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페이지모닥불백석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 도 짚검불도 가락도 머리카락도 헌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와장도 닭의짗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재당도 초시도門長늙은이도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 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 쟁이도 큰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읽으면 배시시 웃음이 절로 나온다. 나도 ‘개터럭‘ 다음에다가 어떤 물건을 하나 더 넣고 싶어진다. 뭘 넣을까. 모닥불 속에 타고 있는 것들은 다 버려지고 쓸모없는 것들이다. 쓸모없는 것들이 모여 타는 모닥불가에 가문의 가장 어른이신 문장과 강아지까지 어울려 불을 낀다. 참 재미있다. 아름답고 따뜻한 평등과 평화다. - P81
먼나라 이웃나라
정글북-러디어드 키플링, 차례
달리기를 말할 때~~~~~Pain is inevitable, Suffering is optional아픔은 피할수 없지만, 고통은 선택하기에 달렸다.-9페이지
문화 文化, 우 優
문화文化라고 쓰고 거기에 ‘부끄러움‘이라는 독음을 다는 일,대찬성입니다. 저는 넉넉할 우優 자를 생각합니다.우승優勝이나 우량優良따위처럼 훌륭하다는 표현을 할 때 쓰는 한자이지만, 또 한 가지 뜻이 더 있지요? 상냥하다優L는 말에도 이 한자를 씁니다. 이 글자를 잘 들여다보면, 사람 인시 변에 근심할 우 자를 씁니다.인간을 걱정하고, 인간의 쓸쓸함과외로움과 괴로움에 민감한 일, 이것이 상냥함이며, 또한 인간으로서 가장 뛰어난 일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상냥한 사람의표정은, 언제나 부끄러움을 품고 있습니다. 저는 저의 부끄러움으로, 저와 제 몸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술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말도 꺼낼 수가 없습니다. 그런 부분에 ‘문화‘의 본질이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문화‘가 만약 그런 것이라면, 그것은연약하며, 늘 지는 것입니다. 그걸로 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는제 자신을 ‘멸망의 백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지고 멸망하면서, 거기에서 나오는 중일기림이 우리의 문학이 아니겠습니까.어째서 인간은 스스로를 ‘멸망‘ 이라고 딱 잘라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요.문학은 언제 어느 때고 ‘헤이케모노가타리 78 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앞가림에만 급급한 사람은 바보가 아닙니다. 조악하게 시들어갈 뿐입니다. - P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