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런 일은 기운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기운에다가 요령이 잘 버물러져야 허는 것이구만, 쌩기운 쓰면 쌩똥만 빠지는 법잉께 살살 험스로 머리 써 요령을 익히드라고잉.」소장이 실실 웃으며 한 말이었다.
그들은 통나무를 세워 그 중심을 잡아 어깨에 올리는 첫 단계부터 애를 먹었다. 별로 표나지 않게 위아래 굵기가 다른 통나무의 무게중심은가운데가 아니었다. 그 위치를 한눈에 척 알아보고 어깨를 갖다 대는것, 그것이야말로 경험이 축적된 요령이었다. 그 중심이 맞지 않으면 몸의 중심까지 흔들리면서 걸음이 비틀거려지고 힘이 배로 들었다.
「고것이 워디 말로 되간이, 탄밥그럭 수가 시나브로 갤차주는 것이제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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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으로서는 어쩔 수 없을 거야. 자기 할아버지와 집안을 생각하면그 심정이 어떻겠어. 일본놈들이 백배사죄하며 돈을 싸짊어지고 와도시원찮을 판인데, 오히려 이쪽에서 사죄 같은 건 상관없이 어서 돈이나좀 달라고 매달리는 형국 아니냔 말야. 그러니 자기 할아버지가 짓밟히고 모독당하는 것 같고, 괜히 헛된 일 한 것 같고, 또 엉망이 된 집안 꼴을 보면 얼마나 기막히겠어. 우리가 허진의 심정을 다 알 수는 없는데,
어쩌면 죽고 싶은 심정으로 데모를 하는지도 몰라..
유일표는 밖으로 나서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 허진을 볼 때마다 이 세상의 정의고 진실은 무엇인가, 그런 것이 과연 있기는 있는 것인가, 많이 회의하게 돼.」「정의와 진실은 현실 속에서 끝없이 패배한다. 다만 긴 역사 속에서승리할 뿐이다.」「어쭈, 철학과 헛 다니는 건 아니네. 그거 누구 말이야?」「몰라. 그저 줏어들은 소리야.」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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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말이다. 생각할수록 답답하고 막막해. 그래도 군대에 있을 때가속 편했어. 밥 걱정 안 하고.」그들은 네댓 잔씩 마시고 나서 몸을 가누기 어렵게 취해 술집을 나섰다.
야 복남아, 내가 유식하게 한 말씀해 보랴? 있잖냐, 인생이란 좆이나탱고다 그런 말씀이야. 잘난 놈이나 못난 놈이나, 배운 놈이나 못 배운놈이나 한평생 살다 꺼져가기는 다 마찬가지다 그거야. 그러니까 너도너무 속 썩이고 고민하고 그러지 마. 되는 일 없이 괜히 골치만 아퍼. 알아들어?」「그래. 그래, 오늘 술 잘 마셨어. 담엔 내가 살 테니까 조심해서 가.」손을 흔들고 돌아선 나복남은 이경식의 말처럼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눈을 부릅떴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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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담 냉방 시설 제일 잘된 대한극장으로 가요. 영화도 좋아요. (스파르타」박영자는 금세 생기가 넘쳤다.
개봉관이라는 일류극장들은 새 영화 광고마다 냉방 시설 완비‘라고써넣어 여름손님 끌기에 바빴는데, 어느 극상에서는 그것도 모자라 ‘미국에서 직수입한 에어 콘디쇼너 설치‘라고 표시하기도 했다. 선풍기도없어서 부채에 의지하고 있는 대다수 서민들의 형편에서는 냉방 시설잘된 극장은 도심의 피서지가 아닐 수 없었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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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사는 퉁거운 막대기로 손바닥을 치며 만족스럽게 돌아섰다.
「야아, 이것도 사람 먹으라고 주냐. 이건 개밥이다. 개밥.」「에에 그러니까, 누가 깡패질 하랬어. 개 취급 당하는 건 당연하지.」「좆이나 씨팔, 우리 같은 것들 싹쓸이하기 전에 때려잡을 놈들이 따로있다구. 거 남대문 동대문시장에 허천나게 많은 군복이나 군화는 누가다 해먹은 거고, 타이야나 휘발유는 어떤 놈들이 다 빼먹은 거야. 그뿐이야, 청계천이고 을지로 철물상에 1개 사단 병력이 무장할 수 있는 장비가 있다는 소문인데, 그건 또 어떤 새끼들이 돌려치기 한 거냐구. 밥이 이따위로 개판인 것도 알짜는 다 빼먹어서 이 꼴 아니냔 말야. 니기미 씨팔, 크게 해먹는 놈들은 다 떵떵거리고 살고 우리 같은 하발이 인생들이나 잡아다 족치고, 좆이나 이 나라 잘되나 봐라.」「옳소, 국회로 보냅시다.」말이야 한번 앗싸리하게 시원하게) 한다만, 그 주둥이가 매타작깨나당하게 생겼다.
와아 웃음이 터졌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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