 같았습니다. 저는 유튜버도 그만두고 계정도 삭제한 다음제대로 학교를 다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으면 여름날의 시체 찾기가 계속 떠오를 것 같았습니다…."

"과거로부터 해방되었다면서 왜 ‘우는 아이의 숲‘을 인터넷에 올린 거죠?"
"얼마 전, ‘아사누마 쇼고‘라는 연쇄살인범이 체포됐다는 뉴스를 TV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체포된 범인의 얼굴 사진을 보고 저는 심장이 멈출 뻔했습니다. 그 사람은 분명 ‘세이‘였기 때문입니다. 대학에 와서 친구를 사귀고 공부하면서 평범하게 살고 있던 저는 그로 인해 다시 과거로 돌아갔습니다."
후쿠모토 소타는 두려움을 억누르듯 자신의 팔을 어루만졌다. 알고 보니, ‘세이‘란 이름은 ‘아사누마 쇼고‘가 유튜버로서 활동하는 이름이었던 것이다.

세이는 만화나 소설, 드라마 등 선정적인 표현이 조금이라도 포함되어 있는 창작물과의 접촉을 어머니로부터 금지당해 몰래 읽는 것을 들켰을 때는 ‘저속!‘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체벌을 당했다. 이성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금지당했고, 흰 원피스를 입은 동급생과 같이 있었다는 것을 들켰을 때는 ‘남자를 유혹한 옷차림의 여자‘로서 그녀도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제대로 된 윤리 의식과 젠더 의식을 교육하지 않으면 남자는 성범죄자가 된다.‘
그것이 세이 어머니의 주장이었다. 그녀는 아들이 선정적인 것과 전혀 접촉하지 못하게끔 통제했다.

"아이에 대한 그런 세뇌 교육은 육체적인 학대처럼 쉽게 눈치챌 수가 없어요. 아이에게 어떤 죄의식이나 저주를심어주어 건전한 성장이나 발육을 저해하는 방법이죠."
"처음에 저는 세이가 고결하고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에 반해 저는 얼마나 저속한가, 하고 열등감을 느꼈죠...."

"중학생이었다면 아직 사춘기였을 테니까요. 하지만 오히려 그런 것을 완전히 기피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어떤 면에서는 불건전하다고 할 수도 있겠죠. 뭐든지 적당히 흥미를 가지고, 적절히 보고 배우지 않으면 중도(中道)를 알지못해 어디서 멈춰야 할지 모르기 때문일 겁니다."

여성을 표적으로 삼는 엽기살인범의 과거를 더듬어 가다보면 결벽증인 부모에 의해 선정적인 것을 전부 악으로여기고 금지당해서 오히려 여성관이 일그러졌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게 된다. 성적인 매력을 지닌 여성을 단죄하기위해 덮치거나, 선정적인 것을 피하다 보니 오히려 과도하게 여성을 미화하여 망상과 현실의 차이에 실망하고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어머니와 비슷한 여성이나 어머니가 혐오했던 성적인 매력을 지닌 여성을 표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아사누마 쇼고의 과거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미국을 뒤흔들었던 연쇄 살인마 에드워드 게인이었다. 에드워드 게인의 어머니도 성행위에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다. 남편을 조롱하고 성행위는 자식을 낳기 위해 억지로 했다.
희망하던 여자아이는 태어나지 않았고, 두 번의 임신이 전부 남자아이였기에 상당히 실망했다고 한다. 선정적인 것을 혐오하는 어머니는 남자의 성기를 악의 상징으로 생각해서 남자아이에게 자신의 성기에 침을 뱉도록 강요했다.
어머니의 일그러진 교육으로 인해 에드워드 게인은 자신의 ‘남성성‘을 부끄럽게 여기게 되었다. 선정적인 것에 면역이 없어서 상스런 농담을 듣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빨개져 도망치기 일쑤였다.

이윽고 가족이 전부 사망한 후, 에드워드 게인은 점차 시체나 식인욕구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게 되었다. 그는 무덤에서 어머니와 비슷한 중년 여성의 시체를 파내어 해체하고, 그 피부로 조끼를 만들어 입고, 인육으로 양말을 만들었다. 두개골로 그릇을 만들고 입술로는 자외선 차단제를 만들었다.
‘남자라는 성‘을 혐오하도록 교육받은 결과, 자신의 성기를 잘라낼 정도였다. 그 대신 여성의 시체를 해체하는 것에 성적 만족감을 느끼게 되었다. 시체의 유방으로 만든 조끼를 입으며 밤마다 농장을 배회했던 것도 ‘남성성‘을 부정하도록 교육받았기 때문이다.
체포된 에드워드 게인의 집에서는 옷이나 식기, 가구로 가공된 15명의 여성 시체가 발견되었다. 시체 손괴뿐만 아니라 살인까지 저지른 에드워드 게인은 결국 재판에서 정신장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77세의 일기로 사망할 때까지 정신병원에서 지냈다.

에드워드 게인은 ‘양들의 침묵‘이나 ‘사이코‘ 같은 저명한 작품 속에서 살인범의 모티브가 되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후쿠모토 소타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만화나 라이트노벨에서 인생의 소중한 것을 배웠다고는 말하기 힘들어도 그러한 것들이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는 된다고요."
노조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말을 재촉했다.
"세이는 만화나 라이트노벨을 금지당해 반 친구들과 전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을 겁니다. 요즘에 웹툰을 보지않는 아이는 손에 꼽을 정도잖아요? 공통된 화제가 없으면 대화에 낄 수도 없으니까 세이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라이트노벨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을 어떤 시선으로 쳐다보았을까요. ‘윤리 의식‘이 없는 인간이라고 무시했거나, 냉소적으로 바라보았을 거예요. 결국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성장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후쿠모토 소타의 분석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아사누마 쇼고와 같은 세대를 산 사람들의 시각은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학교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소외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을 테니까.
후쿠모토 소타가 나직이 말했다.
"... 이것이 제가 체험한 내용 전부입니다."

아사누마 쇼고가 ‘시체 찾기‘라는 게임 같은 말을 꺼낸 것은 집에서 발견된 만화나 게임, 영화의 영향이 아니었다.
분명 고등학생 때의 ‘추억‘을 잊지 못했던 것이다.

과거가 현재를 만든다.
삶은 그런 것이다.
단편적으로 현재만을 살아가는 인간은 없다. 전부 인과관계가 있다. 본인이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지 지금의 선택에는 과거에 행해온 선택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머니의 교육이 아사누마 쇼고를 일그러뜨리고 살인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시체에 집착한 한여름의 시체찾기.
그곳은 그에게 강렬한 추억의 장소인 걸까. 아니, 어쩌면 증오스런 존재를 영원히 묻어버릴 수 있는 장소일지도.
그렇기에 그는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3인조 중 한 명을 죽이고 그 시신을 같은 장소에 묻어버렸다.

그 여름에 소타는 세이를 만나 그 일그러진 인간성에 공포를 느꼈다. 세이가 자란 가정 환경을 듣고 그것이 살인의 원인이 되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실제로 지난날 만났던 여형사도 악명 높은 다른 엽기살인범의 생애와의 공통점을 이야기하며, 세이가 그렇게 된 이유를 납득한 것 같았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
‘편견과 단점.‘
결국 인간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범죄자에 대해 ‘알기 쉬운 원인‘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소타는 사람들마음속에 있는 편견이 전부 까발려진 기분이 들었다.

그럴듯한 이유라면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본질이고 진실인 걸까.
범죄자들의 범행동기를 알기 위해 전문가는 범죄자들이 이전까지 살아온 삶을 조사한다. 그들의 취미를 조사하고그들의 인간관계도 조사한다. 거기서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그 이유는 달리 범죄자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세이는 그것을 역이용한 게 아닐까.
스스로 어머니의 ‘무균 교육‘이 엽기살인의 원인이라고 말하면서 책임을 어머니에게 전가한 것이다. 마치 만화나게임의 영향으로 죄를 저질렀다고 가볍게 대답하는 것처럼.

그의 말에 신빙성은 있는 것일까? 본인이 그렇게 말했다고 해서 그것이 본질이나 진실의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자기 이외의 무엇인가에게 죄를 떠넘기려고 한다.

‘나는 너를 동생처럼 생각해.‘
니시얀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었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졌다.
지금은 알 수 있다. 니시얀이 불성실한 영상을 찍지 말라며 주의를 준 것은 거짓된 모습으로 고민하는 자신처럼되지 말라는 자학적인 조언이었던 것이다.
정말로 소타를 생각해서 해준 말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자신을 위로해준 여형사의 말을 니시얀에게도 전하고 싶었다.
‘어릴 때 겁쟁이였다는 것을 처벌할 법은 세상에 없습니다.‘
니시얀도 그 말에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저야말로 감사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소타는 여러 생각을 하며 요양 시설을 나왔다.
‘한 인간의 과거는 자신이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짐이다.‘
니시얀뿐만이 아니다. 세이도 소타도 마찬가지이다. 모두가 과거와 현재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그 과거가 법에 의해 심판할 수 없는 과거라 할지라도.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
소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저지른 과거는 과연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인가.‘
올해 여름도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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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 미스터리 여왕? 모르겠다.
1967년생 독일 베스트팔렌 출생

베스트팔렌하면 세계사 시간에 배운 베스트팔렌조약이 생각난다.
독일(신성로마제국)을 무대로 신교(프로테스탄트)와 구교(카톨릭)간의 30년 (1618~1648) 종교전쟁을 종결시킨 평화조약으로 최초의 근대적 국제조약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가의 타우누스 시리즈는 한 편 밖에 읽어보지 못했다.
여우가 잠든 숲. 젤 유명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도 아직 읽지 못했다.

딸래미가 이 작가 책을 사달래서 몇 권(9권) 샀지만 손이 잘 안간다.

앞으로도 읽을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서두 읽어보리라 맘은 먹어본다

<알라딘 작가소개>
1967년 독일 북서부의 베스트팔렌 뮌스터에서 태어나 열한 살 때 마인강이 흐르는 타우누스 지역으로 이사한 후 농장에서 말을 타며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 짓는 즐거움에 빠져 소설과 연극, 로맨스와 스릴러를 꾸준히 썼다. 대학에서 법학, 역사학, 독어독문학을 공부하던 중 학업을 그만두고 프랑크푸르트의 광고 회사에 들어가 일하면서도 작가의 꿈만은 놓지 않았다. 1995년에 소시지 제조 공장주의 배우자가 된 뒤에도 글쓰기를 계속하며 수많은 출판사에 투고하다가, 2005년 자비출판 플랫폼을 통해 펴낸 첫 책을 자기 집 마당에 쌓아놓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출간 부수를 늘리면서 직접 책들을 나르기도 하고 아마존 주문분을 우체국에 가서 부치는 등 거의 모든 것을 혼자 해내던 그녀는 중견 출판사 울슈타인의 출간 계약 제안을 받고 2010년, 마침내 ‘타우누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세상에 내놓았다. 작가 본인의 작품 목록은 물론 독일 미스터리 소설계에도 기념비적인 작품이 된 이 소설은 발간 사흘 만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 무려 32주 동안 1위를 지켰으며, 독일에서만 350만 부 이상 판매되고 30여 개 국가에서 번역 출간되어 총 1000만 부 이상이 팔리면서 전 세계에 넬레 노이하우스 열풍을 일으켰다. 무명의 작가가 명실상부한 독일 미스터리의 여왕으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대표작 ‘타우누스 시리즈’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남자 형사 올리버 폰 보덴슈타인과 남다른 직관력의 여자 형사 피아 산더라는 환상의 콤비를 중심으로 타우누스 지역 강력11반의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내용을 그린 유럽 최고의 인기 시리즈다. 국내에서는 2011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출간되며 넬레 노이하우스와 시리즈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렸고, 더불어 그간 비주류였던 독일 장르소설의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이후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 또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오르며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2022년 한국에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드라마로 각색,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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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10 14: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저는 한권도 안 읽었는데 이 작가 책 번역된 것이 진짜 많네요. 제일 유명한게 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죠. 도서관에서 책 제목 보일 때마다 궁금하긴 한데 또 딱히 손이 가지는 않는 그런 책이네요. ㅎㅎ

대장정 2022-10-10 15:23   좋아요 2 | URL
저두 그래요. 여우~ 하나 읽었어요. 언젠가 읽어보리나 맘 먹고 있어요 ㅎㅎㅎㅎ

mini74 2022-10-11 13: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리디오에서 어찌나 선전을 하는지요. 애들한테 인기지요. 저도 한두권? 도서관에서 빌려읽었는데 ㅠㅠ 그냥 그랬어요. 마케팅의 힘 표지의 힘 이란 느낌 ㅎㅎ

대장정 2022-10-11 16:00   좋아요 1 | URL
네 ㅎㅎ, 제 고3 딸래미 최애중 하나입니다. 백설공주~만 언젠가 읽어보려구요
 

토미 엄마는 어떻게산타 아주머니가 되었을까요?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이미 세상 곳곳에서 즐거워하는 축제가 되었습니다. 더구나 다른 축제와는 달리 어린이들이 주인공인데다가 선물을 주고받는 독특한 나눔의 축제이기도합니다. 그래서인지 크리스마스를 바탕으로 한 책은 셀 수도 없이그러나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참으로 독특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 책을 썼지요. 우리말로 산타 아주머니라고 할 수 있는 ‘마더 크리스마스는 색다른 크리스마스 책입니다.

성탄절을 앞둔 어느 날, 산타협회가 있는 핀란드의 작은 마을에세계의 산타 대표들이 모여들지요. 그 사람들은 모두 크리스마스카드 슈 산티처럼 등등한 국집과 긴 수염이 나 있는 남자 어른들입니다. 그들 속에는 편견을 깨고 산타가 된 아프리카 출신의 사람도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새로운 산다 회장으로 미국 지부의 산타를 선출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미국 지부 산타를 결정해야 합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사람을 산타 회장으로 뽑고 싶은가요? 당연히 둥글둥글한 몸집에 마음씨 좋게 생긴 아저씨나 할아버지를 생각하겠지요.

‘마더 크리스마스" 가벼운 크리스마스용 책이 아닙니다. 축제,
선물, 기쁨과 나눔, 그리고 어린이라는 크리스마스의 정신 속에편견과 이해, 죽음과 희망. 아픔과 치유, 급변하는 세상 풍조와굳건하게 지켜내야 한 인간의 미덕을 켜켜이 짜 넣은 울림 깊은책입니다.
그러면서도 각 장마다 어른들 세계의 모순도 날카롭게 그러나
"재미있게 담겨 있지요. 덕분에 우리는 이 한 권의 책으로 크리스
"마스의 진정한 기쁨과 풍성한 사랑을 흠뻑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 노경실

an original short story from
"The one-sided love"

MOTHER CHRISTMAS

하지만 내가 후보였을 때는 아주 힘들었어요." 아프리카신다가 입을 열었다. 이 피부색 때문에." - P21

"만일 당신이 차별받았다고 느꼈다면 그건 오해예요." 영국 산타가 선전히 말했다. "그때 문제가 된 것은 세상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어긋나는 점을 어떻게 하느냐는것이었지. 누구도 인종차별을 할 생각은 없었어요." - P21

"내 피부색이 산타 이미지와 어긋난다는 그 말씀 자체가이미 차별이에요. 애초에 산타는 우상에 지나지 않아요. 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는 각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요."
아프리카 산타의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그 눈빛은 매우 진지했다. - P21

"그건 그렇지만 아무래도 기본 노선이라는 게 있잖아요?
북유럽계의 하얀 피부에 윤곽이 뚜렷한 얼굴, 하얀 눈썹과하얀 수염. 그리고 빨간 옷을 입는다는 이미지."
"그건 서양에서 마음대로 만들어낸 이미지겠지요. 만일우리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산타의 피부색은 좀 더 검은색이 되었을 거예요"
"마음대로 만들어냈다고 하셨는데, 모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에요. 그 모델이 서양인이었으니 어쩔 수 없잖습니까?"
"오호." 아프리카 산타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영국 산타를보았다. "모델이 서양인이라는 말씀입니까?"
"아니라는 건가요?" - P22

"아닐 걸요." 네덜란드 산타가 점잖게 입산타클로스의 모델은을 열었다. 
"잘 아시겠지만 기독교의 성인 니콜라스입니다. 성 니콜라스는 리키아의 수도 미라의 주교였는데 그 리키아라는 곳이 현재는 터키에 속하지요. 터키는 서아시아예요."
아프리카 산타가 이겼다는 표정으로 영국 산타를 보았다. - P23

"왜 산타는 꼭 남성이어야 한다고 미리 정해놓고 생각할까요?" - P40

"그건 성 니콜라스가 남성이었기 때문입니다."
"네, 그건 알아요. 하지만 성 니골라스가 곧 산타클로스는아니잖아요? 처음 발단은 그었는지도 모르지만, 성 니콜라스 전설이 여러 나라로 퍼져가는 동안 그 이미지는 점점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성 니콜라스와 산타클로스를 따로 떼어서 생각하는 나라도 많아요. 이를테면 네덜란드에서는 12월5일에 ‘신터클라스Sinterklaas‘라는 이름의 노인이 스페인에서 배를 타고 건너와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가있습니다. 그 신터클라스야말로 성 니콜라스의 전설을 그대로 이어받은 존재예요. 즉 산타클로스는 이제 성 니콜라스와 따로 떼어서 생각해도 좋지 않겠습니까?" - P42

일본 산타였다. 저는 산타클로스가 부성의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그를 바라보았다. 쏟아지는 시선 속에서 그는 말을이어갔다. - P43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서는 아버지의 지위가 점점 땅에떨어지고 있어요. 아버지는 단지 돈을 벌어오는 존재일 뿐이고, 평소에는 아이들에게 거치적거리는 짐짝 취급을 당하고 있죠. 거기에는 물론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분명한 건부성이 경시된다는 점이에요. 아버지는 이제 없어도 무방한존재로 여겨지고 있어요. 꼭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누가 됐든 돈만 벌어다주면 된다는 것이지요. 아버지가 날마다 지하철에 시달리고 상사에게 꾸지람을 들어가면서도 왜 땀 흘려 일하는지 아이들은 이해해주려 하지 않아요. 꼭 산타가아니더라도 누가 됐든 선물만 갖다 주면 된다는 생각과 똑같아요. 그런 상황에서 여성 산타까지 나타난다면.……." 그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아이들은 앞으로 아버지에게 고마운 마음은 갖지 않겠지요. 그러니 산타클로스는 부성의 마지막 성채(城)인 거예요." - P43

"산타에 지원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저도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토미에게 말했죠. 산타는 남자만 할 수 있어, 어느 집에서나 산타 역할은 아빠가 하잖아, 라고요. 그랬더니토미가 내게 말하더군요. 엄마는 아빠 몫까지 나를 사랑해주잖아요. 내게 그러겠다고 약속했잖아요. 라고요. 웬일로화난 얼굴을 하고서, 저는 아무 대답도 못했답니다." - P54

그녀는 일본 산타를 돌아보며 말을 이어갔다.
"저도 부성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경시되어서는안 되지요. 또한 산타는 부성의 상징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부성을 부여받은 것은 반드시 남성만은 아니겠지요. 또한 모성을 부여받은 것도 반드시 여성에 한정된 일은 아닐거예요. 그런 마음으로 저는 산타에 지원했습니다."
일본 산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었다. 그 밖에도 여러 명의 산타가 고개를 끄덕였다. - P54

"겉모습 따위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지요."
아프리카 산타가 중얼거렸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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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가키가 구라타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협박장을 받아 들고 다시 읽어보면서 나카가키는 혀를 찼다.
"분명 장난질이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저희들 좋을 대로 억지로 갖다 붙이는 얘기지 뭐야. 지구 온난화가스키장 때문이라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게다가 자기들은 환경파괴와 관계가 없다고 지껄이는데 인간이라면누구라도 크든 작든 원인을 만들어내고 있어. 차 안 타고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나. 그리고 전기도 따져 놓고 보면 석유잖아."

본부장의 말에 미야무치와 사타케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구라타는 순순히 동의하기 어려웠다. 스키장 개발이 환경파괴라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키장을 폐업할 때는 산을 원상 복구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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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다,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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