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표는 새 교복을 입고 싶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새 기분을 내기위해서가 아니었다. 가난을 표내고 싶지가 않았다. 또, 교복으로 아이들에게 무시당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불쌍하게 보여지는 것은 더구나 싫었다. 그런 기분을 다 합치면 결국 창피스러움이었다. 그러나 어머니를 생각하면 기분대로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모자와 교복을 새로 사면그만큼 어머니의 고생이 커지고, 서울로 이사 올 날도 늦이지는 셈이었다. 유일표는 너무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창피스러움과 부끄러움을 무릅쓰기로 작정했던 것이다. 가난은 죄가 아니다. 다만 일시적인 불편일뿐이다. 하는 어느 유명한 사람의 말을 곱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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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현대사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분단의 강화 속에서 경제 발전을 이룩해 낸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분단의 강화와 경제의 발전,
그 두 가지는 충돌을 면할 수 없는 절대모순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그 어려운 상황을 헤치며 오늘에 이르러 있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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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우리가 좋아하는 ‘이응‘ 붙은 단어가 또 있다. 
바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아리랑‘ 이다. 막상 아리랑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여러 대답이 나올 게다. 이를 궁금히 여긴 외국인 신부 리처드 러트‘
는 지금까지 알려진 아리랑의 의미를 모아서 정리했다. 무려 아홉 가지나된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부인 일영이 곧 아리랑이라는 설이 있나 하면, 밀양 부사의 딸 아랑이 아리랑이라는 학설도 있다. 흥선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수할 때 노역으로 끌려온 인부들이 ‘내 귀는 먹었소‘라며 ‘아이롱이라 한 데서 나왔다는 설도 소개한다.
 그 밖에 우리의 주목을 끄는 건한국 피리의 장전타음을 흉내낸 의성어라는 설이다.
• Cecil Richard Rutt(한국명 노대영)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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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옛날의 공당 이야기‘는 조선 시대뿐만 아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고려가요 <청산별곡>을 보자.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머루랑 다래랑‘도 그러하듯 후렴구에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에전부 ‘이응‘이 달려 있다.
 〈청산별곡>처럼 고려 시대 평민이 부르던 속요를 보면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후렴구의 존재다. 정읍사>에는 ‘어기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다리‘,
 <동동>에는 아으 동동(動動) 다리‘,
 <서경별곡>에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리‘와 같이 흥을 돋우 반복적 여음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후렴구들은 옹알이말처럼 뜻이 없는 말로, 모두이응이 이어진다. 그러고 보니 내 이름 이어령‘도 이응, 이응, 이것도 다옹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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