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암캐 여신을 차지하려고 다투는 개들은 크게 두 무리가 있었다. 하나는 암캐 여신에게 오락과 소설과 영화와 희곡을 바치는 아첨꾼 무리였고, 다른 하나는 훨씬 덜 화려하지만 훨씬 더 야만적인 족속으로 고기, 즉 돈이라는 진짜 알맹이를 바치는 사람들이었다. 오락을 제공하는 말끔하게 단장한 화려한 개들은 암캐 여신의 총애를 받기 위해 자기들끼리 다투며 으르렁댔다. 그러나 그러한 다툼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 즉 뼈다귀를 물고 오는 개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목숨을 건 소리 없는 싸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냥 내버려 두자. 감정적이고 〈인간적인〉 정신 면에서는 인간이 전반적인 백치 상태로 미끄러져 내려가게 내버려 두자. 클리퍼드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다. 그런 것은 모두 죽어 버리도록 내버려 두자. 그는 현대적인 탄광업의 전문적인 사항과 테버셜을 곤경에서 끌어내는 일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제 클리퍼드가 산업 활동이라는 또 다른 불가사의한 세계로 빠져들어, 거의 갑작스럽게 단단하고 효율적인 겉껍질에 과육처럼 연한 속살을 지닌 어떤 생물로, 즉 현대의 산업계와 금융계에서 활동하는 대단한 게와 바닷가재 무리 중 하나로 기계 같은 강철 껍질에 부드러운 과육 같은 속살을 지닌 갑각류 무척추 동물로 변해 가고 있었기 때문에 코니는 정말로 꼼짝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빠져 있었다.

「클리퍼드!」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 그러나 이것은 그녀가 오두막 열쇠를 손에 넣은 후의 일이었다 ─ 「언젠가 내가 아이를 낳으면 정말로 좋겠어요?」

그는 약간 튀어나온 창백한 두 눈에 은근히 불안한 표정을 띠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때문에 우리 사이에 달라지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 난 괜찮소.」 그가 말했다.
「뭐가 달라지면 안 된다는 거예요?」

「당신과 내 사이 말이오. 서로에 대한 우리의 사랑 말이오! 만약 그것이 영향을 받는다면 난 절대 반대요. 그리고 언젠가는 내 친자식을 낳을지도 모르잖소!」
그녀가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내 말은 조만간 내 성적 능력이 되살아날지도 모른다는 거요.」

「분명히 말해 두겠소.」 그가 궁지에 몰린 개처럼 재빨리 대답했다. 「그 때문에 나에 대한 당신의 사랑이 아무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난 기꺼이 찬성하오. 만약 그 때문에 영향을 받는다면 절대 반대요.」
코니는 싸늘한 두려움과 경멸감을 느끼며 그저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그런 말은 정말로 백치가 내뱉는 허튼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지 못했다.

난 끼어들지 않소. 난 하찮은 사람이오. 당신은 위대한 내 존재요!

제정신인 남자라면 도대체 어떻게 그런 말을 여자에게 하겠는가? 그러나 남자들은 제정신이 아니다. 눈곱만큼의 염치라도 있는 남자라면 도대체 어떻게 삶의 모든 책임이라는 이 무시무시한 짐을 여자에게 맡겨 놓고 공허 속에 그녀를 내버려 둘 수 있겠는가?

그것은 완전한 성 불능에서 나온 잔인함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이성이 무너지거나 아니면 자신이 죽을 것이라고 느꼈다.

닭들은 꿩의 알을 품고 있었는데, 생명을 품는 일에 몰두한 암컷의 뜨거운 혈기에 휩싸여 자랑스럽게 깃털을 부풀려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보고 코니는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그녀 자신은 완전히 버림받은 채 전혀 쓰이지 않아서 여자라고 할 수도 없는 그저 무서운 존재에 불과했다.

코니는 일종의 황홀감을 느끼며 몸을 구부리고 새끼 꿩을 바라보았다. 생명! 생명! 순수하고 반짝이며 두려움을 모르는 새로운 생명! 그렇게 작으면서도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없다니! 야단스럽게 경고하는 어미 닭의 울음소리에 응해 새끼 꿩이 약간 뒤뚱거리면서 닭장 안으로 다시 기어 들어가 어미 닭의 깃털 아래로 사라졌을 때에도 새끼 꿩은 진짜로 놀란 것이 아니라 그것을 놀이로, 삶의 놀이로 받아들였다. 왜냐하면 곧 작고 뾰족한 머리 하나가 암탉의 황금빛을 띤 갈색 깃털 사이로 쏙 나와서는 우주를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벌떡 일어나 다른 닭장 쪽으로 옮겨 가서 떨어져 섰다. 왜냐하면 옛날의 불길이, 그가 영원히 잠들어 있기를 바랐던 옛날의 불길이 허리 아래에서 갑자기 세차게 솟구쳐 일어나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는 그녀에게 등을 돌린 채 그 불길에 맞서 싸웠다. 그러나 그 불길은 솟구쳐 올랐다가 밑으로 내려가서 그의 무릎 근처를 맴돌았다.

「언제 한번 꼭 우리 지브로 와요.」 그들이 넓은 승마로에 들어서자 나란히 걸으며 그가 말했다. 「그럴 꺼죠? 이왕 이러케 된 것, 바늘 도둑보다 소도둑으로 죽는 편이 낫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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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는 대중적 성공과 노동의 성공 사이의 차이, 즉쾌락을 추구하는 대중과 노동하는 대중 사이의 차이를 깨달았다. 그는 이제까지 한 개인으로서, 소설을 써서 쾌락을 추구하는 대중의 요구를 만족시켜 왔다. 그리고 그는인기를 획득했다. 그러나 쾌락을 추구하는 대중 밑에는 험하고 지저분하며 좀 무섭기도 한 노동 대중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도 역시 그들의 요구를 채워줄 사람이 있어야 했다. 그런데 그것은, 즉 노동 대중의 요구를 채워주는일은 쾌락을 추구하는 대중을 위하는 것보다 훨씬 험난한일이었다. 그가 소설을 쓰면서 세상에서 ‘잘나가고 있는‘
동안, 테버셜은 궁지에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다. - P236

그것은 그 여자의 잘못이 아니었으며, 심지어 사랑의 탓도 아니었고, 섹스의 탓도 아니었다. 잘못은 바로 저기,
바깥에, 저 사악한 전기 불빛과 덜컥거리는 저 악마적인기계 소리에 있었다. 저기, 기계적이고 탐욕스럽기 그지없는 메커니즘과 기계화된 탐욕의 세상에, 불빛이 번쩍거리고 뜨거운 금속을 뿜어대며 차들과 사람들의 왕래로 요란스러운 저 바깥세상에, 거대한 악마적 존재가 순응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든지 모두 파괴해 버릴 태세를 한 채도사리고 있었다. 그것은 머지않아 이 숲도 파괴해 버릴 것이며, 블루벨도 더 이상 피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저항할힘이 없는 약한 것들은 모두 저 구르고 달리는 쇳덩이 밑에 깔려 소멸될 수밖에 없다. - P263

그는 양심이란 대개 사회 또는 스스로에대한 두려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에 대한두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사회에 대해서는 아주 분명하게 의식하면서 두려워했다. 사회란 악의적이고 반쯤 미친야수와 같다는 것을 그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 P265

남자들은 그녀의 인간적 존재에게는 아주 친절히 대해 주었지만, 그녀의 여성적 존재에 대해서는 경멸하거나 완전히 무시해 버리면서 잔인하게 대했다. 남자들은 콘스턴스 리드나 채털리 부인으로서의 그녀에게는 끔찍이도 친절했다.
하지만 그녀의 자궁에게는 친절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사내는 그녀가 콘스턴스인지 채털리 부인인지 하는 것에는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부드럽게 그녀의 허리와 젖가슴을 애무해 주었을 따름이다. - P268

"언제 한번 내 지베서 만납씨다." 넓은 승마로에 접어들자 그녀와 나란히 걸으면서 그가 말했다. "그럽씨다. 이왕이러케 된 것,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라도 다 해봐야 하지않겠소?"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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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사회는 미쳐 있었다. 돈과 소위 사랑이라는 것이 사회의 두 가지 큰 광증이었다. 돈이 단연 첫 번째 광증이었다. 개인은 각자 따로따로 미쳐서 돈과 사랑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자신을 주장했다. 마이클리스를 보라! 그의 삶과 활동은 광기일 뿐이었다. 그의 사랑은 일종의 광기였다. 그의 희곡 작품들은 일종의 광기였다.

「남자들은 자기 밑바닥까지 다 보이고 나면 아기가 되고 말아요. 테버셜 광산에서 일한 사람 중에서 가장 거친 환자들을 몇 사람 다뤄 본 적이 있어요. 그러나 어디 아픈 데가 생겨서 제 보살핌을 받으면 그들은 아기들이 돼요. 다 큰 아기들이죠. 아, 남자들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사랑이라는 말에 우리가 어떤 힘을 부여하든, 그녀가 어떤 면에서 그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녀는 아주 기품 있고 당당했으며 젊어 보였고 잿빛 눈은 때로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동시에 그녀에게는 만족감과 심지어는 승리감이 도사리고 있었고 코니는 그것이 너무 싫었다. 비밀스러운 승리감과 혼자만의 만족감! 우웩, 그 혼자만의 만족감! 코니가 그것을 얼마나 싫어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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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사회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돈과 소위 사랑이란 것에 사회는 아주 광적으로 집착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돈이 단연 우세한 광증이었다. 개인들은 각기 따로따로 미친
‘가운데 이 두 가지 방식, 즉 돈과 사랑으로 스스로를 주장하며 내세우고 있었다. 가령 마이클리스를 보라! 그의 삶과 행위는 그저 미친 짓일 뿐이다. 그의 사랑도 일종의 미친 짓이었다. 그의 희곡 작품이란 것들 역시 일종의 미친짓이었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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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야마성은 오다 노부나가의 숙부인 오다 노부야스 織田信康 에 의해 1537년에 건축된 성으로 일본의 ‘국보 5성’ 중 하나다.
국보 5성이란 일본의 성 중 건축 당시의 천수각이 지금까지 그대 로 보존된 5개의 성을 말한다. 이누야마성을 비롯해 효고현의 히 메지성 姫路城 , 시가현의 히코네성 彦根城 , 나가노현의 마츠모토성 松
本城 , 시마네현의 마츠에성 松江城 이 그것이다. 특히 이누야마성의
천수각은 국보 5성의 천수각 중 현존하는 일본 최고 最古 의 천수각 이다. - P289

아이치현의 개요
총면적
약 5,165㎢
(충청북도 약 7,407㎢, 전라남도 8,070㎢)
총인구
약 742만 명
(2023년 2월 기준 서울특별시 인구 약 942만 명)
현청소재지
아이치현 나고야시 나카조 산노마루 3가 1번 2호
(愛知縣名古屋市中區三の丸3丁目1番2號)
지역구성
38개의 시 (市), 14개의 정 (町)
현 꽃
제비붓꽃 - P296

일본은 무슨 일에든지 랭킹을 매기는 걸 좋아한다. 그 래서 ‘온화한 성격을 가진 지역 랭킹’과 ‘느긋한 성격을 가진 지역
랭킹’이라는 게 존재한다. 이 두 부문 (?)에서 시즈오카현은 일본의
47개 도도부현 중 1~3위를 다투는 곳이다. 시즈오카현의 라이벌 은 홋카이도와 오키나와뿐이다. 물론 과학적인 물증은 없지만 ‘시 즈오카현 사람들은 온화하고 느긋하다’라는 인식만큼은 견고한
듯 하다. 시즈오카현에 살고 있는 필자의 경험도 다르지 않다. 신 경질적이거나 서두르는 사람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시즈오카현 은 그런 면에서 사람 살기 좋은 곳일 것이다. - P310

시즈오카현은 지리적인 조건이 우리나라의 충청도와 유사하 다.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사이에 위치해 있는 점이 그렇고 바다 와 면하고 있는 점 또한 그렇다. 게다가 충청도 사람들 역시 ‘성격 이 느긋하다’는 인식이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지역에 대한 선입관은 금물이지만 지금은 좋은 측면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니 이해 를 부탁한다. 참고로 충청남도는 2013년부터 시즈오카현과 우호 교류협정을 체결하고 친선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우리는 시즈오 카현을 ‘일본의 충청도’라고 부르면 어떨까 싶다. 조금은 더 친밀 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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