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이 기획자가 맞다면 어쨌든 천재임은 인정해 줘야 해요. 사람을…… 죽이기 위해 군중을 활용하는 천재.」
「전쟁 상황에서 살인자들은 적을 향한 증오심과 희생자들의 고통이 야기한 집단적 감정을 이용해 눈에 띄지 않게 살인을 저질러요. 대중의 관심이 전투와 대량 학살에 쏠려 있는 것을 교묘히 이용하는 거죠.」
더러 절친한 친구가 무서운 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플라비우스 아에티우스는 스키타이 출신 로마인 장교 아버지와 로마인 귀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틸라의 군대와 아에티우스의 군대는 451년 6월 20일, 카탈라우눔 평원에서 격돌했다. 한때 친구 사이였던 두 지휘관이 벌이는 이 전투에 서양 세계의 운명이 달려 있었다.
한편, 훈족과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아에티우스는 로마 궁정에서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었다. 그는 454년 9월 21일, 황제 발렌티니아누스 3세가 휘두른 칼에 찔려 죽었다. 발렌티니아누스 3세는 아에티우스의 원수를 갚고자 했던 호위병 두 명에게 살해됐다.
그 유명한 〈피의 일요일〉에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에서는 동등한 시민권을 요구하는 평화적인 시위가 개최되고 있었다. 그런데 시위 현장을 〈통제〉한다는 명분하에 영국군 낙하산 부대가 투입됐고, 비무장 상태의 시위대를 향해 실탄이 발사됐다. 그 결과 청소년 일곱 명을 포함해 스물여덟 명 이상이 죽거나 다쳤다. 도망치던 이들은 등 뒤에 총을 맞고 숨졌으며 군용 차량에 치이기도 했다.
「예전에 비슷한 상황에서 아빠가 대처하던 방식을 떠올리고 그대로 따라 했을 뿐이야. 양 떼가 좁은 출구로 한꺼번에 우르르 몰렸을 때 아빠가 차를 몰고 오더니 출구와 평행으로 세우더라고. 그걸 보고 내가 그 이유를 물었지. 그랬더니 아빠가 양 떼를 안전하게 이동시키기 위해서 〈감속 장치〉가 필요했다는 거야.」
우리 아빠는 세상만사가 전략의 문제라고 했어.
「〈게임〉의 프랑스어 jeu는 그 어원이 웃음거리를 뜻하는 라틴어 jocus라는 거 알아? 모든 것이 금지된 세상에서 그나마 게임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좌절하지 않을 수 있는 거야.」
중국 공산당은 마약은 전면 금지하면서도 마작은 금지하지 않았어. 왜 그런지 알아? 그게 바로 마지노선이었기 때문이야. 중국 인민이 압력을 해소할 방법이, 욕구를 발산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걸 공산당은 인지했던 거야. 로토, 카지노, 포커 게임은 하나같이 감정 폭발을 막아 주는 안정화 장치 역할을 할 수 있어.
「당신 인생에 누구 들어와 있는 사람이 있나요?」 「짝 채우는 게 쉽지 않은 걸 보니 아무래도 전생에 짝 없는 양말이었나 봐요.」 라이언이 폭소를 터뜨린다. 「지금도 여전히 〈한 짝〉인가요?」
몸에 알코올 분해 유전자가 있는지 아일랜드인들은 술이 잘 받아. 술에 관한 한 다른 민족들은 우리의 경쟁 상대가 못 돼. 하지만 아무리 술이 세도 어느 선을 넘으면 뇌는 활동이 느려지고 몸은 땅으로 꺼지게 마련이지. 안 자고 버틸 도리가 없는 거야.
니콜은 국제 정치에 투신할 계획이었다. 전 세계 혁명 단체들을 이것저것 알아보던 그녀는 민중 혁명의 심장부는 모스크바라는 판단을 내렸다.
중국 혁명을 지원한 것도, 쿠바와 베트남, 캄보디아에서의 혁명을 승리로 이끈 것도 소련이었다. 대부분의 반미, 반자본주의 단체, 다시 말해 착취에 항거하는 혁명 단체들에 무기를 대주고 지원한 나라는 바로 소련이었다.
「그렇게 함께 있었기 때문에 오래 버틸 수 있었을 거예요. 그게 바로 집단의 힘이죠. 최악의 시련 속에서도 꺾이지 않게 해주는 것.」
「아니, 안 취했어. 난 그 어느 때보다 정신이 맑아. 자, 이 세계의 종말이 오기 전에 신나게 춤을 추자. 그러고 나서는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는 거야. 냉소주의자들이 판치고 부자들이 민중을 착취하는 미국이 몰락하고 끝끝내 민중이 승리하는 세상을 함께 일구자고.」
「그래, 맞아. 내 행동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으면 해. 이번 일도 전 세계적 차원에서 집단적 감정을 불러일으켜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싶은 거야. 그게 내 행동의 동기야.」
「한 사람을 죽이면 범죄자가 되고 수백 명을 죽이면 전투 지휘관이 되지만, 수천, 수만 명을 죽이면 국가적 영웅이 되지.」
〈복수하려면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있지.
1928년, 그는 『프로파간다』를 출간했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버네이즈는 선전 선동에 관한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군중은 합리성보다는 충동의 지배를 받는 존재들이다. 민주주의에서는 강요하지 않고도 대중의 의견을 조작할 수 있다. 억지로 강요하기보다 대중에게 영향을 미칠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래야 대중이 자기 스스로 한 선택이라 믿게 되고, 집권 세력에 저항하려는 경향도 약해진다.
(이동을 위해 실제로 필요가 없는데도) 자동차를 사면서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이 비싸고 덩치 큰 물건 때문에 번거로워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걷는 게 건강을 위해 훨씬 좋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고 성공한 사업가의 증거이며 여자들을 유혹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렇듯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행동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동기들에 의해 결정된다.
「당신 말대로 미국은 당분간 말벌에 쏘인 황소처럼 흥분해 날뛸 거야. 닥치는 대로 뿔로 들이받겠지. 파키스탄만 빼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어.」
「미안하지만 나한테는 모성애가 없어. 이미 말했잖아, 난 전사의 삶이 어울리지 엄마의 삶의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한 가지 더 말해 줄까. 난 임신 중절 경험이 있어. 나 스스로 그걸 일종의 징후라고 믿어. 전 세계 핍박받는 자들이 모두 내 자식이야. 그들을 도와 압제자들과 싸우는 게 내가 할 일이야.」
에이브러햄 링컨은 우울증 가족력이 있는 집에서 태어났다. 그의 공황 장애는 어머니와 누나의 사망 이후 더 악화됐다.
에드거 앨런 포는 자신이 꾼 악몽에서 영감을 얻어 공포 소설을 쓰곤 했다. 그가 꾼 꿈들은 술과 마약 중독, 그리고 지독한 우울증의 결과였다. 그는 결국 마흔 살에 세상을 떠났다.
찰스 디킨스의 전기에는 그를 우울하고 우수에 젖은 사람으로 기억하는 지인들의 회상이 나온다.
레프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를 집필하고 나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 나머지 집을 떠나 계획 없이 기차를 타고 여행하다가 폐렴에 걸려 사망했다.
윈스턴 처칠 역시 우울증 환자였다. 그는 불면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시기를 〈검은 개가 돌아오는 때〉라고 불렀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만성 우울증에 시달렸다. 전기 충격 요법까지 시도했지만 알코올 의존증이 생겼고, 예순한 살에 권총을 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마틴 루서 킹은 할머니의 죽음 이후 줄곧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
세계인의 평균 IQ는 1975년생 세대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연구마다 다르게 나타나기는 하나 한 세대에 평균적으로 7 정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IQ 하락 현상을 연구한 심리학자들은 몇 가지 원인을 제시했다. 우선, 학업에 많은 시간을 보낸 고학력자들의 결혼이 늦어지고 이들이 자녀 또한 많이 낳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요한 원인으로 꼽는 시각이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자동화로 인한 인간의 인지 능력 감퇴가 꼽힌다.
다른 원인을 지목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가령 환경 오염이나 교육의 질 저하, 젊은 인구의 독서 감소가 IQ 하락을 초래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어의 빈곤화가 꼽힌다.
시제 사용이 갈수록 단순화돼 반과거, 복합 미래, 과거 분사 등의 사용 빈도가 줄어들면서 사고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빈에서 이란이 독일, 중국,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와 핵 협정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이란이 군사 목적의 핵 개발을 중단하고 미국과 유럽 연합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점진적으로 해제한다는 것이 이 핵 합의의 골자였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15년 가까이 갈등과 분쟁이 지속된 끝에 체결된 이 협정을 반기면서 〈지역 평화를 위한 협력〉의 길이 열렸다고 높이 평가했다.
〈말벌처럼 황소의 눈을 쏘아야 한다. 그래야 앞이 보이지 않는 황소가 미쳐 날뛰다 동맹들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게 만들 수 있다〉는 철학은 니콜을 FSB의 신화적 존재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러시아가 과거 공산주의의 영광을 포기했다고 해서 앞선 세대가 꾼 꿈을 우리가 잊을 수는 없습니다. 반드시 집단이 개인을 이깁니다. 핍박받는 군중이 기필코 떨쳐 일어나 핍박하는 개인들을 응징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진실하고 고결한 투쟁입니다.」
깨어라 노동자의 군대 굴레를 벗어던져라 정의는 분화구의 불길처럼 힘차게 타오른다 대지의 저주받은 땅에 새 세계를 펼칠 때 어떠한 낡은 쇠사슬도 우리를 막지 못해
혼자면 더 빨리 가지만 함께면 더 멀리 간다. 물론 이 반대로 생각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