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것은 상인들의 거주 공간이 무척 협소하고, 당시에 사용하던 식기 등 각종 생활용품이 하나같이 검소하다는 점이었다. 멀고먼 타국에서 부를 찾아 이곳에 온 상인들의 고달픈 삶이 이 작은 소품들을 통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들이 고단함과 외로움을 견뎠던 이유는 어쩌면 고향에 있는 굶주린 가족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세상의 모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자 박물관을 삐걱삐걱 빠져나왔다. 들어올 때의 거침없는 모습과는 달리 아주 조심스러운 발걸음이었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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웁살라 대학교 탐방의 마지막 일정은 본관 건물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도서관에서 걸어 5분 거리에 고풍스러운 외모의 본관 건물이서 있었다. 본관 건물 1층에 있는 대강당의 우아한 모습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대강당 입구에 쓰인 경구였다.

"Tanka fritt ir stort men tänka ratt ar storre(자유로운 사고는 위대하다. 그러나 올바른 사고는 더 위대하다)."

우리는 누군가를 짓밟고 만들어진 승리에 죄책감을 못 느끼는 것은 아닐까. 이기심에 지배당하지 않는 학문을 하겠다는 스웨덴인의다짐에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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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흡사 일본인들의 의식을 규정하는 용어인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를 확인하는 것 같다. 
속내를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를 꺼리는 일본인들의 심성에는 두 개의 상반된 코드가 공존한다. 하나가 ‘혼네‘, 즉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속마음이고, 나머지 하나가 보호막 혹은 외투라고 할 수 있는 ‘다테마에다.
대립되는 것들을 이용한 묘사는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일본적 특성을 그대로 살린 채 신감각을 추구했음을 확인시켜준다. 그가 일본적 특성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 결국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었다고 평하는 이들이 많다. 맞는 말이다. 노벨 위원회가 선정 이유에서 ‘동양과 서양의 조화‘를 거론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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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가 말한 ‘순수지속‘은 베르그송 철학의 핵심으로, 쉽게 말해 실제 시간은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일정하고 기계적인시간과는 달리 흘러간다는 개념이다.
무엇에 빠져 있을 때 시간이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흘러가는것처럼, 진정한 시간은 양적 관계가 아니라
질적 관계로 구성된다고 보는 것이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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