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 윤동주 유고시집, 1955년 10주기 기념 증보판 소와다리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
윤동주 지음 / 소와다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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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집 전부 필사(연필 필사)
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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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2-03-05 11: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씨 너무 멋지집니다!!

대장정 2022-03-05 12:03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 햇살~~님! 즐거운 주말되셔요~~☆☆

새파랑 2022-03-05 11: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게 정말 필사인가요? 출판된 책의 사진인줄 알았어요 ^^ 대장정님 조선시대 태어나셨다면 장원급제 하섰을거 같아요~!!

산골물과 서시가 좋네요 ^^

대장정 2022-03-05 12:05   좋아요 3 | URL
☺☺ㅎㅎ 잘 쓰지도 못했는데 과찬이십니다. 부끄럽사옵니다. 즐거운 주말되셔요. 새파랑님!~~☆☆

mini74 2022-03-05 21: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연필로 꾹꾹 눌러 쓴 글씨, 저도 👍 낭만적이십니다 ㅎㅎㅎ

대장정 2022-03-05 22:3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미니님! 읽기만 하는거 보담 쓰기도 같이 하면 먼가 있어보여서 ㅎㅎ~~☆☆
 
천녀유혼 : 인간정
임진쇠 감독, 진성욱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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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채신, 🧔연적하
👦그동안 고마웠어요
🧔며칠 더 머물다 가게. 간만에 말이 통했는데 벌써 가겠다고
👦아니에요, 과거를 치르러 가야죠
🧔이런 시국에 관직 타령이라니, 난세에 백성노릇하느니, 태평성세에 개로 살겠소. 여기서 나랑 요괴를 잡는게 더 자유로울걸세
👦그걸 언제 다 잡아요. 전 훌륭한 관료가 되어서 억울하게 죽는 자가 없도록 할거예요.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바른 도리죠.
🧔못난 놈, 에이

꿈꾸듯 길고 긴 인생
기나긴 세월의 흔적만 얼굴에 가득하네
혼란한 세상
달콤한 꿈은 어디 있을까?
미련하게 꿈같은 사랑만 찾아 헤매다
아득히 더 멀어졌네

인생은 꿈의 연장선인가
꿈에 어렴풋이 눈물이 비치면
어디서부터 어디로 갈까?
마음의 방향을 잃고
인생길이 즐거웠던 소년은
어렵고 험난함 녹에서 햇빛을 보네
혼란한 세상
달콤한 꿈은 어디 있을까?
꿈속의 한줄기 비바람처럼
아득히 더 멀어졌네

영채신x섭소천, 연적하
천녀유혼. 1987. 장국영x왕조현, 우마
천녀유혼. 2011. 여소군x유역비, 고천락
천녀유혼. 2021. 진성욱x이개형, 원화

천녀유혼2. 인간도. 장국영x왕조현(부청풍), 우마, 장학우(지추일엽)
천녀유혼3. 도도도. 양조위(십방), 왕조현(소탁), 장학우(연적하)

黎明不要來, 葉蒨文
https://youtu.be/90lUwirqA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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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p, 206p>

春雨, 鄭夢周

春雨細不滿
夜中微有聲
雪盡南溪漲
草芽多少生

바야흐로 봄이다.
예전엔 겨우내 쌓인 눈이 봄비를 맞고 녹아 시내를 이루고(3행, 설진남계창), 봄비가 얼어붙은 땅을 녹였으나 이제는 녹을 눈도, 녹일 땅도 없구나.
계절이 바뀌는 시기다. 그러나 이제는 계절의 계를 알지 못한다. 어느때가 겨울이고 어느때가 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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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03 0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시조 고맙습니다 ~ 대장정님 *^^*

대장정 2022-03-03 06:26   좋아요 2 | URL
네~~감사합니다. 봄이네요, 미니님! 겨울같지 않은 겨울이 지나고 그래도 봄이 느껴져요.~~☆☆

2022-03-03 0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03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03-03 0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바람이 차갑지가 않았어요. 출근길에 보이는 나무들마다 빨갛게 움이 트고 있고...
아 봄이구나 했네요.

대장정 2022-03-03 06:26   좋아요 2 | URL
네. 봄입니다, 바람돌이님! 오늘 오훈 날이 좋더라구요, 따뜻하고. 벌써 남녘엔 봄꽃 💐 🌼 🏵 🌷 🌺 🌻 소식이 들려오네요.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3-03 08: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 좋네요~! 전 봄비하면 봄비 노래가 생각나는데 앞으로는 시를 떠올려봐야 할거 같습니다~!!

대장정 2022-03-03 08:21   좋아요 3 | URL
저도 사실은 노래가 먼저.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나는요 비가 오면~~~☆☆감사합니다.
 

3. 찬양을 경쟁하다. 고딕미술
3-1. 지상에 재현한 천상의 공간
3-2. 더 높게 더 밝게, 그리고 더 완벽하게
3-3. 빛으로 쓴 성경: 창과 스테인드글라스
3-4. 하늘의 이야기를 새긴 고딕조각
3-5. 우리곁의 중세미술

중세인에게 성당은 세례를 받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함께하는 존재였다.
또한 중세의 성당은 학교, 병원, 시장, 법원의 역할까지 도맡았다.
그로부터 수백 년이 지난 오늘, 대성당은 이정하도시의 시민들에게 넉넉한 쉼터를 내어준다.
사람들은 대성당 앞에서 크리스마스 축제를 즐기다새로운 추억을 쌓는다.
ㅡ쾰른 대성당 앞, 독일 - P244

VENI CREATOR SPIRITUS.
오소서, 성신이여, 창조주시여!
-그레고리안 성가 - P246

노트르담 대성당, 1163~1320년, 파리 12세기 후반에 건축된 대표적인 프랑스 고딕 성당 중하나다. 소설, 만화, 뮤지컬 등 많은 작품의 배경이 되었으며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의 무대가되기도 했다.
- P248

생트 샤펠, 1242~1248년, 파리 루이 9세의 주도로 지어진 성당이다. 십자군 전쟁에서 얻은 성물을 보관하기 위한 성소로 건축되었다. 내부가 정교한 스테인드글라스와 각종 조각으로 장식되어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 P250

솔즈베리 대성당 내부, 1220~1258년, 솔즈베리 성가대원들이 성가대석에 서서 노래 부를 준비를 하고 있다. 고딕성당의 구조는 내부의 소리를 확장시키고 웅장하게 울려퍼지도록 한다. - P252

노트르담 대성당 북쪽 날개면 스테인드글라스, 1220년경, 파리 각기 정교한 문양과 그림이 표현된 스테인드글라스가 꽃잎처럼 모여 있다. 전체적인 형태가 꽃과 닮아서 ‘장미창이라는 별칭으로불린다. - P255

생드니 대성당의 천장 부분 기둥과 기둥이 늑골 궁륭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늑골 궁륭, 즉 천장을 이루는 골조가모두 눈에 보이도록 드러나 있으며 기둥 머리는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 P261

"제단의 축성이 끝난 다음 모든 고관은 엄숙한 미사를 거행했다.
(…) 이때 부른 노래는 흥겨우면서도 엄숙하고 다양하면서도 조화로운 데다가 기쁨에 차 있어서 그 화음을 듣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었다. 인간의 음악이라기보다 천사들의 교향악 같았다." - P266

"모든 사람들은 말뿐만이 아니라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 찬사를보냈다.
주님의 영광이 머무르는 자리여, 축복 받으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여, 당신의 이름은 만물보다 축복 받으시고 찬미, 찬송 받으소서, 당신은 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 육적인 것과 영적인 것, - P266

인간적인 것과 신적인 것을 한결같이 결합하시니…"
여기서 마지막 문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쉬제르는 물질과비물질, 육적인 것과 영적인 것, 인간적인 것과 신적인 것이 신앙의힘으로 조화롭게 결합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말은 다분히 당시유행한 스콜라철학을 연상시킵니다. - P267

생드니 대성당, 1135년~13세기, 파리 5세기 말에 처음 지어진 뒤 증축과 개축을 거듭한 생드니대성당은 수도원장 쉬제르가 주도한 개축으로 고딕 양식의 성당으로 새로이 탄생했다. 사진은 동쪽 제단의 모습이다. - P271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신의 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물질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물질은 가능한 한 아름답고 가치 있어야 한다.
- 쉬제르 - P286

앞서 설명한 것처럼 고딕 성당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핵심중 하나는 높이입니다. 천장 높이를 기준으로 하면 생드니 대성당이 24미터이고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33미터입니다. 계속해서 샤르트르 대성당 37미터, 랭스 대성당 38미터, 아미앙 성당 42 미터…이런 식으로 점점 높아지는 걸 알 수 있죠. - P287

위그 리베르지에의 묘석, 1263년경, 랭스 대성당13세기 프랑스에서 활동한 건축가 위그 리베르지에의 묘석이다. 생전의 모습과 건축가라는 직업을상징하는 도구들이 함께 그려져 있다. - P293

플라잉 버트레스, 첨두아치, 늑골 궁륭…. 고딕 건축의 3요소 - P294

일리 대성당의 레이디 채플 천장, 1320년경, 일리(왼쪽), 레이디 채플 천장의 구조도(오른쪽) 하나의 기둥에서 여러 갈래의 늑골이 뻗어나와 복잡한 문양으로 천장을 장식하고 있다. 긴 늑골 사이사이로 짧은 늑골들이 교차하며 별 모양 무늬를 만들어낸다. - P306

더럼 대성당의 늑골 궁륭, 1093~1133년 더럼 대성당의 궁륭은 4분 볼트로 보이지만 경계 축이빠져서 6분 볼트가 4분 볼트로 변화하는 과도기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 P309

그림에 광채를 주는 것은 그림자다.
- 니콜라 부알로 - P313

앞서 설명했듯 고딕 건축에서는 첨두아치와 늑골 궁륭, 공중 부벽이 천장의 무게를 지탱했습니다. 자연히 로마네스크 양식에서 사용했던 두꺼운 벽은 필요 없어졌죠. 덕분에 창문이 점점 더 커지고 많아졌고 이 창들은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었습니다.
새로운 건축 기술 덕분에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를 볼 수 있게된 거군요? 관계없어 보이는 요소들이 이렇게 서로 영향을 주는 게신기해요..
다음 페이지의 사진을 보면 벽이 있어야 할 자리를 거대한 창이 대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수없이 많은 창을 통해들어오는 빛은 고딕이 추구한 중요한 효과였죠. - P313

스테인드글라스는 성경이다. (…) 이것의 탁월함 덕분에 진리의 빛이 교회로 들어와서 안에 있는 사람들의 정신을 일깨워준다. - P327

생트 사펠, 1242~1248년, 파리 프랑스 왕 루이 9세의 주도로 지어진 생트 샤펠은 십자군 전쟁에서 얻은 성물을 보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진 성당이다. - P328

15개의 창 안에 천 개가 넘는 성경 이야기가 담겨 있거든요. 정확하게는 무려 1113개의 에피소드입니다. 창세기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까지 기독교의 역사를 전부 묘사했습니다.
생트 샤펠은 ‘성스러운 예배당‘ 이라는 뜻입니다. 루이 9세는 이 성당을 짓고 장식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어요. 그런데 루이 9세가 성당 건축과 장식보다 더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성물을 사 모으는 거였죠. 흥미롭게도 생트 샤펠을 건축하는 데 든돈보다 성물을 사기 위해 들인 돈이 훨씬 많았다고 해요. - P329

하버드 대학의 아넨버그홀, 1874년(위) 옥스퍼드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 1546년(아래)만들어진 미국의 하버드 대학 역시 비슷한 모습이에요. 마치 중세건물을 부활시켜놓은 것처럼 비슷비슷하지요. 예를 들어 위 사진은 미국 하버드 대학의 아넨버그 홀이라는 건물입니다. 이 건물은그 아래 사진 속 영국 옥스퍼드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의 식당을 - P337

모델로 지어졌습니다. 영국 옥스퍼드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의 식당은 영화 해리 포터」의 무대로 사용되어 유명한 곳이기도 하죠.
이제 중세가 현대에까지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실감할수 있겠죠? - P338

깨달음이란만물을 통해 영원성의 천연함을 인식하는 일이다.
- 조지프 캠벨 - P340

미는 어디에 나타나는 즐거움을 주며 찬사를 듣는다.
- 마르실리오 피치노 - P380

이렇게 해석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기서 컨스터블은 과거에 집착하는 19세기 초반의 보수적인 태도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의 그림에서 모든 형태가 뚜렷하고 확고하듯 19세기 초반의 사람들에게 과거는 명확하며 자랑스러워 보였죠.
반면 모네가 활동하는 19세기 후반에 와시는 모든 것이 불명확하고모호해지기 시작합니다. 전통은 새로운 기계 문명에 의해 희미해지고 다시 구성해야 할 대상이 된 겁니다. 이렇게 보면 모네는 과거를상징하는 고딕 성당을 통해 예측불허로 변화하는 근대사회의 고민을 담아내려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P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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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육필시고 전집. 2009년 발행
비싸지만 소장가치가 충분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중 가장 무거운 책
무려 4kg
또한, 판형이 제일 큰(깊이 방향, 높이는 생각의나무 고대문명 시리즈) 책.
책꽂이에 꽂을 수도 없다.
케이스까지 하면, 이거 머 케이스가 얼마나 튼튼한지 모른다.
두께가 6mm, 양면하면 1.2cm
(얼마나 큰지 소세키 명암, 실크로드 도록, 고대문명 시리즈와 비교)
사진이 왜이렇게 흐리게 찍히냐.
사진 실력이 ㄱㅍ ㅠ

1991년 발간한 민음사판 김수영 전집 1권 시편의 육필원고들이다. 시인 자필도 있고, 부인이 정서한것, 누군지 모르는 것도 있다. 시인의 누이인 김수명씨께서 소장하고 있던 원고들이며, 편집자로 참여했다 한다.

˝육필시고 전집˝과 ˝김수영 전집 1˝, 수록작품 순서가 동일, 다만 전집 1에는 육필에 없는 작품이 둘.
31p 아침의 유혹, 339p 판문점의 감상

그중 한편의 육필을 올려본다.
제목 가지고 말이 많고 민족의 명시?라고도 하는 ˝달나라의 장난˝
달나라의 장난? 작란? 작난?

시는 어려워, 제목 하나가지고 ㅠㅠ 이랬다 저랬다

사전적 의미
가. 이희승 박사의 엣센스 국어사전
1. 장난. 아이들의 여러가지 놀음놀이
2. 작란. 1) 난리를 일으킴 2)참새의 알(양기를 돕는 데나 여자의 대하증 등에 약으로 씀)
3. 작난. 사전에 없다.
나. 표준국어대사전
1. 장난. 주로 어린 아이들이 재미로 하는 짓. 또는 심심풀이 삼아 하는 짓
2. 작란. 1) 난리를 일으킴 2) 타서 문드러짐 3)참새의 알(양기를 돕는 데나 여자의 대하증 등에 약으로 씀)
3. 작난 ---> 장난

1) 1958년 출판을 기획한 시집 원고는 ˝작란˝. 시집 제목, 수록 원고 모두. 미출판
2) 1959년 출간된 시집은 ˝장난˝
3) 부인 정서본. ˝작란˝
4) 자필원고(2가지본). 제목 ˝장난˝, 본문 ˝장난˝, ˝작란˝
5) 가편집원고 봉투. ˝작난˝, 봉투안 원고는 모두 ˝작란˝
6) 원고의 ˝장난˝을 ˝작란˝으로 수정한 것도 있다.

달나라의 장난

팽이가 돈다.
어린아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
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
아해가 팽이를 돌린다
살림을 사는 아해들도 아름다웁듯이
노는 아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손님으로 온 나는 이 집 주인과의 이야기도 잊어버리고
또 한번 팽이를 돌려주었으면 하고 원하는 것이다.
도회 안에서 쫓겨다니는 듯이 사는나의 일이며,
어느 소설보다도 신기로운 나의 생활이며
모두 다 내던지고
점잖이 앉은 나의 나이와 나이가 준 나의 무게를 생각하면서
정말 속임 없는 눈으로
지금 팽이가 도는 것을 본다.
그러면 팽이가 까맣게 변하여 서서 있는 것이다.
누구 집을 가보아도 나 사는 곳보다는 여유가 있고
바쁘지도 않으니마치 별세계(別世界) 같이 보인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팽이 밑바닥에 끈을 돌려 매이니 이상하고
손가락 사이에 끈을 한끝 잡고 방바닥에 
내어던지니
소리없이 회색빛으로 도는 것이
오래 보지 못한 달나라의 장난 같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돌면서 나를 울린다.
제트기 벽화 밑의 나보다 더 뚱뚱한 주인 앞에서
나는 결코 울어야 할 사람은 아니며,
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가야 할 운명과 사명에 놓여 있는 이 밤에
나는 한사코 방심조차 하여서는 아니 될 터인데
팽이는 나를 비웃는 듯이 돌고 있다.
비행기 프로펠러보다는 팽이가 기억이 멀고
강한 것보다는 약한 것이 더 많은 나의 착한 마음이기에
팽이는 지금 수천 년 전의 성인(聖人)과 같이
내 앞에서 돈다.
생각하면 서러운 것인데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 된다는 듯이
서서 돌고 있는 것인가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1953>, 김수영 전집 32~34p, 육필~ 41~43p

시가 뭔지 아무것도 모른 놈이 어쩌고저쩌고 하기는 어렵고 황규관씨가 뉴스민에 연재한 ˝황규관의 김수영되기 달나라의 장난˝편 올려본다.
http://naver.me/xTec6aHq

김수영 육필 원고의 가치(5p)
육필 원고는 인쇄된 작품이 전해 줄 수 없는 시인의 육체적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시인이 남긴 필적 속에는 시인이 시로 살았던 시공간이 담겨 있다. 시인이 지워 버린 글자는 인쇄된 작품에선 흔적조차 없지만 원고에는 어지러운 펜의 움직임과 함께 남아 있고 어떤 글자는 복원해서 읽을 수 있기도 하다. 추상화를 거부하는 필적의 물질적 육체는 시를 읽는 것을 넘어독자들로 하여금 시를 직접 느끼도록 해 준다.
김수영 시인이 당대의 정치 현실과 정신적 허위에 대항해싸운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가 한국어 서기법을 두고 고투를 벌인 과정은 자세한 검도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문학작품이 입말로 전달되던 구어적 소통을 넘어서서 인쇄된 문자의 시각적 형태로 탄생한 것이 20세기 한국 문학의 가장큰 특징 중의 하나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김수영 시 원고는 보다 새로운 차원에서 주목받아야 할 것이다.
김수영 조기 시의 난해성은 시인 의식 내부의 문제이기도하지만 그가 남긴 그 시기의 원고를 보면 표현 형식을 확정하기 힘든 외부적 언어 상황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의 물리적 표현으로서의 문자 표기의 혼란은 시적 형식의 수립 과정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병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초고와 원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 현대 문학의형성 과정에서 겪어 온 물리적 형태의 생성과 변화 즉 육필초고에서 인쇄된 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이 책에 수록된원고에 기록되어 있다. 한글 표기법의 변화, 원고지 사용법의혼란‘ 한자 사용 방식 그리고 세로쓰기에서 가로쓰기로 바뀌기 전의 시적 형식의 시각화 모색 과정 등 한국어가 예술 형식으로서의 시를 문화적 제도로 정착시키는 과정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이 책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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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2-02-26 18: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진 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네요~ 소장각입니다~~

대장정 2022-02-26 20:39   좋아요 3 | URL
무거워 꺼내기 힘들어서 잘 안봐져요 ㅎㅎ소장용~~☆☆감사합니다.

scott 2022-02-26 18: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늘 김수영시인님에 팽이가 돈다 시 펼쳐 읽었는데

대장정님 서재는 보물 서재☺

대장정 2022-02-26 20:42   좋아요 4 | URL
ㅎ정말요? 우리집 다른 사람에게는 처치곤란 짐일뿐ㅠㅠ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2-02-27 02: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책 크기에 감탄하고 왠지 올려주신 글속의 시보다 사진속 원고지에 쓰인 같은 시가 더 잘 와닿는다는 느낌이 참 이상하네 하다가, 마지막으로 진짜 대장정님의 저 수많은 연필과 펜들 정리해놓으신것에 또 감탄 감탄합니다.

대장정 2022-02-27 06:38   좋아요 3 | URL
그쵸 아무래도 손으로 쓴 시가 마음에 더 와닿고 느낌 폭발 ㅎㅎ 아내의 언니가 제부는 정리를 참 잘한다고 칭찬해 주기는 하더라구요. 연필 정리 바람돌이님께 두번째 칭찬 받았네요 😂 😂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02-28 21: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대장정님 소장책은 남다르시네요 @@

대장정 2022-02-28 21:54   좋아요 2 | URL
ㅎ 감사합니다~~☆☆ 일전에 보니 그레이스님 서재도 장난 아니시드만요 !!

mini74 2022-02-28 21: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여기가 소장책 맛집입니까 ㅎㅎ 저도 육필 원고에 더 눈이 갑니다. 소고기 7근 조금 덜 되는 무게군요. ㅎㅎ

대장정 2022-02-28 21:57   좋아요 3 | URL
ㅋㅋ 소고기 7근. 소고기가 훨 비싸네요 70만원 할까요😛 저게 소고기라면 더 좋겠네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