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 기법으로 현실의 이면을 드러낸 현대 멕시코의 대표 작가 푸엔테스 인생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려는 한 여인의 집요한 욕망 독특한 화법과 어둡고 기괴한 묘사가 돋보이는 신비로운 고딕소설
차례 아우라 · 11 나 자신을 읽고 쓰기에 관하여- 나는 ‘아우라』를 어떻게 썼는가.63 작품 해설.89 작가 연보 · 103 - P5
남자는 사냥을 하고 투쟁을 한다. 여자는 계략을 짜고 꿈을 꾼다. 그녀는 환상의 어머니이 자신들의 어머니이다. 그녀에겐 또 다른 눈이 있고 욕망과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무한정비행할 수 있는 날개가 있다. 신은 남자와 같아서 여성의 품속에서태어나고 죽는다. -쥘 미슐레(Jules Michelet) - P9
너는 광고를 읽어. 이런 광고는 날마다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야. 너는 곱씹어 읽어보지. 바로 그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너를 위한 광고야. 이런, 정신이 나가 담뱃재를 찻잔 속에 터네. - P11
노파는 미소를 흘리다가 결국에는 날카롭게 웃어 젖히고는, 너의 호의에 감사를 전하고, 소녀가 네 방을 안내해 줄 거라고 이야기할 거야. 그동안 네 뇌리에는 4000페소의 급료와 네 적성에맞는 이 일에 관한 생각이 계속 맴돌지. 너야 아주 시시콜콜한서류 정리를 즐기고, 육체적으로 고된 작업이나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아주 질색하잖아. - P21
"신의 도시여, 강림하소서. 가브리엘 천사의 트럼펫 소리가 멀리 울려 퍼지길 바라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이 사라지는 것은왜이리 더디온지!" - P27
그날 밤 너는 황갈색 잉크로 적힌 노란 서류들을 읽었어. 군데군데 담뱃재가 떨어져 구멍 나 있고 파리똥으로 얼룩진 서류들 요렌테 장군의 프랑스어 문장은 부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유려하다고는 할 수 없어. 너는 그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고, 산만한 과거들을 일관성 있게 편집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구나. 19세기 멕시코 오아하카 주 대농장에서 보낸 유년 시절, 프랑스 사관생도시절, 모르니 공작과 나폴레옹 3세 측근들과 쌓은 우정, 막시밀리안 1세** 제정 시대를 맞아 멕시코로 귀국, 제국의 각종 연회와행사들, 전쟁과 패전, 타종의 언덕, 파리에서의 망명 생활…………. 다들 남들이 이미 이야기했던 것들이지. 너는 옷을 벗으며 이 비* 제2제정 때 의붓형 샤를 루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나폴레옹 3세)를 황제로 옹립한 쿠데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 멕시코 황제이자 오스트리아 대공이며,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3세의 조카. ***** 1867년 케레타로 전투에서 항복한 막시밀리안 황제가 처형당한 언덕. - P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