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무관심의 매립장 속에서 너무나 가볍게 버려진 이 모든 소중한 것들을 다시 끄집어내어 구제하고, 그로써 우리가스스로 손상시킨 인간성을 다시 회복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P7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데카르트 (1596~1650) - P11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은
암기하는 정보가 아니라
생각하는 힘입니다
현학적인 수사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입니다
빈틈 없는 논리가 아니라
비어 있는 공간입니다
사고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자유롭게 하는 것입니다 - P12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식은
엄격히 구분짓는 잣대가 아니라
경계를 넘나드는 이해입니다
말하는 쪽의 입이 아니라
듣는 쪽의 귀입니다
책 속의 깨알같은 글씨가 아니라
책을 쥔 손에 맺힌 작은 땀방울입니다
머리를 높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낮게 하는 것입니다. - P13

느낀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지식채널ⓔ(2005-) - P14

오랜 옛날부터
들소는 인디언들의 전부였다.
식량이자 도구였으며
신발이었고 옷이었고 집이었다.
백인들이 오고 불과 2년만에
355만 마리의 들소가 죽었다.

이제는 땅까지 요구하는 백인들과 맞선
수우족의 지도자
성난 말(Crazy Horse)

"자기가 걸어다니는 땅을 팔아먹는 사람은 없다." - P20

"나는 미국 영웅들의 얼굴을 조각했다.
그리고 한 인디언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자신들에게도 영웅이 있음을 알아달라고.
1948년, 나의 첫 망치질이 시작됐다.
1998년, 성난 말의 얼굴상이 완성되었다.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살려면우리에겐 과거의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
코자크 지올코브스키(Korczak Ziolkowski)

위대한 미국의 얼굴들이 새겨진
러시모어산,
그로부터 27km 떨어진 곳에서
성난 말이미국을 바라보고 있다. - P23

미국민중사」 하워드 진 저, 유강은 역, <시울>
이 책은 일관된 관점에서 미국사의 거대한 흐름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기존 역사에서 소외되었던 수많은 민중들의 목소리, 지워진 기억, 지배층의 이데올로기 등을 놓치지 않고 성실히 기술하고 있다. 즉 ‘총체성으로의 역사‘와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미국이라는 거대한 실체를 총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 미국 인디언 멸망사 디 브라운 저, 최준석 역, <나무심는사람>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미국 인디언들의 멸망 과정을 손에 잡힐 듯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폭력과 협잡, 죽음과 희생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나라 미국의 추악한 이면을, 그 핏빛 역사를적나라하게 드러낸 기록문학의 걸작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저자는 여러 해에 걸쳐 수집한회의 기록, 자서전, 그리고 인디언들의 직접적인 구술을 인용해, 자신의 어떤 주관적인 판단도 배제한 채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 있다. - P27

동아프리카에서 태어나
아랍세계를 거쳐
유럽을 정복한 커피,
남미로 전해져 대량재배가 시작된다.

커피 생산량 1위 브라질
커피 소비량 1위 미국
커피 소비량 11위 한국

매년 세계는 700만 톤의 커피를 생산하고
4천억 잔의 커피를 마신다.

100ml 커피 한잔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커피콩은 100개
커피콩 100개의 현지 가격은 10원. - P30

이윤의 1%는
소규모 커피 재배농가의 몫
이윤의 99%는
미국의 거대커피회사,
소매업자, 중간거래상의 몫

1%에 속하는 전세계 커피 재배종사자는 50여개국 2천만명,
그들의 대부분은 극빈자들이며 그들 중 상당수는 어린이다. - P30

「커피의 역사」 하인리히 E. 야콥 저, 박은영 역, <우물이있는집>
고대에서 근대까지의 역사에서 커피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 세계를 제패하게 되었는지, 커피가 기독교 문명과 아랍 문명을 어떻게 융화시켜왔는지에 관한 역사서이다. 이슬람의 음료였던 커피가 12세기 십자군 전쟁을 통해 유럽에 소개된 후, 맥주와 와인으로 대표되어왔던 유럽의 문명이 이성과 절제를 상징하는 커피에 의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 P35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상기후 현상………
온도조절능력을 상실해버린 지구.....…
혹시햄버거 때문에?

매초 200명의 미국인이 1개 이상의 햄버거를 소비하고,
미국의 맥도날드사는
전세계 121개국에 2만9천여 매장을 거느린
햄버거 왕국을 건설했다.
그 많은 소고기는 다 어디서 왔을까? - P38

햄버거용 소고기 100g에 필요한 물은 2,000리터
햄버거 한 조각 때문에 사라지는 숲은 5㎡

빵 + 야채 + 소스 + 고기 =× 햄버거

햄버거 하나를 얻기 위해 소를 키우고,
소를 키우기 위해 숲을 태우고,
소고기 100g과 맞바꾼 1.5평의 사라진 숲은
지구의 온도를 매순간 높인다. - P39

「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저, 신현승 역, <시공사>
이 책은 남반부 사람들에겐 기아와 생존 위협을, 북반구 사람들에게 각종 ‘풍요의 질병‘을 안겨주고 있는 육식 과잉과 그를 뒷받침하는 선진국 목축업의 폐해를 파헤치고 있다. 지구상에서 축산단지들을 해체시키고 인류의 음식에서 육류를 제외하는 것이야말로 향후 수십 년 동안 인류가 이룬 중요한 과업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왜 채식주의자가 되었는가 하워드 F. 리먼 저, 김성은 역, <문예출판사>
육식을 즐기며, 스스로 고기를 생산해내던 축산업자가 자신과 지구의 건강을 위해 채식주의자가 되기까지의 체험담을 담고 있다. 과학적 지식으로 무장한 저자는 환경대란에 빠져들고있는 인류에게 소고기 자체의 문제점, 육식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문제점, 축우 산업이 지구의 환경에 미치는 문제점 등을 정확히 지적하며 채식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 P43

오각형과 육각형의 가죽 32조각,
1,620회의 바느질………
월드컵의 감동을 만들어낸 진정한 주역은
굳은살 박힌 아이들의 작은 손이다.

"축구공 생산과 관련된 노동이
강요적이고 구속적이지 않아야 한다."
- 1996년 FIFA - P46

전세계 수제축구공의 70%를 생산하는
인도와 파키스탄 1만5천명의 아이들…………
그들이 만든 축구공 한 개의 가격은 15만원,
하루종일 축구공을 꿰매는 아이들의 일당은 300원. - P46

콜탄을 정련하면 나오는 탄탈륨(TA)
: 휴대폰 · 캠코더 · 컴퓨터 등 정밀전자·통신기기에 사용되는 초소형 콘덴서의 핵심 양극재료. 탄탈륨은 융점이 높고 연성 · 내식성 등 우수한 기계적·물리적 특성으로 전기·전자·항공·의료·군사 등 산업전반에 응용된다. 그 수요가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규모는 1조2천억원대로 추정된다.
1998~2003년 아프리카 세계대전,
전쟁의 중심에 선 콩고민주공화국(자이르공화국),
콩고의 ‘Black Gold 콜탄의 가격 10배 급상승,
콜탄을 팔아 무기를 사들이는 반군,
다이아몬드를 팔아 무기를 사들이는 정부군,
전쟁의 희생자 300만명.………
Blood Phone - P52

세계 최대, 최고의 다이아몬드 생산국 시에라리온,
다이아몬드 광산을 차지하기 위한 10년 내전,
레바논 상인을 거쳐 세계 각국으로 팔려나가는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

전쟁의 성노예가 된 여성들
전쟁에 강제동원된 소년병들
탐욕과 광기의 영원한 희생자들..... - P52

"내전이 일어난다면
난 다시 반군에 합류할 수밖에 없어요.
오랜 전쟁으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했고,
아무런 희망도 없기 때문에
결국 힘이 있는 곳에 기대서 살 수밖에 없어요." - P53

아프리카 인구 절반의 하루 생계비는 630원,
아프리카의 전쟁 난민 1천5백만명………

가진 게 많아서 가난한 땅
아프리카 - P55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저, <푸른숲>
여행작가 한비야가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으로 2001년 10월부터 2005년까지 지구촌 곳곳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며 겪고 느낀 이야기들을 써내려간 에세이집이다. 특히 아프리카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가진 것이 많아서 가난한 땅‘ 의 모순과 비극을 생생한 문장으로 전해주고 있다.

전선기자 정문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정문태 저, <한겨레출판>
세계 40여 분쟁지역을 누빈 국제분쟁 전문기자 정문태의 전쟁취재 16년의 기록이다. 삶과죽음이 교차하는 전선에서 전쟁의 참상과 전쟁을 둘러싼 정치의 이면을 전하는 ‘전선기자‘의세계를 보여준다. 어떤 원인, 어떤 명분의 전쟁이든 전쟁의 패자는 늘 민중들이라는 서글픈진리를 깨닫게 해준다. - P59

"유럽에 진출한 아프리카 축구선수들은
운동이 아닌 노동을 하고 있다." - P61

Zoom in Ground
2006년 6월 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예선 G조,
한국 vs 토고

경기장 안의 관중들
함성
선수들
그리고 승부...... - P62

Zoom out Ground
"대통령의 동생이 협회장으로 있는 토고축구협회가
몇 년간 FIFA로부터 받았던
‘최빈국 축구 보조금‘ 25만달러를 착복했다." 
- 영국 <더 타임스>

"다른 대회도 아니고 월드컵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우리는 아프리카를 대표해야 한다."
- 아데바요르 토고 축구선수 - P62

Zoom in World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를 며칠 앞둔 6월 8일,
독일 대사관은
토고 응원단의 비자발급을 거부했다.

"우리는 은행에 통장이 없다.
난 얼음을 판다.
내가 어떻게 통장사본을 제출할 수 있겠다."
- 토고 공식 월드컵 응원단장

세계적인 축제
월드컵・・・・・・

그들만의 축제? - P63

무슬림의 세계에서 하루 다섯 번
신과의 만남을 알리는 소리
아잔

아잔 속에 담겨
세계 53개국에 동시에 퍼지는 신의 말씀
꾸란

꾸란에 담긴 신의 말씀을 따르는
12억 무슬림
그 절반은 이슬람의 딸들

생후 일주일
아가의 귀를 깨우는 것은
아버지가 읊어주는 꾸란

학교에 들어가는 일곱살
이슬람의 엄격한 율법을 배우는 나이

아홉살
히잡으로 머리카락을 가리고
스무살한창 멋을 내고 싶은 나이
히잡을 벗어던지고 싶어하는 나이 - P70

2004년 프랑스는
공공장소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했다.
똘레랑스? 계몽주의? 문명충돌?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슬람 여성들
"히잡 착용은 늘 귀찮았지만
그것은 종교적 신념의 표현일 뿐이다.‘

회교력 1400년,
히잡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되었지만
그 선택의 주체는 프랑스인도,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이슬람의 딸들이다.

"어째서 무슬림의 삶을 서구인이 결정하는가!" - P71

이슬람 : 9·11 테러와 이슬람 세계 이해하기 이희수 외 저, <청아출판사>
이슬람문화에 대한 종합 입문서이다. 12명의 전문가들이 사촌결혼, 일부다처 등의 사적인소재에서부터 후세인, 아라파트, 무바라크 등 정치적 소재까지 이슬람의 문화, 지리, 역사,
사회를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안내한다.

「베일 속의 이슬람과 여성 오은경 저, <프로네시스>
이슬람의 베일은 여성의 삶을 제한해온 인권억압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서구 식민주의에 저항하는 민족정체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 책은 무슬림에게 ‘베일‘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꼼꼼히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이슬람 문명과 여성 문제를 읽는 시야를 넓히고 타문명을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이 과연 무엇인지 성찰해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 P73

법칙 1
약육강식弱肉强食 메이저 영화사 vs 영화노동자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일했는데 돈을 안 줘요.
8만원을 3개월에 나눠주겠다는 사람,
이 양반 차는 외제차거든요…………" - P76

법칙 2
승자독식勝者獨食 거대 배급사 vs 중소 배급사
대한민국 전체 스크린 수 1,450개
김기덕 감독의 <활> 개봉관 1개 - P76

법칙 3
먹이사슬 미국의 거대 배급사 vs 한국의 극장주
블록버스터를 계약하기 위해
끼워파는 영화를 같이 계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뜩이나 흥행이 보장되지 않은
한국 영화의 운명은? - P76

법칙 4
적자생존국내 거대 배급사 vs 독립영화
미국의 FTA 협상 전제조건
혹은 한국의 협상카드
스 · 크·린·쿼·터
스크린쿼터의 보호 아래에서도 외면받던
한국의 독립영화는?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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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후추‘ 때문이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후추를 향한 인간의 ‘검은 욕망‘에서 시작되었다. - P5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자극하며
세계사의 큰 흐름을 만들어낸 위대한 식물 이야기

모든 것은 ‘후추‘ 때문이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후추를 향한 인간의 ‘검은 욕망‘에서 시작되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도바스쿠 다가마(Vasco da Gama)의 위대한 항해도, 페르디난드 마젤란(Ferdinand Magellan)의 최초 세계 일주 탐험도 모두 ‘후추‘에서 비롯되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대항해시대를 활짝 열고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을 건설한 것도, 그 후 미국이 영국의 바통을 이어받아 세계 유일 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승승장구한 것도 따지고 보면 모두 ‘후추‘가 원인이었다. - P8

콜럼버스는 후추와 전혀 다른 작물인 고추를 후추로 속여 스페인에 보냈다. 그에게 아메리카 대륙이 인도여야만 했듯 그곳에서발견한 고추 역시 후추여야만 했다 - P10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중남미 카리브해의 섬들이 ‘서인도제도‘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후추와 전혀 관계가 없는 고추(Hot Pepper/Red Pepper)와  피망(Green Pepper), 파프리카(Sweet Pepper)의  영어명에 후추를 의미하는 단어 ‘Pepper‘가 공통으로 들어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고 한다. 후추에 모든 걸 걸고 대모험을 떠난 콜럼버스가 고추 앞에서 난감해하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나? - P11

라피도포라라는 식물은 자기 잎들에스스로 무수히 구멍을 내어그 사이사이로 빛이 스며들게 해서전체 잎의 광합성을 돕는다. - P13

마리 앙투아네트가 가장 사랑한 꽃은
장미가 아니라 감자꽃이었다고?
"빵이 없으면 케이크(프랑스인이 즐겨 먹는 과자빵 브리오슈)를 먹으면 되잖아요."
민중이 먹을 빵이 없어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된 이 말은 역사가 남긴 수많은 악성 루머 중 하나다.
이 말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퍼져 나갔을까? 장 자크 루소의「고백록』에 나오는 이야기 일부인데 사실 앙투아네트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말이었다. - P25

혁명 재판에 회부된 그녀는 온갖 혐의를 뒤집어썼지만  40명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모든 혐의가무죄로 밝혀졌다.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를 처벌할 근거가 없었으나 민중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급기야 성난 민중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끔찍한 사형기구 기요틴으로 공개 처형했다. 시민이 굶주리지 않도록 감자빵을 장려하고 제빵학교까지 후원한 앙투아네트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 P26

감자는 가짓과 식물이다. 가짓과 식물 중독성을 지닌 식물이 유독 많다.
마녀가 사용한 풀로 악명 높은 유독성 식물 사리풀과벨라돈나, 만드라고라는 모두 가짓과 식물에 속한다. - P33

감자를 대중에 보급하려다
솔라닌 중독으로 죽을 뻔한 엘리자베스 1세 - P33

프리드리히 2세가 "앞으로 이 나라에서 감자는
귀족만 먹을 수 있다"고 공표한 이유 - P34

감자를 전체 국민에 보급하여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부국강병의 길로 나아가고 싶었던 프리드리히 2세.
그는 갖은 궁리와 노력 끝에 인간의 묘한 심리를 간파했고그 심리를 역이용하여 감자 보급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 P37

인간뿐 아니라
돼지의 식량 문제도 해결해준 감자 - P38

교묘한 대국민 심리전으로
감자 보급에 성공한 루이 16세 - P39

루이 16세는 앙투아네트 왕비의 치마폭에 싸여 사치와 향락을일삼고 국정을 소홀히 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따르면 그러한 악평은 대부분 중상모략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감자 보급 일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루이 16세는 심모원려(深謀遠慮)의 책략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을 정도로영리한 군주가 아니었나 싶다. 마찬가지로 왕비앙투아네트도 우리의 통념과 달리 검소하고 국민을 사랑한 인물이었다는 재평가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 P41

1840년대에 들어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아일랜드 전역에 감자역병이 창궐해지독한 흉작이 이어졌다. 대기근이 닥쳤고100만 명에 달하는 많은 사람이굶주림으로 고통받으며 죽어갔다. - P48

감자 역병으로 인한 대기근은 아일랜드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식량이 바닥나고 굶주림으로 고통받던 아일랜드 사람들은고향을 버리고 신천지로 여겨졌던 미국을 향해 길을 떠났는데그 수가 400만 명에 달했다. - P50

토마토는 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이 재배하는 작물이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건너온 열매가 유럽을 거쳐아시아에 전해지기까지 몇백 년 동안 토마토는세계인의 음식문화를 바꾸어놓았다. - P56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변한다."
이 말은 의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토마토가 우리 몸에 좋은 식품이라는 의미다. - P60

"목마른 사람이 먼저 우물을 판다"라는 속담대로영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음식 재료가 한정적인신대륙에서 케첩을 만들려고 애를 썼다.
그때 그들의 눈에 들어온것이 바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토마토였고,
결국 토마토케첩이 탄생하게 되었다. - P67

퀴즈를 하나 풀어보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하는작물 1~3위는 뭘까?‘ 1위는 옥수수다. 그다음으로 생산량이 많은 작물은 밀이고 3위는 벼다. 주요 곡물인 옥수수, 밀, 쌀은 ‘세계 3대 곡물‘로도 불린다. 그다음 4위는 감자, 5위는 대두인데 토마토는 세계 5대 주요 작물 바로 뒤인 여섯 번째로 생산량이 많은 작물이다. - P68

토마토 하면 흔히 이탈리아를 떠올린다. 그러나 전 세계 토마토 생산국 중에서 이탈리아는 생산량이 5위에 지나지 않는다. 토마토케첩을 대량 생산하는 미국도 3위에 그친다.
여기서 퀴즈 하나 더 전 세계에서 토마토생산량이 가장 많은나라는 어느 나라일까? 뜻밖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것 같은데 바로 중국이다. 그 뒤를 잇는 나라는 인도다. 여기까지만 보면 세계 인구 순위와 정확히 일치한다. 두 나라 모두 인구가아주 많고 그만큼 소비량도 어마어마하다. - P68

과일과 채소의 차이는 무엇일까? 간단히 정의하자면 열매를먹는 식물을 과일, 열매 이외의 부위를 먹는 식물을 채소라고 할수 있다. 식물학적으로 과일이란 식물의 열매를 의미한다. 이 관점에서 볼 때 토마토는 열매이므로 과일에 속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과일이라는 단어를 식물학적 의미를 넘어서서도 사용한다.
다시 말해 디저트용으로 직접 먹으면 과일이고 요리재료로 일정한 조리단계를 거쳐서 섭취하면 채소다. 어차피 과일과 채소의분류는 자연계가 아닌 인간이 임의로 정한 것이다. 그러므로 토마토는 과일인 동시에 채소로 보아도 무방하다. - P70

재판 결과는 어땠을까? 식물학자들이 과일이라고 주장하면서재판은 상고를 거쳐 연방최고법원까지 올라갔다. 당시 연방최고법원은 토마토가 디저트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채소라고 판결했다. 그에 따라 토마토는 식물학적으로는 과일이지만 법적으로는 채소인 셈이다. - P70

그건 그렇다 치고 어째서 토마토가 과일인지 채소인지를 두고법원의 판결까지 받아야 했을까? 그시절 미국 정부는 채소에는관세를 부과했으나 과일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에 따라 세금을 징수하는 공무원은 토마토를 채소라고 주장하며 세금을 내라고 했고 수입업자는 과일이라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섰다. - P70

유럽에서는 고기가 중요한 식량이었으나
고기는 부패하기 쉬워 보존하기 어려웠다.
향신료는 ‘언제나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게 해주고
풍요로운 식생활을 구현해주는 마법의 약이었다. - P74

인간은 자신이 먹을 수 없는 볏과 식물의 잎과 줄기를 베어 초식동물에게 먹여 기르고 다 자란 동물의 고기를 식량으로 삼았다. 이런배경에서 야생의 초식동물이 가축으로 바뀌고 축산업이 시작되었다. 유럽인에게 가축을 키워 얻은 고기는 매우 중요한 식량이었다. 참고로 가축은 영어로 livestock인데, 이를 직역하면 ‘살아 있는 재고‘라는 뜻이다. - P76

향신료를 차지하는 나라가 세계를 제패하던 시대

이슬람권에서는 온갖 향신료를 사용한 요리가 발달했다. 후추가 유럽에 전해진 것은 십자군 원정 이후였다. 이슬람 지역으로십자군 원정을 떠난 기사와 병사들이 그곳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본 뒤 후추를 비롯한 여러 향신료를 자신의 모국에 전한 것이었다. 중세 유럽인들은 그 독특하고도 이국적인 향취에 흠뻑 취해후추 등 향신료를 열렬히 갈망하기 시작했다. - P77

오늘날 우리는 콜럼버스가 당시 도착한 곳이 인도가 아니라 아메리카 대륙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콜럼버스는 자신이 도착한 곳이 인도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다 보니 아메리카 원주민은 뜻하지 않게 세계사에 ‘인디언‘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는불운을 겪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하던 무렵 당연하게도 그곳에는 인디언이 아니라 아메리카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 결국 그 땅의 최초 발견자는 콜럼버스가 아니라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던 아메리카 원주민이었으며, 콜럼버스는 탐험자이자 침략자의 첨병에 지나지 않았다. - P81

1492년, 애초 인도에 가고자 했던 콜럼버스는
의도와 달리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다.
그로부터 6년 후인 1498년 실제로 인도에 도달한
유럽인이 있었다. 바스쿠 다가마가 바로 그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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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센산 주원료인 투구꽃에는스코폴라민, 히오시아민 등의알칼로이드가 함유되어 있다.
적정량을 넘으면 독이 되지만 잘만 사용하면통각을 마비시키는 마취약이 될 수도 있다. - P120

빅토리아 여왕의 무통분만 성공을 도운 마취약,
클로로폼 - P124

아산화질소와 에테르 이후새로운 마취약으로 클로로폼이 등장하여인화성이 강한 위험한 에테르 대신 사용되었다. - P125

의사는 면허를 취득하면 내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등을 개원할 수 있지만 일본에서마취과는 후생노동성의 자격심사에 별도로 합격해야 한다. 마취과는 고도의 특수한 기술과 감각을 갖추어야 하는 전문직이기 때문이다. - P128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다양한 의약품 중에서 우리 인류에게 가장 크게 이바지한 약물은무엇일까? 아마도 마취약이 아닐까? - P128

산욕열은 현재는 ‘분만 종료 24시간 이후 산욕 10일이내에 2일 이상 38℃ 이상의 발열이 지속하는 경우‘라고 정의한다. 산욕열은 태반 박리, 출산으로 생긴 상처 등으로 세균이 침입해발생한다. - P134

산욕열 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1772년에는 임신부 다섯 명 중 한 명이
이 질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상황은 19세기 중반까지 이어졌고,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산욕열의 원인은 여전히 불분명했다. - P139

이후 의료 현장의 위생환경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때까지 인류는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활약을 기다려야 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역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며 의료 개혁에 헌신했다. 그리고 그녀의 개혁은 현실로 이루어지며 값진 결실을 보았다. 어느 시대에나 세계를 바꾸는 원동력은 정확한 데이터와 그 데이터를 뒷받침하는 의지의 힘이 아닐까? - P142

매독은 지위 고하를 따지지 않았기에왕과 장군, 귀족에서부터 일반 시민에까지 널리 퍼졌다.
한때는 파리 시민의 3분의 1이 매독에 걸릴 정도였으니.
성병이라고 얕잡아볼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 P153

당시에는 수은으로 매독을 치료하는 요법이 널리 사용되었다.
일반적으로 중금속에는 살균 효과가 있어 수은 요법도 나름대로효과는 있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수은의 독성이 너무 강했다. 환자들은 수은 연고를 바르거나 수은 증기를 흡입했고, 그 결과 심부전과 탈수, 질식 등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허다했다. 운 좋게 살아남아도 간과 신장에 장애를 입고 빈혈등의 부작용을 안고 힘들게 살아가야 했다. - P159

근대 제약 연구 방식을 확립한 에를리히와 시가 기요시의 업적은 영원히 기념해야 할 과학사의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 P163

이 606번째 비소 화합물 살바르산은 ‘구세주‘를 의미하는 라틴어 단어 ‘살바토르(Salvator)‘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1910년 살바르산은 훼히스트(Hoechst AG, 현 Sanofi S.A)에서 발매되어 말 그대로 수많은매독 환자를 죽음의 늪에서 건져 올린 구세주로 자리매김했다. - P164

1,000만 명의 사상자를 낸
제1차 세계대전을 불러온 두 발의 총성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 1914년 6월 28일, 보스니아 사라예보 거리를 달리던 한 대의 자동차가 돌아야 할 모퉁이를 딱 한 번놓치며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 열아홉 살의 세르비아인 학생 가브릴로 프린치프(Gavrilo Princip)는 우연히 나타난 차량에 타고 있던 두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본 순간, 바람처럼 달려가 번개처럼 잽싸게자동차에 타고 있던 두 사람에게 한 발씩 총탄을 발사했다. 각각 목과 배를 관통당한 두 사람은 몇십분 후 숨을 거두었다. 희생자는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왕위 계승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과 그의 아내인 조피였다. - P169

습기가 많고 위생 상태가 불량한 참호는 갖가지 병원균의 온상이었다. 이질, 발진티푸스, 콜레라 외에도 이가 매개인 참호열(Trench Fever) 등이 병사들 사이에 창궐했다. 전투가 시작되면 빗발처럼 쏟아지는 포탄으로 부상병이 속출했고, 흙으로 쌓은 참호가 무너지며 병사들은 흙모래 범벅이 되기 일쑤였다. 이때 상처에 들어간 토사는 끔찍한 감염증의 원인이 되었다. 토양 속에는 혐기성 세균이라 부르는 공기가 없는 환경에서만 살 수 있는 세균이 있고, 이세균이 상처 부위로 들어가 병을 일으켰다. - P172

1939년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는 이 기적의 약을 창조한 게르하르트 도마크에게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여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의 업적을 생각하면 이의를 제기하기힘든 수상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연구진을 조직하고 설폰아마이드기를 접목한 결정적인 제안을 내놓은 회를라인에게도 공동 수상 자격이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P180

20세기 가장 위대한 발명 중 하나, 페니실린의 탄생
‘세계사를 바꾼 약‘을 소개하는 이 책에 드디어 대스타가 등장할차례가 되었다. 이번 장의 주인공은 바로 페니실린이다. 페니실린은 그야말로 인류 역사를 바꾼 가장 중요한 약 중 하나라고 할 수있다. 이 약을 손에 넣기 전과 후로 인류의 생활상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20세기 초반, 아주 먼 옛날이라기보다 비교적 가까운 과거에 한 번 감염되면 그저 회복되기를 하늘에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던 갖가지 질병이 페니실린이 출현한후 마법처럼 치유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약에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발명 중 하나‘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해도 무리가아닐 정도다. - P187

플레밍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포도상구균을 배양하려고했던 샬레 중 하나에 어디선가 푸른곰팡이 포자가 날아 들어와 번식했다. 그리고 운 좋게도 플레밍은 푸른곰팡이가 자란 주변에 포도상구균이 자라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순간, 그의 뇌리에 리조팀을 발견한 순간의 기억이 새록새록되살아났다. ‘푸른곰팡이가 모종의 항균물질을 만들어내는 게 아닐까‘ 하고 플레밍은 직감했다.
"만약 리조팀을 발견한 경험이 없었더라면, 나는 이 발견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배지를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 P191

1942년 영국과 미국에서 페니실린 연구는
‘국가 기밀‘로 지정되었다. 이후 투입된 연구 자금은
총 2,400만 달러, 전쟁 중 과학 연구로 원폭 개발에 들어간
‘맨해튼 프로젝트‘에 버금가는 액수다. - P198

플레밍은 영웅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1945년에 플레밍은 플로리, 체인과 공동으로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받았다. 양산연구를 시작한 지 불과 몇 년 만에 페니실린은 세계사를 다시 쓰는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 - P199

항생물질 남용이 내성균 출현의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항생물질의 80퍼센트가 가축 등의 동물에 사용된다. 질병예방, 성장 촉진 등의 이유지만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 ‘저렴한 약이니 일단 먹이고 보자‘며 항생제를 오남용하는 습관은 이윽고 우리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올가미가 될 것이다.
인류가 오랫동안 그려온 20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겨우 손이 닿는 곳까지 접근한 ‘질병 없는 세계‘라는 꿈은 신기루처럼 다시 사라질 수도 있다. 우리가 아슬아슬한 벼랑 끝에 서 있음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왔다. - P205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약, 아스피린

여태까지 인류는 수만종류의약을 만들어내고 이용해왔다. 또한, 지금도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약이 등장하고있다. 전문가들조차 쏟아져 나오는 신약을 모조리 파악하는 건 불가능한 시대다. 그렇다면 그 수많은 약 중에서 딱 한 종류의 약만선택해 먹을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약을 선택하겠는가? 감기약이냐, 항생제냐, 그도 아니면 소화제냐,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답을 모르겠다. - P209

"견디기 힘든 고통을 달래주는 건 아스피린밖에 없다"
유럽에서도 아스피린은 인기를 독차지했다. 작가 프란츠 카프카는 "견디기 힘든 고통을 달래주는 건 아스피린밖에 없다"라고 말하며 창작의 동반자로 삼았다. 아스피린이 출시되고 몇 년 후 바이엘은 "아스피린의 인기가 하늘을 찔러 이 약을 능가할 약은 없다"라고 자랑스럽게 광고했다. 물론 아스피린에도 가슴 아픈 역사가 숨어 있다. 고향 독일에서 특허 취득에 실패하며 쓰라린 경험을 한 것이었다. - P214

1819년 살리실산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졌고,
이 물질에도 진통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사실 버드나무에 들어 있는 살리실산은우리 몸속으로 들어와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 P215

에이즈 치료제 개발자가 노벨상을 못 받은 이유
지금까지 역사의 흐름을 크게 바꾼 의약품을 소개했다. 이 중 몇몇 과학자는 과학계 최고의 영예라는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받으며 이름을 빛냈다. 설파제를 개발한 게르하르트 도마크는 1939년에, 페니실린을 발견하고 실용화하는 데 성공한 플레밍과 플로리,
체인은 1945년에 각각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또한 1952년에는 결핵 치료제인 스트렙토마이신을 발견한 왁스먼이, 1957년에는 항히스타민제를 개발한 보베가 각각 받았다.
위에 언급한 대로, 이후 ‘의약품 개발에 공헌하는 학문상의 발견‘ 등 간접적인 수상은 더러 있었지만 의약 개발자가 직접 상을받는 예는 무슨 이유에선지 자취를 감추었다. - P225

에이즈의 원인이 되는 HIV(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의 기원은 아직도 완전히 해명되지 않았다. 아무튼, 최근까지 이루어진 연구에따르면 1920년대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인 킨샤사에서 출현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러나 인류가 이 병의 존재를 확실하게 인지한때는 1981년이 되어서였다. - P228

에이즈로 고통받는 환자들은 값비싼 약값 탓에신약을 쓸 엄두도 내지 못한다.
분노한 미쓰야 박사는 더 나은 신약을적절한 가격에 세상에 내놓겠다는 강수를 두었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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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독과 약을 기록하기 위해문자와 점토, 종이 등의기록 수단을 발명한 것처럼 보인다."
후나야마 신지 일본 약과대학 교수 - P5

만약 그때 그 약이 없었더라면
"역사에 만약은 없다."
누가 처음 한 말인지는 알 수 없으나 살면서 한두 번 이 말을 들어보거나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갑자기 의문이 생긴다. 역사에서 ‘만약‘을 허용하면 안 되는 걸까? ‘만약‘이라는 가정은 순도 백 퍼센트의 역사라는 물을 더럽히는 불순물 같은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공동체의 기억에남아 있고 기록으로 보존된, 돌이킬 수 없는 사실로서의 ‘역사‘를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소중히 여기는 자세는 물론 필요하다.  - P8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역사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한발 더 나아가 ‘그때 만약 이랬더라면?‘ 하는 식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도 좋다고 본다. 인간의 상상력에서 비롯된 ‘만약‘은 역사를 훼손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좀 더 풍성하고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는 활력소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 P8

"만약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세계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역사의 만약‘ 중에서 가장 유명한 파스칼의 말이다. 이 짧은 한문장은 세월을 뛰어넘어 두고두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 P9

원숭이와 곤충도 약을 사용한다고?
현재 일본인의 평균수명은 83세 (2015년 기준 남성 80.75세, 여성86.99세 -옮긴이)를 넘어섰다. 
오늘날 마흔도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백 년 전만 해도 사정은 전혀 달랐다. 당시의 일본인 평균수명은 오늘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정도로 짧았다(참고로, 1921~1925년 평균수명은 남성 42.06세, 여성 43.20세였다). 신생아 예닐곱 명 중 한 명은 세 살이 되기도 전에 요람에서 곧바로 무덤으로 직행하던 참혹한 시대였다. - P19

예를 들어,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BC 4000년경부터 3000년경 기간 동안 점토판에 550종이나 되는 의약품 목록을빼곡히 기록해 놓았다. 그 의약품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다 보면 누구나 자기 눈을 의심하게 될 정도다. 소똥과 말똥, 썩은 고기와 기름, 불에 태운 양털, 돼지의 귀지 등 오늘날의 상식으로는 약은커녕쓰레기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온갖 더러운 물질들이 버젓이 기록되어 있다. - P24

그들은 질병이란 악마가 몸속에 침투하여만들어내는 나쁜 현상이라고 믿었다.
그러므로 몸속 악마를 쫓아내려면악취를 풍기는 동물의 똥이나 오줌, 썩은 고기, 심지어 돼지의 귀지 같은 악마가 싫어하는더러운 물질을 사용해야 한다고 믿었다. - P26

11세기 스코틀랜드 왕을 모델로 한 작품이자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에는 뱀고기와 도마뱀 눈알, 상어 위장 등을 가마솥에 넣고 부글부글 끓여만든 ‘미약‘이 등장한다. - P27

그로부터 수백 년이 지나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놀랍게도, 보일의 법칙을 정립해 ‘화학의 아버지‘라는 명예로운 이름으로 불린 로버트 보일 (1627~1691)은 질병 치료에 ‘벌레, 말똥, 인분, 시신의 두개골에서 자란  이끼를 섞은 물질‘ 등을사용할 것을 권했다. - P27

그뿐만이 아니다. 18세기 초, 영국 런던의 『약전』(의약품의 품질 규격서)에는 사형수의 두개골이 ‘의약품‘으로 버젓이 기록되어 있을 정도다. 그러고 보면, ‘쓰레기 약‘의 전통은 인류역사 속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살아남았던 모양이다. - P27

그중에서도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의약품은 『서유기』 등에도 나오는 ‘금단‘이라 불리는 불로불사약이다. - P29

진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한 후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백방으로 사람을 보내어 찾게 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졌다. 천하를 제뜻대로 주무를 수 있는 최고 권력자가 마지막으로 탐한 대상은 결국 ‘영원한 생명‘이었던 셈이다. - P29

그들은 수은을 연고로 만들어 살갗에 바르거나증기로 찌는 방식으로 흡입했다.
그 밖에도 그들은 염화수은 수용액을 먹는 등다양한 방식으로 몸속에 수은을 투여했다. - P32

이렇듯 위험하기 짝이 없는 치료법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셀 수없이 많다. 세계적인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와 로베르트 슈만(1810~1856)이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그들의 직접적 사인이 바로 매독 치료에 사용한 수은 중독이라는 주장이 단순한 주장을 넘어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P33

대중에 잘 알려진 용어로 ‘플라세보 효과(Placebo effect)‘라는 것이있다. 효과가 전혀 없는 엉터리 약을 질병 치료에 잘 듣는다고 착각하고 믿어버리는 심리 및 습성을 일컫는 용어다. - P34

대항해 시대에 바다사나이들이풍랑이나 해적보다 두려워한 것은?
"비타민C가 의약품인 줄 아셨어요?"
이 질문에 "그럼요, 당연히 알고 있었죠!"라고 대답하는 사람은뜻밖에도 많지 않다. 대다수 사람이 질문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못하고 눈만 멀뚱멀뚱 뜬 채 바라보거나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정말이냐고 되묻는다. - P39

대항해 시대에 뱃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질병은 페스트도 결핵도 아니었다. 오늘날에는 그 이름조차 듣기 힘든 ‘괴혈병‘이라는 질병이었다. 이 무서운 병에 걸린 사람은 심각한 피로에 시달리며 차츰 쇠약해졌다. 손가락으로 살갗을 누르면 쑥 들어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을 정도로 탄력을 상실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입에서는 쉴 새 없이 피가흘렀고, 병든 닭처럼 시름시름 앓다가 천천히 죽어갔다. - P41

괴혈병이 만든 비극을 영원히 종식시킨 영웅,
제임스 린드
18세기 후반, 괴혈병이 만든 비극을 영원히 끝낸 영웅이 등장했다. 그의 이름은 제임스 린드(James Lind, 1716~1794), 영국 해군 소속군의관이었다. 린드는 어떻게 그토록 무시무시한 질병인 괴혈병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
1747년 제임스 린드는 효과적인 괴혈병 치료법을 찾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1. 열두 명의 괴혈병 환자를 같은 장소에 모아놓고 매일 같은 식단을 제공한다.
2. 환자를 두 명씩 여섯 조로 나누어, 각각의 조에 사과 과즙과 황산염 용액, 식초, 바닷물, 마늘 등으로 만든 반죽과 오렌지 두 개, 레몬한 개를 먹인다. - P46

영국이 19세기에 거의 모든 대륙에 식민지를 건설하고전 세계를 주름잡으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군림할 수 있었던 데에는 괴혈병 정복‘이라는중요한 역사적 배경이 있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 P50

‘인간은 당류와 단백질 등의 주요 영양소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 ‘특정 미량화합물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20세기초에 인류가 발견한 두 가지 사실이다. 비타민은 이 미량화합물 중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런 터라, 비타민을 찾는 일이 20세기 초반생화학에 부여된 주요 과제 중 하나였다. - P52

1937년, 노벨상 위원회는 결국 센트죄르지에게 ‘비타민C 발견‘
공적을 인정하여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여했다. 그러나 논란은끊이지 않았다. 당시 노벨상 위원회가 유럽인에게 가산점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미국에서는킹을 비타민C 최초 발견자로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비타민B1의 최초 발견자로 스즈키 우메타로 박사를 꼽는 일본인이 많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 P54

폴링은 1954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다른 한편으로 그는 전 세계 화학자들을 이끌고 원자 및 수소폭탄 금지 운동에 열정적으로 나섰고, 그 헌신과 공로를 인정받아 1962년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다.
평생 노벨상을 두 번이나 단독으로 받은 일은 라이너스 폴링의사례가 그야말로 전무후무하다(폴링 이외에 노벨상을 두 번 받은 사례로마리 퀴리가 있지만, 퀴리는 첫 번째 노벨상을 남편인 피에르 퀴리와 함께 공동으로 받았고, 두 번째 노벨상을 단독으로 받았다. 옮긴이). 더욱 놀라운 것은, 라이너스 폴링은 또 한 번 노벨상을 받을 뻔한 절호의 기회를다른 학자에게 과감히 양보한 일이 있었다는 점이다. DNA 구조 결정 경쟁에서 정치적인 이유까지 얽히게 되면서 그는 제임스 왓슨(James Dewey Watson)과 프랜시스크릭 (Francis Harry Compton Crick)에 노벨상 수상의 기회를 양보했다. 이 통 큰 양보가 없었더라면 노벨 생리학·의학상도 그의 몫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원자역학, 화학, 생물학을 아우르는 폴링의 업적은 내로라하는 천재들이 즐비한 과학사에서도 찬란한 빛을 내뿜는다. - P56

비타민C의 속성이 밝혀지고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일반인에게 좀 더 원활히 보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비타민C가 괴혈병을 예방하기 위한 물질 이외에도매우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 P57

결국, 비타민C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듯 폴링의 아내 에바는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자신도 전립선암으로 인생을 마감했다. 그렇기는 하나 폴링 자신은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논문을 발표하며 왕성하게 활동했으니적어도 비타민C 다량 섭취가 몸에 그다지 큰 해가 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 P59

의학계에 의해 정식 이론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비타민C는수용성이 높아 필요이상으로 섭취해도 몸 밖으로 배출되기에 특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건강식품회사들은 폴링을 지금도 신처럼 떠받들며, 광고에 보란 듯이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은 천재가 실천했던 건강 이론!"이라는 카피를활용하여 요란하게 홍보한다. - P60

삼도천(三途川: 불교에서 말하는 사람이 죽어서  저승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큰 내 -옮긴이)  강가를 거닐며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던 강희제의 목숨을 구한 특효약이 바로 이번 장의 주인공인 ‘퀴닌‘이다. 말라리아에서 회복한 강희제는 이후 서양 학문에 경도되었다. 그런터라, 그는 퀴닌을 바친 선교사들에게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웅장한 가톨릭 성당 짓는 일을 허가했다. 퀴닌의 놀라운 효능이 황제의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순간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역사의 한 장면이다. - P67

말라리아는 현재진행형인 질병이다. 오늘날에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매년 무려 3억~5억 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는데, 이중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이 수치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감소하는 추세지만, 지금도 에이즈 · 결핵과 함께 ‘세계 3대 감염병‘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말라리아는 실로 무서운 병이다. 지금까지 태어난 인류의 절반은 말라리아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도 있을 정도다. - P68

훈족의 위협으로부터
서로마제국을 구한 일등공신, 말라리아 - P69

그러나 퀴닌의 구조는 너무도 복잡해서 당시의 화학 수준으로는인공 합성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마침내 1942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 적을 둔 젊은 학자가 이 어려운 과제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다. 2년여 동안 피땀 어린 노력 끝에 얻어낸 그의 눈부신 성공은 오늘날까지 전설처럼 전해진다. 사상 최초로 퀴닌 인공 합성에 성공한 이 학자의 이름은 로버트 우드워드(Robert Burns Woodward)로, 당시스물일곱 살의 풋풋한 청년이었다.
우드워드의 이름은 ‘콜타르에서 마법의 약을 만들어낸 젊은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뉴욕 타임스》 1면을 장식했다. - P80

고대 그리스 문학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호메로스의 서사시『오디세이아』에도 슬픔을 잊게 해주는 약이 등장한다.
"이 약을 섞은 술을 마신 자는 눈앞에서 가족이 죽어도 한나절은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위의 문장은 아편의도취작용을 묘사한 구절로 추측된다. 고대인들도 약의 힘을 빌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슬픔을 달랬던것일까? - P93

그 무렵, 순수한 모르핀 성분을 분리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1803년, 스무 살의 젊은 약제사였던 프리드리히 빌헬름 제르튀르너(Friedrich Wilhelm Sertürner)는 아편에 산과 염기를 순차적으로 더해불순물을 제거하고 유효 성분만 결정으로 추출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그는 이 성분에 그리스신화의 잠의 신인 모르페우스에서 따와모르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 P95

이 새로운 화합물은 가래를 제거하는 진해 효과가 탁월한 데다출시 당시에는 중독성이 없다고 여겨졌다. 바이엘은 이 신약 샘플을 의사들에게 보내 뛰어난 효력을 광고했다. 그러나 광고 내용은사실이 아니었다. 실제로는 중독성을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모르핀보다도 훨씬 강력해졌다. 아무튼, 이 신약이 바로 ‘헤로인‘이다.
헤로인은 ‘이 약을 먹으면 영웅적 (heroic)인 기분이 된다‘라고 해서붙여진 이름이다. - P106

1874년, 영국인 화학자 라이트가모르핀에 아세틸기(CH3CO)라는원자단을 결합한 물질을 개발했다.
이 신약이 바로 ‘헤로인‘이다. - P107

심지어 환자의 경동맥을 압박하여 실신시킨 뒤 수술을 진행하는 기상천외한 방법과 좀 더 극단적으로 둔기로 머리를 때려 기절시키는 엽기적인 방법까지 동원되었다.
게다가 그렇듯 위험천만한 방법을 사용하면서도 수술 중에 환자가깨어날 가능성이 컸으므로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진은 수술 내내가슴을 졸여야 했다. - P115

일시적으로 환자의 의식을 잃게 하여통각을 사라지게 하는 약을 찾기 위해인류는 먼 옛날부터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 P116

쓰센산 주원료인 투구꽃에는스코폴라민, 히오시아민 등의알칼로이드가 함유되어 있다.
적정량을 넘으면 독이 되지만 잘만 사용하면통각을 마비시키는 마취약이 될 수도 있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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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여지없이 흘러가고, 사람 마음도 변해 간다는 것을가토는 새삼스레 깨달았다. 또 그렇게 변하지 않고는 살아갈수 없는 경우도 있다. - P413

형사들은 뭐 때문에 나의 발자취를 쫓을까, 하고 마사야는생각했다. 그때 형사들은 그런 일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고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 무의미한 일을 계속한다. 이세상은 그렇게 무의미함이 모이고 쌓여서 이루어졌다. -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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