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재미있는 세계사 3
송창국 지음 / 계림닷컴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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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의 부제는 근대 유럽의 세계이다. 근대 유럽의 형성, 절대왕정과 시민혁명, 프랑스 혁명과 산업혁명, 마지막으로 자유주의와 민족주의라는 4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구문명을 집중적으로 다룬 탓도 있겠지만, 아시아권의 생략은 근대 세계에 있어 역사적 비중의 차이가 존재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 흥미를 끄는 대목은 코르테스와 피사로에 의한 중남미 정복을 제법 깊이 있게 다룬다는 점이다. 또한 시몬 볼리바르가 주도한 라틴 아메리카의 독립 장면도 여타 세계사 개설서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내용이므로 작가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3권에서도 여전히 오류의 덫을 피해가지 못한다. 물론 이전에 비해서는 상당히 양호해진 점을 인정한다.

 

프리드리히 2세는 1668년 오스트리아와 아헨 조약을 체결한 후 슐레지엔을 손에 넣고, 1746년 엑스라샤펠 조약으로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을 끝냈다. (P.146)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전쟁의 결과를 책에서는 위와 같이 정리한다. 참고로 1668년 아헨 조약은 루이 14세가 네덜란드 전쟁의 결과 체결한 조약이고, 엑스라샤펠 조약은 아헨 조약의 프랑스어 이름이다. 따라서 위의 내용을 바로잡으면 다음과 같다.

 

프리드리히 2세는 1748년 오스트리아와 아헨 조약을 체결한 후 슐레지엔을 손에 넣고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을 끝냈다.

 

앞서 높이 평가한 라틴아메리카의 독립 장면에도 오류는 존재한다.

 

볼리바르의 독립군은 파죽지세로 에스파냐군을 격파하며 1819년 콜롬비아와 그레나다, 1821년 베네수엘라, 1822년 에콰도르를 해방시켰다. (P.247)

 

볼리바르는 1819년 콜롬비아를 해방시켰다. 누에바그라나다는 콜롬비아 지역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볼리바르는 1819년 콜롬비아를 해방시키면서 그랑 콜롬비아 공화국을 선포하였고, 이후 해방시킨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 등을 공화국에 편입시켰다.

 

시몬 볼리바르에 관한 사적은 통상적인 역사서에서 발견하기 어렵기에 작가가 정확히 기술하기 어려울 수 있었으리라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지만 이왕 부각시키기로 했으면 올바른 기술이 요구된다.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자인 볼리바르는 생전에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키지 못했지만 여전히 남미에서는 깊게 추앙받고 있다. 볼리비아 국명의 유래, 베네수엘라의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인 두다멜이 이끄는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 등에서 그의 자취를 엿볼 수 있다.

 

아쉽지만 내가 아이의 서가에서 찾아낸 책은 제3권이 마지막이다. 매권이 3백면에 가까운 전 5권을 완독한다면 세계사 흐름에 대한 전반적 지식을 쌓기에 충분하리라. 이후 보다 심화된 내용은 부분사를 탐독하면 된다. 다만 이 모든 것은 앞서 꾸준히 제기한 오기와 오류가 모두 바로잡아져야 한다는 단서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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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재미있는 세계사 2
송창국 지음 / 계림닷컴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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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은 중세기의 세계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동아시아 문화권의 형성, 이슬람 제국, 중세 유럽의 사회, 중세 유럽의 발전과 쇠퇴 그리고 아시아의 변화와 같이 5개 장으로 구성하고 있다. 앞선 제1권과 마찬가지로 보편적인 역사상의 시대 구분을 따르고 있어 구성의 충실성을 지니고 있다.

 

만화 형식 역사 표현의 미덕은 무엇보다도 흥미진진함에 따른 몰입도의 증가로 요약할 수 있다. 제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만화 형식을 거치면 독자의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물론 형식적 제약에 따른 압축과 생략은 불가피한데, 선택과 집중이 내용의 충실성을 구현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하겠다.

 

일반적 만화와 달리 이 책은 수많은 역사적 인물이 등장한다. 몇 명의 인물을 개성미 넘치게 그려내는 것은 비교적 할 만하지만 수백 명의 인물을 제각각 생동감 있는 인물로 부각시키는 것은 지난한 작업이다. 작가가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이 바로 이 점이 아닐까 싶다. 비슷한 듯 하지만 분명히 인물간의 차별점을 부여하려고 애쓴 노력이 역력하다.

 

 

이슬람 세계를 비교적 비중 있게 다루고 있고, 서양 중심주의에 매몰되지 않는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는 면모도 칭찬할 만하다.

 

서양의 한 역사가는 살라딘이 예루살렘을 이슬람에게 되찾아 주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기억에 남을만하지만, 그것보다도 기사도 정신을 발휘한 너그러운 정복자였다는 것이 더 위대했다고 칭찬하였습니다. (P.211)

 

다만 제1권에서 지적하였듯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오타와 사실(史實) 기술의 오류는 여전하여 편집과 감수의 부족에 안타까워 할 수밖에 없다.

 

게르만족의 이동(P.146)을 요약한 지도를 보면 동고트족과 서고트족의 이동 경로가 서로 바뀌어 있다. 바로 아래에서는 게르만족의 여러 부족들이 정착한 로마를 버젓이 동로마로 표시한다.

 

비잔틴 제국의 전성기를 이끈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시종일관 유스티아누스 황제라고 명명(P.187~191)된다. 단순한 오기가 아닌데,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번 기회에 프랑스에 있는 영국령 영토를 모두 프랑스 영토로 만들겠다. (P.228)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 대목에서 영국왕이 부르짖은 주장이다. 영국왕인지 프랑스왕인지 정체성이 심히 의심된다.

 

남송을 멸하여 원의 세력을 넓히지 않도록 하라. (P.268)

 

위는 칭기즈칸의 손자인 쿠빌라이가 신하들에게 내린 명령이다. 참으로 의외다. 역사에 따르면 그는 남송을 멸하고 중국을 통일한 황제인데 말이다. 말과 행동이 매우 모순된다.

 

책에 간혹 있기 마련인 오기와 오류를 이토록 강조하여 지적할 필요가 있을까 회의적일 수 있다. 다만,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누구인지를 알면 오히려 더 철저할 필요가 있다. 잘못된 역사지식은 훗날 쉽사리 고치기 어렵다. 성인들이 보는 사서보다도 더 세심한 교정과 감수가 노력되는 연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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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재미있는 세계사 1
송창국 지음 / 계림닷컴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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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대상의 세계사 입문용 만화다. 역시 아이의 책꽂이를 정리하는 김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초등학생에게 세계사를 가르치는 것의 적절성 여부는 개인적으로 회의적이다. 온갖 유형의 WHYWHO 등으로 단련된 아이들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만화책에 지나지 않을 테니 나와는 견해가 다르리라.

 

1권은 문명의 시작과 고대의 세계를 표제로 하여 인류의 출현에서부터 서양은 로마 제국의 쇠망까지, 동양은 한나라의 멸망까지를 다루고 있다. 인도 문화와 동남아시아에 관심을 기울여 별도의 장을 할애하고 있는 점이 기특하다.

 

애당초 방대한 세계사를 몇 권의 책에, 그것도 압축과 생략이 많은 만화 형식으로 구현하는 것은 무리한 작업이다. 수박 겉핥기에 불과한 태생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반면에 장점도 충분히 있는데, 세계사의 주요한 흐름을 간명하면서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나름 굵직한 인물과 사건을 빠뜨리지 않고 언급하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역사는 인간 활동의 연대기적 이야기라는 점에서 흐름을 정확하게 꿰뚫어 볼 수 있다면 커다란 도움이 된다. 개별사는 뼈대에 살을 붙이듯 나중에 차근차근 추가해도 충분하다. 이런 유형의 책일수록 편집의 객관성과 고증의 정확성이 필수적이다. 지은이의 약력은 알 수 없지만, 내용을 볼 때 편향되지 않고 중립적 견지로 골고루 수록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어린이는 책에 수록된 내용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잘못된 용어와 부정확한 사실(史實)은 어린 독자의 역사 인식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입문서 성격의 책일수록 편집의 엄밀성과 감수의 치밀성이 요구된다. 이 책은 이 점에서 최소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듯하다.

 

우선 인물과 사건 표기에 있어 무수한 오타가 난무하고 있다는 점을 든다. 지은이의 실수를 걸러내야 하는 게 편집자의 역할인데 아쉽다. 제아무리 좋은 내용도 편집 여하에 따라 빛을 잃기 쉽다. 빈도는 월등히 낮지만 사실(史實)의 오류는 사안이 중대하다. 이스라엘 역사는 솔로몬 왕의 사후 이스라엘 왕국과 유다 왕국으로 분열됨을 보여준다. 이때 전자는 북부에, 후자는 남부에 각각 위치하는데, 책에서는 초반부는 위치상의 구분을 정확하게 표기하더니 중간부터 갑자기 남과 북을 뒤바꿔놓고 있다(P.76). 역시 편집상의 실수지만 단순한 오타의 차원을 넘어선다. 한 가지 더 언급한다면, 고대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분명히 신전 사진 수록을 전제로 하는 대목(P.88)이건만 사진은 찾아볼 수 없어 어색하기 그지없다.

 

너무 비판적으로 지적하여 별 볼일 없는 책인 마냥 오해될 수 있지만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게 읽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오히려 좋은 구성의 기획이 사소한 부주의로 가치가 저하되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심정이라고나 할까. 부디 제2권부터는 정상화되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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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내 친구 작은걸음 큰걸음 1
구드룬 멥스 글, 마리 막스 그림, 문성원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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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이의 책꽂이를 정리하다가 찾은 책이다. 독일 작가의 글인데, 수지와 한스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과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수지와 한스 할아버지는 혈연관계가 아니다. 뜻이 맞는 이웃 주민 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 서두에 친구가 된 지 3주가 되었다고 알려준다. 수지는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한스 할아버지에게 달려갈 정도라고 한다.

 

수지는 결코 얌전한 여자아이가 아니다. 한스 할아버지가 꼬마 도깨비라고 부르듯이 한마디로 말괄량이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나이 많은 노인에게 전력질주로 뛰어들어 넘어뜨리거나 길게 땋아 내린 자신의 머리카락을 싹둑 자르는 것은 예사다. 변기를 고장 내서 온 집안에 물이 철철 넘치게 하며, 할아버지의 옷가지를 자기 집의 세탁기로 돌리다가 고장 낼 뻔하는 귀여운 사고뭉치다. 수록된 9편의 이야기들은 재미와 동시에 기저에는 따뜻한 인정을 담고 있어 훈훈하기조차 하다.

 

분명히 흥미진진함에도 이야기에 흠뻑 빠지지 못한다. 수지는 왜 한스 할아버지 하고만 놀까. 수지 엄마는 나오는데 수지 아빠는 왜 등장은 고사하고 언급되지 조차 않는 걸까. 한스 할아버지는 위층의 안나 할머니처럼 노인 아파트에 혼자 사는데 가족이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읽어나가는 도중 뭔가 이상함과 함께 이런 의문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다들 내다 버릴 생각만 하지! 낡은 건 당장 내다 버리고, 무조건 새로 사는 게 옳은 일이야?” (P.87)

 

한스 할아버지네 세탁기가 고장 나자 버리고 새 세탁기를 살 것을 제안하는 수지에게 할아버지가 버럭 소리 지른다. 가난한 연금생활자 입장에서 당연한 반응이지만, 한편 사회적으로 소외당하는 고독한 노인네의 씁쓸한 심경을 표출한 발언이기도 하다.

 

외로운 아이와 고독한 노인의 만남과 교류. 이렇게 표현하면 왠지 구슬픈 어감이지만, 그들이 친구가 되어 서로를 의지하면서 삶의 기쁨과 활력을 되찾고 따뜻한 배려로 상호간에 소중한 존재가 되는 모습은 아름다운 동시에 흐뭇하다.

 

크리스마스이브, 수지는 쓸쓸하고 가엾은 한스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기뻐하지 못한다. 할아버지는 수지가 크리스마스의 참된 본질을 놓치고 상업주의에 매몰될 것을 우려한다. 아기 예수 탄생 놀이는 등장인물의 총출동의 장을 넘어 수지와 수지를 아끼는 주위 사람들이 진정으로 교감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는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인 동시 사람사이가 지향할 이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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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친구 뽑기 내 멋대로 뽑기
최은옥 지음, 김무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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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책꽂이를 정리하다가 찾은 책이다. 이전에 친구에게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표지가 작품 내용을 한눈에 알려준다. 재미있는 친구, 마음씨 착한 친구, 운동 잘하는 친구, 똑똑한 친구, 말 잘 들어주는 친구가 들어있는 자판기. 원하는 친구를 아무거나 골라서 뽑으면 된다. 사람마다 원하는 친구 유형은 제각기 다를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태우는 매우 자기중심적이다. 축구를 잘 못하는 친구가 얄밉고, 새치기 봐주지 않는 친구도 괘씸하다. 맛있는 돈가스를 급식에서 더 주지 않는 친구에게 화가 나며, 조용하고 평범한 짝꿍이 탐탁지 않다. 그는 자신의 주위에 멋진 친구가 없어서 짜증난다.

 

놀이공원 자판기에서 뽑은 친구들도 잠시만 만족스러울 뿐 이내 싫증이 난다. 태우가 원하는 한 가지 특기만 뛰어날 뿐 다른 면은 전혀 꽝이다. 머리회전이 빠른 사람이라면 이 모든 것을 다 갖춘 친구라고 외치겠지만, 그러면 동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동화는 항상 깨우침과 교훈을 목적한다.

 

나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불현 듯 외로움을 느끼기 십상이다. 언제나 영원할 것처럼 우정을 외치고 나날을 같이하던 친구들은 모두 사라진다.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속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단 한 명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속마음과는 달리 어색한 미소를 띤 채 입에 발린 소리만 늘어놓으며 낄낄거리는 게 우리네 인생사다.

 

나랑 오래오래 함께 있어 줄 수 있는 친구!” (P.81)

 

준수가 훨씬 더 현명하게 생각되는 까닭은 친구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서이다. 친구가 친구인 것은 결코 잘나서가 아니다. 준수는 태우보다 더욱 절실하다.

 

요새 아이는 친구를 만들고 어울릴 기회가 적다. 빡빡한 조기교육과 개인주의적 놀이문화가 한자녀 가족 풍조가 어울려 빚어낸 현상이다. 언젠가는 친구를 그닥 필요로 하지 않게 될지 모른다. 그렇다면 자판기에서나마 친구를 구하려고 애쓰는 태우의 행동마저 정말로 귀한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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