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셜록 홈즈 전집 5 (양장) - 셜록 홈즈의 모험 ㅣ 셜록 홈즈 시리즈 5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4월
평점 :
셜록 홈즈의 단편집이다. 이전의 작품에서 장편 특유의 기나김에 만족하지 못했던 독자라면, 이 책에 실린 12편의 단편이 제공하는 빠른 전개와 부담없는 분량에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분량이 짧은 만큼, 간과하기 쉬운 사소한 단서에서 사건의 핵심을 파악하여 곧바로 내지르는 셜록 홈즈의 추리 기법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일련의 사건에서 홈즈는 특유의 혜안으로 다른 등장인물 뿐만 아니라 독자의 헛점을 노린다. 즉 우리들의 반응은 의외성에 기반한 당혹감, 그리고 뒤이은 끄덕거림이다.
사람은 예상치못한 사실 제시와 논리에 대해서는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본인이 유추한 것과 유사한 결론이 나오면 그러면 그렇지 하고 홈즈를 낮추어 보거나 아니면 자신을 높이 평가한다. 어쨌든 이 경우 독자의 호기심은 반감되고, 따라서 코난 도일은 어찌하면 독자의 뒤통수를 노려 극적인 반전을 도모할 것인가 무척이나 고심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녹주석 보관'이 가장 극적인 반전에 성공한 셈이다. '얼룩 띠의 비밀'과 '빨간 머리 연맹'도 충분히 흥미진진한 감흥을 주었다. 그에 비하면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과 '너도밤나무집'은 대충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기에 다소 진부한 느낌을 자아낸다.
극중의 셜록 홈즈는 분명 대단한 인물이지만, 모범적이거나 바람직한 인물상은 아니다. 범죄수사에 대한 맹렬한 열정과 강인한 체력을 보이는 반면, 평상시에는 무기력증에 빠져서 마약을 상습적으로 복용하기도 한다.
셜록 홈즈같은 이가 소위 정의의 편에 있으니 망정이지 만약 범죄자가 되었다면 전무후무한 대도가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일부 사람들의 바램을 대리한 것이 바로 '괴도 뤼팽'이 아니던가. '괴도 뤼팽'에서 뤼팽과 셜록 홈즈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지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